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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대오님, Top 100에서 언급한 게임 좀 알려주십시오, 모임.

2,276 조회
2024.03.17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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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가끔 특이한 컨셉(?)을 가지고 모임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

 

 

 

 

1. 오랜만에 본 지인과 해후를 풀거나 2. 상대방이 하고 싶었던 게임을 싹 다 함께 돌려주거나 3. 해보고 싶은게 있거나 4. 다른 모임이 궁금할 때 인데요.

 

내가 같이 놀아줄게 - 모임 

내가 (니가 빈사 상태에 빠질 때까지) 같이 놀아줄게 - 모임 pt.2

뭐라고? 규칙을 다 까먹었다고? 모임.

이름 밝히기 부끄러워 조용히 방문합니다 모임 

Top100 도와줘!!! 모임

 

기타 등등...

 

이런 독특한 방문을 간혹 하는 편이죠.

 

오늘 후기는 1 & 3, 즉 해후 및 게임 배우기가 목적입니다.

 

 

 

올해 한국 방문 계획엔 '대오님 만나기' 가 있었습니다.

 

함께 Top 100을 진행한데다 가끔 서로 이런저런 댓글을 주거니 받거니 했음에도 서로 목소리 외모, 성격을 아예 몰랐거든요.

 

그래서 상의 끝에 일정을 정하고 대오님 댁에 직접 방문하기로 결정!

 

대오님의 Top100에서 보았던 게임들을 해보고 싶다고 직접 요청을 드린 뒤

 

아침 10시 반부터 밤 9시까지 쉼없이 게임을 배웠습니다.

 

 

 

 

 

 

 

 

 

 

 

 

 

 



 

이번 방문처럼 특정 게임을 배우고 싶다고 요청하는 경우, 저는 반드시 세가지 예의를 지키려 노력합니다.

 

 

1) 요청한 게임은 스스로 학습해서 온다.

 

보드게임 규칙을 설명한다는건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룰마를 자주 맡는 입장에서 뼈저리게 느끼죠.

그래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제가 요청한 게임은 정말 웬만하면 규칙을 습득해서 옵니다.

 

이번엔 버라지, 서쪽 왕국의 팔라딘, 언터워터 시티즈, 엘도라도, 에스노스, 스플렌더 듀얼.

 

6개의 게임 규칙을 하룻밤만에 머리 속에 꽉꽉 눌러담고 방문했지요.

다만 영상/규칙서만으로 저 많은 게임을 하룻밤에 100% 파악하는 것은 무리.

대략 80% 정도를 목표로 잡습니다.

 

득점 방식, 전체적인 흐름, 가장 핵심적인 규칙만 집중적으로 배운 뒤,

아이콘, 특수효과, 자잘한 의문은 당일 규칙서를 옆에 두고 직접 찾아가며 해요.

 

초기세팅, 라운드별 세팅, 정말 이해하지 못한 부분 설명만 룰마에게 맡깁니다.

 

덕분에 이 날 대오님에게 '설명할게 거의 없어서 너무 편하네요' 라는 칭찬을 들었습니다 ㅎㅎ

 

 

여담이지만 게임을 배우는 과정에서 두 유튜버에게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더 이상 활동하시는 것 같진 않지만요 ㅡㅜ

 

https://www.youtube.com/@heonjlee - 비바부 보드게임

https://www.youtube.com/@TV-wu3fx - 정이의 보드게임TV

 

 

 

 

 

 

2. 장고는 하지 않는다.

 

이런 날은 게임을 배우는게 목적이지 이기는게 목적은 아닙니다.


애초에 장고를 하는 편도 아니지만,

 

최적화된 수를 찾기보단 그 날의 느낌. 게임의 이해상태. 해보고 싶은 전략에 따라 즉흥적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상대방이 진행하는 동안 늘 두세가지 정도의 선택지를 생각해놓고 그 중 하나를 바로 택하는 방식으로 하죠.

 

이러한 스타일 덕분에 자충수를 두고 고통 받는 일도 있지만... 그것조차 경험의 일부죠.

 

덕분에 이 날 대오님도 '와... 진행이 엄청 시원시원해요. 최소 N시간은 생각했는데...' 라며 몇번이나 언급하셨어요.

 

 

 

 

 

 

 

 

3. 경험에 무게를 둔다고 미리 말씀 드린다.

 

혹시라도 진지한 승부를 원하실까봐 미리 '경험에 중점을 두는 편이라 다양한 헛짓거리를 할 수 있어요.' 라고 말씀 드립니다.

 

상대방이 진지한 승부를 원한다면(배우러 오는 사람에게 진지한 승부를...?) 응해드리긴 합니다만...

 

웬만한 게임은 첫플에 이기는게 쉽지 않다보니 자신감은 없는 편인데, 추상전략 + 트릭테이킹 계열은 자신이 있어서 최대한 진지하게 해드립니다!

