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 웨더 머신(4.61)과 온 마스(4.67)를 처음 해봤습니다.
보드게임을 본격적으로 한 지가 10년이 넘어 나름 어렵고 복잡한 게임도 웬만큼 해봤다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해본 정령섬(4.07), 쓰루 디 에이지스(4.44), 헤게모니(4.21), 비뉴스(4.20), CO2(4.10), 가이아 프로젝트(4.40) 등 난이도 4 이상 4.5 미만 '고난이도' 게임과 4.5 이상 '초고난이도' 게임 사이의 벽을 느꼈습니다.
'고난이도', '초고난이도'는 순전히 제가 붙인 이름입니다만, 이런 분류에 근거를 제시하자면 후자는 난이도를 5(상급)로 평가한 사람이 4(중상급) 혹은 그 미만으로 평가한 사람보다 많은 게임이라는 점입니다.
결과적으로 웨더 머신과 온 마스를 하루에 배우고자 한 건 객기였습니다.
시간이 모자라서 온 마스는 끝까지 하지도 못 했거든요.
몸풀기로 아그리콜라(3.63)를 하지 말았어야 했나 봅니다.
이 게임들은 일단 규칙 설명만 (룰마 분이 매우 능숙했음에도) 1시간은 족히 걸리고, 한 판이 끝난 뒤에야 다시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어렴풋이 감이 올락 말락 했습니다.
메커니즘이 너무 복잡해서 테마에 몰입하기도 쉽지 않았는데, 웨더 머신이 특히 그랬습니다.
그에 비하면 오늘 배운 갤러리스트(4.22)는 아주 직관적이고 쾌적했습니다.
같이 하는 분들과 "온 마스 토하면서 배웠다",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기억이다", "온 마스 하다가 갤러리스트 하니 힐링하는 기분이다" 같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웨더 머신, 온 마스, 비뉴스, CO2, 갤러리스트 등은 모두 (초)고난이도 게임의 거장 비딸 라세르다의 작품입니다.
고통스러웠지만 온 마스와 웨더 머신이 자꾸 다시 생각나는 건 왜일까요?
비딸의 최근작 인벤션(4.69)과 리스보아(4.58), 칸반(4.35)도 평이 좋던데 이건 언제야 해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