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에 보드라이프에서 경상도 산불 구호 보드게임 플리마켓을 한다는 글을 보아서
좋은 취지라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궁금증 해결의 목적도 있었구요!)
서울이라 운전과 주차의 압박에 시달리기 싫어서 대중교통으로 갔는데
11시 반 쯤에 도착했더니 앞에 세 분(?) 정도 계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4등인줄 알고 앞에서 기다렸습니다.
밖에서 보니 안에서 열심히 판매물품 정리하고 계셨습니다.
사람들이 자꾸 와서 11시 40분 쯤 되니까 안에서 관리하시는 분들 중 한 분 나오시길래
번잡하니까 번호표를 주시려나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벽에다가 판매물품표 붙이시더라구요 ㅎㅎㅎㅎ
나중에 관리하시는 분이 한 분 더 나오셔서 번호표를 나눠주셨는데,
먼저오신분 나중에 오신분 구별을 못하셔서 약간 잡음이 있을 뻔 했습니다.
그 와중에 맨 처음으로 구매하려고 줄 서신 분이 설명하며 도와주셔서 큰 잡음 없이 번호표를 받았습니다.
(역시 매너 있는 보드게이머 분들~)
번호표를 받고보니 20대 번호길래 잘못 받은 줄 알았습니다. 분명히 제 앞에 몇 분 안 계셨거든요.
알고보니 아침 일찍부터 줄 서 계신 분들에게 미리 번호표를 증정했다고 하더군요!
번호표를 받으신 분들께서는 잠시 개인 용무를 보시다가 12시 맞춰서 돌아오셨습니다.
(제일 먼저 오신 분은 새벽 6시에 오셔서 줄 서셨다는 이야기가 들렸습니다. 열정이 대단하신...)
그래서 20번대 번호표를 받게 되었습니다.
12시가 되어서 입장할 시간이 되니까 번호표 받으신 분들께서 어림어림해서 다들 돌아오시더라구요.
그 이후에는 번호표 순서로 20명씩 줄 세우고, 기다리다가 번호대로 10명씩 입장했습니다.
입장은 준비가 덜 되어서 12시 12분에 시작했구요.
번호표 하나당 들어가는 인원수 제한이 없어서 한 번호표로 1명도 들어가고, 세 명도 들어가는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한 명만 줄서고 뭉탱이로 들어가는 그런 일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클-린하게 운영되었어요.)
다들 노려볼만한 가격대의 물건들은 구매 갯수의 제한이 없었기 때문에
첫 인원인 1~10번대에서 거진 끝이 난 것 같습니다.
사실 저의 목적은 다른 데 있어서 입장 후에 차근차근 둘러보았습니다.
저의 목적은 바로바로 보드라이프 중고거래 게시판의 요정인 ♥셀러리♥님의 물건을 보러 가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게시글에 있는 판매글 목록표를 보는데 너무나도 익숙한 물건들이 보여서
'♥셀러리♥님이 물건 후원을 하셨구나' 싶었습니다.
딕싯 징크스, 레즈비언 검객들 같은 경우에는 보드라이프 내에서도 매물이 없는 물건들이거든요!
거기서 느낌이 와서 찾아보니 피퍼 구판이라던지, 박스 손상된 이웃집 몬스터 같은 겹치는 매물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경건한 마음으로 가서 물건들을 확인하고 ♥셀러리♥님의 자취를 영접하고 돌아왔습니다.
결과적으로 돌아올 때, 저 물건 중에서도 몇 개 구매해서 돌아왔구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플리마켓 운영하신 포터슨님께서 올리신
보드게임 기부 및 공급하신 분들 중에는 ♥셀러리♥님이 보이지가 않네요.
좋은 일을 하시고도 자기를 드러내기를 원하지 않으시는 겸손한 분이신것 같습니다.
아니면 그 목록에서 다른 이름이나 닉네임으로 참여하셨을 수도 있겠구요.
판매가 끝난 후에 이어진 경매도 상당히 재밌게 참여했습니다.
경매에 진심으로 준비를 많이 하시고 오신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천원씩 오르는 치열한 경매 싸움이 재미있었습니다.
경매로 저렴하게 구매하신 분들이 많이 행복하셨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경매하시는 분께서도 입담이 장난이 아니셨습니다.
게임 설명 간략하게 요점만 딱 잡아서 설명해주시는 것도 있었고,
'헤일 하이드라' 보드게임을 게임 속 금속 컴포의 값어치를 말씀하시며
경매 낙찰 하신 부분은 진짜 경이로웠습니다.
(옆에 앉아계신 남성분께서 레즈비언 검객들 3천원 정도에 낙찰받아서 가셨는데, 진심으로 기뻐하셨습니다.)
저도 보드라이프 중고가격 최대 7만원을 호가하며 판매되던 자이푸르 구판을
단돈 5천원에 구매할 수 있어서 (캡슐까지 씌워져서 정리되어 있는데!)
상당히 저렴하게 구매하고 기분좋게 즐길 수 있었던 플리마켓이었습니다.
(이 물건은 셀러리님 물건이 아니라고 합니다 ㅠㅠ 너무 아쉬움...)
좋은 취지로 산불 구호 플리마켓에 물건 지원해주신
♥셀러리♥님 외에 다른 판매자분들과 주말에 시간내서 좋은 취지의 운영해주신
운영자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