 

 

 

 

 

 

 

 

 

 

자, 뻘소리는 끝! 이제 이 날 즐겼던 게임을 살펴봅시다!

 

 

 

 

 

========

 

 

 

첫 게임은 버라지였어요. 2인플이라 다소 느슨한 감이 있는데다 대오님이 많이 봐주셨습니다. 

 

상류에서 흘러오는 물을 받아다 전력을 생산하며 라운드별 조건에 따라 점수를 뽑아내는 게임인데...

 

1. 물을 이리저리 가둬두며 전기를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빨아먹는다.

2. 사용한 자원이 몇턴 뒤에나 다시 돌아온다.

 

이 두 개념이 아주 재밌더군요. 둘이 해도 자원/물 흐름 관리 도중 삐끗 할 때마다 엄청난 고통을 받았는데...

 

4인플로 하면 얼마나 박터지게 게임을 할 수 있을지 상상 할 수 있었어요.

 

유로게임의 틀을 가지고 이 정도로 서로에게 영향을 크게 줄 수 있는 게임은 정말 오랜만에 본 것 같습니다.

 

빡센 게임을 좋아하시나요? 버라지 강력하게 추천드려요.

 

 

 



 

"그냥 스플렌더 2인플 해도 되지 않나?"

 

응, 아니야. 너굴아. 뭔 멍청한 소릴 하고 있었니?

 

타일을 가져가는 방법 + 서로 보드 안채워주려고 미루기 + 내게 유리한 행동을 하면 상대방이 얻게 되는 어드밴티지 + 카드에 있는 특수 능력 + 다양한 승리조건...

 

고민해야 할 요소가 단계별로 있어요. 이거 있으면 기본 스플렌더 2인플은 안해도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재밌게 만들었습니다.

 

처음 해보는거라 그렇겠지만, 배우는 당시 세븐원더스 듀얼보다 더 재밌게 느꼈어요.

 

살 생각이 아예 없었는데, 지금은 사고 싶단 생각으로 많이 기울었습니다. 

 

 

 

 

 

 

 

 

 

 



 

레이너 크니지아의 엘도라도.  덱빌딩 + 레이스 게임이죠.

 

확장을 하나 넣어서 해보았는데... 와아... 이거 재밌네요. 

 

길막이라는 개념이 존재하다보니,

 

덱을 관리하느냐 vs 일단 앞으로 달려나가느냐 사이에서의 딜레마도 재밌고,

 

길이 좁은 곳은 저주 타일을 밟고 가느냐 vs 아니냐 사이에서 또 다른 고민을 하게 됩니다.

 

사진 보세요. 저 빨간색으로 표기한 지역은 일방통행입니다. 앞에서 누군가 틀어막고 버티면

 

"아 좀 나오라고 ㅡㅡ"

 

이런 말이 절로 나와요.

 



 

생각보다 부피가 크단 단점이 있어요. 특히 시장 바닥에 당장 쓰지도 않을 온갖 카드를 늘어놓게 되는데...

 

그냥 한군데 다 모아놓고 필요할 때만 참조표를 보고 그 중 하나를 고르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별 문제는 안됩니다.

 

 

 

 

여담이지만 재밌는 동료카드가 눈에 많이 들어오더군요. 전부 다 유명한 캐릭터를 패러디 했더라구요. 저는 크리스토퍼 던디만 누군지 모르겠어요.

 

 

 

 

 


 

요건 에스노스. 휑한 땅덩어리에 디스크가 올라간걸 보고 굉장히 복잡하고 건조한 게임일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속도가 엄청 빠르더군요.

 

색은 달라도 특정한 종족만 / 종족은 달라도 특정 지역만 해당하는 카드를 모으다가 내려놓으며 땅을 차지하는 게임이예요.

 

영토에 영향력 디스크를 점점 넣기 힘들어지는 점도 재밌고, 이렇게 영향력 디스크를 올리는 순간 손에 남은 패를 모두 시장에 내놓는다는 점도 재밌습니다.

 

남에게 주기 싫은 카드가 잔뜩 있는데 그걸 내놓아야 할 때 너무 속쓰리더라구요.

 

 

 

 




 

문명의 시대.

 

"뭐 이렇게 생겼어? 뭔가 휑하네." 라고 생각했던 제 스스로에게 실망했습니다.

 

자그마하지만 게임성은 그렇지 않더군요. 라운드가 6-7번 정도 밖에 오지 않는데다 문명에 따라 일꾼의 수가 결정되기 때문에 턴 하나하나 아주 알뜰하게 써야해요.

 

게다가 중앙에 깔리는 시대별 이벤트(가능 액션)이 매 게임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생산 / 과학 / 전쟁의 가치가 매 게임마다 달라진 점도 흥미로워요.

