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로폴리스 - 점수 획득 구조를 잘 못 만든 게임
PC 게임인 디아블로 해보셨는지요?
뭐 왠만한 분들이시라면 디아블로 1,2,3 가운데 하나쯤은 다 해보셨을텐데요.
디아블로라는 게임을 간단히 도식화 시켜 보시죠.
자원을 생성하는 기술을 쓰고 -> 자원을 소모하는 기술을 써서 -> 사냥을 완료한다.
대략 이런 모습을 취합니다.
보드게임도 마찬가지의 모습을 취하고 있습니다.
기초 자원을 모으고 -> 기초 자원을 소모해서 -> 점수를 얻는다.
이 3단계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죠.
여기에 여러가지 잔룰이 들어갑니다만, 대체로 큰틀은 이러하다고 다들 동의하시리라 믿습니다.
쿼드로폴리스.
이 게임은 참 예뻐요. 일러스트도 예쁘고, 미플도 예쁘고, 룰도 복잡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앞서 말씀드린 3단계 과정 가운데 점수를 얻는 과정에서 균형이 잘 맞질 않습니다.
기초 자원을 모으는 건물은 두 가지입니다.
에너지 미플을 얻을 수 있는 공장과 인구 미플을 얻는 아파트가 있죠.
에너지 미플은 주요한 건물에 배치를 해서 건물을 가동시키는데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구 미플은 아파트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데, 이 또한 건물에 배치를 해서 건물을 가동시키거나 혹은 쇼핑몰에 배치해서 점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이 게임의 제일 큰 문제가 드러납니다.
바로 쇼핑몰입니다.
쇼핑몰을 지어서 점수를 획득하는 것이 다른 건물을 올려서 점수 획득하는 것보다 훨씬 손 쉽습니다.
다른 구조물을 통한 점수 획득에는 복잡한 제한 조건이 걸려 있습니다.
빌딩 - 여러층을 쌓던지, 인접해서 건설
공원 - 아파트나 빌딩 옆에 지어야 점수
공장 - 쇼핑몰, 항구, 빌딩 옆에 지어야 점수
항구 - 한 줄로 연결해야 점수
관공서 - 각 구역별로 배치해야 점수
기념물 - 인접한 건물에 따라 점수 삭감 / 추가
다른 건물들은 '제한적인 위치'에 건설해서, '제한적인 조건'에 따라 점수를 얻는 구조인데,
유독 쇼핑몰은 '아파트'를 건설해서 얻은 인구 미플을, '언제든 필요한 때' 배치해서 점수를 얻는 구조라는 것.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실제로 항구 같은거 한 줄로 연결하려면 속 터집니다. 그리고 5개 죽어라 연결해봐야 쇼핑몰 두 어개 먹고 인구 미플 여러개 놓은 것만 못 한 효과를 내죠.
게다가 최악의 건물 기념물.
공장/항구 옆에서는 점수 삭감 효과까지 내는 최악의 건물. 무려 5점을 까먹습니다. 정말 답 안 나오는 함정 건물이죠.
이 게임에는 도시 계획 전문가와 건축가 타일 선 배치라는 제한 요소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플레이어는 항상 원하는 건물을 얻을 수는 없는 상황에 처하죠.
그런데, 유독 쇼핑몰은 이런 제한 조건을 손쉽게 벗어나면서도, 대량의 인구 미플을 한 번에 소화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당연히 플레이어의 선택은 쇼핑몰에 몰릴 수 밖엔 없습니다.
만약 공장에서 얻은 에너지를 쇼핑몰과 구조로 점수화 시킬 수 있었다면, 전 이 게임을 높이 평가했을 겁니다만
기본판에는 그런 건물은 존재하지 않는 군요.
확팩에는 뭔가 개선된 부분이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즐겜들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