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말쯤에 뒤늦은 Top100 올리려고 잠잠했는데... 보드게임을 취미로 접하곤 처음 겪는 일이 있어서 글을 올려봅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벌어진 사건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한국 분들과는 관련 없겠지만...
나름대로 소비자, 판매자, 생산자가 서로 적절하게 대응한 것 같아 이런 경우도 있다는걸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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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알고 싶은 지인을 만나거나 귀여운 보드게임 꿈나무를 만나게 될 때면 으레 선물로 주는 보드게임이 있습니다.
러브레터, 하나비, 그리고 티츄가 삼대장이지요.
갯수만 다 합친다면 대략 20여개는 되지 않을까 싶어요.
한국으로 떠난 지인에게 함께 즐기던 리오 그란데의 티츄를 선물로 주고나니
정작 제가 쓸게 남지 않아서 하나 새로 구입하기로 결정.
역시 추억이 가장 많이 깃든 리오 그란데 버전을 사기로 했습니다.
다만 밴쿠버를 통털어 작은 보드게임 샵 한군데에 약 3-4개만 남은 상황.
결국 직접 방문하기로 결정했어요.
가보니 매직더개더링 플레이어들이 많았는데 아주 활기차더라구요. 보기 좋은 작은 공간이었습니다.
카드를 구매하고 늘 그렇듯 자주 쓰는 황색 덱을 가장 먼저 까서 펼쳐보는 순간
머리에 ??????? 하는 수많은 물음표가 뜨고 손가락 끝에서 경계경보가 계속 울립니다.
이 카드의 문제점을 아시겠나요?
요렇다면?
요렇게 광택을 비추어 드리면?
카드에 당연히 보여야 하고 느껴져야 할 무언가가 없습니다.
손 끝에서 계속 "카드 질감이 달라졌다" 라는 위화감이 들어서 곧바로 보드게이머들이 있는 방에 질문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딱히 명료한 답은 돌아오지 않아서 곧바로 제가 티츄를 선물로 줬던 친구에게 연락하여 사진을 요청했습니다.
이렇게 보니 제가 느낀 위화감이 틀린게 아니더라구요.
그럼 이제
1. 리오 그란데가 리프린트를 하며 카드의 재질을 바꿨을 가능성
2. 가품을 샀을 가능성
둘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리오그란데에 문의를 넣었죠.
하지만 리오 그란데에서는 "우리는 제품을 변경하지 않았다" 라는 답장과 함께 사진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보내왔고,
둘은 늦은 밤에 사진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상품 퀄리티 및 디자인의 구석구석을 비교 시작.
결과적으로 저도 리오 그란데도 "누군가 상품을 개봉하여 내용물을 가품으로 바꾸어 재포장 했거나, 애초에 상품 자체가 가품일 확률이 높다" 로 결론을 내립니다.
자 그럼 이제 나에게 이딴 가품을 판 범인을 찾을 차례죠.
판매처에 욕을 드립다 처박아버리고 환불을 요청하며 1점 리뷰를 남길 수 있지만... 확인하지 않은 한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판매자도 피해자라면?
만약 생산자, 판매자, 소비자가 모두 피해자였다면?
일단 리뷰를 살펴봅시다.
가게의 전체 리뷰는 4.6로 꽤 준수하네요. 분노의 1점을 남긴 유저들의 사유는 무엇인지 확인 해봅시다.
MTG/포켓몬 카드 값을 만족스럽게 쳐주지 않아서 화난 글 하나...
뭐 물어봤는데 직원이 웃었다고 화난 글 하나...
뭐 물어봤는데 직원이 웃었다고 화난 글 또 하나...
직원이 얼마나 잘 웃길래 사람들이 빡쳐하는걸까요?
그 외에도 분노한 MTG/포켓몬 카드 유저들만 가득할 뿐 매장에서 파는 제품 퀄리티에 대한 욕은 없네요.
오호라 가품이 뻔히 돌아다니는데 생산자도, 판매자도, 소비자도 잘못이 없다?
...그럼 범인은 중간 유통업자구만?
자, 범인을 알았으니 리오 그란데와 함께 가게에 연락을 보냅니다.
얼마 후 곧바로 날아온 답장.
깔끔하게 환불처리를 해줌과 동시에 리오 그란데에게 연락을 하겠다고 하네요.
부랴부랴 '우리는 납품 받아서 파는거라 가품이 있을거란 생각조차 못했어...' 라고 추가 설명도 합니다.
걱정 말라고 대답했습니다.
사람들이 매주 와글와글 모여서 노는 매장인데 가품을 떡하니 판다는게 말이 안되죠.
입소문으로 먹고 사는 가게인데 그런 위험한 행동을 할리가요.
게임은 알아서 처분해달라는 부탁 + 환불과 함께 사건은 종료.
일은 잘 해결되었고, 이후의 사건 조사는 가게와 리오그란데가 알아서 하겠죠.
이 일에 엮인 세 팀모두 차분하게 일에 대응해서 신속하고 빠르게 일이 정리된게 참 좋았어요.
결국 이렇게 영원히 누구에게도 선물로 줄 수 없는 티츄 가품을 하나 가지게 되었습니다.
밤새 리오그란데와 메일 주고받으며 조사한 끝에 제 손에 남은게 티츄 가품 하나라니...
가지고 있는 보드게임 중 가품이 하나도 없다는게 나름의 자랑이었고,
알리/테무 같은데서 온 가품을 볼 때면 씁쓸했는데 어이없게 저도 이런식으로 하나 획득하게 될 줄이야 -_-...
여러분들은 구매하신 게임의 콤포넌트 퀄리티가 너무 낮거나 잦은 오타/오번역에서 기묘한 위화감을 느낀다면,
제조사에 문의하거나 게임을 많이 해본 지인에게 연락하여 가품 여부를 조사해보시길 바랍니다.
이런게 정가 가격표를 붙인 채 돌아다니는게 안타깝습니다요.



















브롬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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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2
우당당탕 보드인생
마쓰카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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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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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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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은꿩꿩하고웁니다.
돈두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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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
아로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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