 

이 날은 무작위로 뽑힌 문명 중 하나를 골라가는 방식으로 진행했지만,

 

드래프팅 규칙이 있다더군요. 바닥에 깔린걸 보고 문명을 드래프팅 하는데, 이렇게 선택한 문명만 사용할 수 있다나봐요.

 

고작 9개의 과학 타일. 고작 서너개의 상징적 불가사의. 일꾼 서너개. 문명카드 왕창...

 

이런걸로 문명을 발전하는 느낌이 날까? 싶었는데... 의외로 그 느낌이 있습니다. 놀랐어요 ㅋㅋ

 

 

 

 

 



 

대오님이 굉장히 좋아하시는 서쪽 왕국의 성기사(일명 서왕팔)예요.

 

 

이 게임... 신묘합니다...

 

매턴 뽑는 세 장의 성기사 카드 중 하나를 택해서 진행하고 나머지는 덱의 위/아래에 한장씩 넣다보니 당장 필요한 카드 / 잠시 뒤에 필요한 카드 / 더 나중에 필요한 카드를 계속 구분해야 합니다. 여기에 빡빡함이 있습니다.

 

그런데 매 라운드마다 일꾼을 왕창 주는데다(최소 6개) 액션에 따라 추가로 더 받아오는 경우도 많아서 하고 싶은건 웬만하면 다 할 수 있어요. 그래서 널널하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그런데 별 생각없이 하고 싶은걸 다하면 효율이 떨어져 쉽게 지는데다 중요한 순간에 원한는걸 못하면 좀 아파요. 그런 점이 빡빡합니다.

 

그런데 일꾼 하나를 보라색 조커 일꾼 하나와 1:1로 교환 가능한데다 원하면 해당 액션을 비우고 더 할 수 있어요. 그런 점은 널널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보라색 조커 일꾼을 가져올 때마다 잠재적으로 뼈아픈 페널티를 받을 위험이 있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할 수도 없어요. 그게 빡빡합니다.

 

이 빡빡함과 널널함 사이에서 오락가락 하는게 정말 신기했어요 ㅋㅋㅋㅋ

 

왜 대오님이 좋아하는 게임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언더워터 시티즈를 하면서 느꼈습니다. "이게 왜 테포마랑 비교 될까?"

 

유사함은 얼핏 보여요. 보드 채우기 + 카드로 엔진 만들기 정도...?

 

다만 카드의 사용조건이 까다롭지 않은데다(거의 없다시피),

 

매 턴마다 3개의 액션만 할 수 있어서 라운드 진행 예측이 쉽고,

 

시대별로 점차 강해지는 카드 덕분에 빠르게 뽑힌 후반 카드로 고통 받을 일도 없고,

 

개인 보드는 게임 종료조건과 아무 상관도 없고요.

 

이렇다보니 다른 점이 더 눈에 들어와서 비교하기 어렵지 않나- 싶었어요.

 

테포마에 비하면 훨씬 더 초보들에게 친절한 게임 같았습니다.

 

당시엔 언터워터 시티즈 >> 테포마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또 테포마 > 언터워터 시티즈 같기도 하고...

 

둘 중 어느게 더 재밌다고 확고한 생각을 가지려면 더 해봐야 할 거 같아요.

 

 

 

 



 

의외로 이 날 가장 빡센(?) 게임이었습니다. 하츠진? 히츠진? 양의 진영이란 뜻이라던데요.

 

바닥에 늘어놓으며 색상이 정확한 숫자(카드에 그려진 흰점)만큼만 붙어있게 만들어야 해요

 

특정 카드를 기점으로 앞으로 놓을 카드가 1.같은 숫자이거나 2.연속된 숫자여야 하며 3. 한붓 그리기 할 수 있게 놔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뻔한 규칙인데, 이 시점부터 뇌에 과부하가 와서 한참을 어버버버 하며 고생했습니다 ㅡㅡ;;

 

몇 번을 ???? 상태에 빠진건지... 좀 더 제대로 했다면 더 재밌게 했을텐데... 아쉽네요 아쉬워.

 

 

 

 

 

 

 

 

 

====

 

 

여기까지 후기 끝!

 

밥 먹는 시간 30-40분 정도를 제외하곤 무려 10시간 가까이

 

끊임없이 새로운 게임을 함께 해주시느라 고생 많으셨다고 대오님께 말씀드리고 싶네요 ㅋㅋ

 

저도 웬만해선 이런걸로 지치지 않는 사람인데, 대오님도 모임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쌩쌩 하시더라고요. 직장인 체력 무엇...?

 

나중에 두 딸이 좀 더 큰다면... 그땐 24시간 보드게임 마라톤을 제안해봐도 될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

 

 

 

여기에 나온 게임은 전부 제각기 다른 매력으로 재밌었기에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혹시 모임에 나갈 일이 있으시다면, 위에 소개된 게임들을 기억하셨다가 꼭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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