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마헤 2-3인플의 묘미
마헤를 해보신 분들은 몇 인플이 제일 재밌어?라는 질문에 많으면 많을 수록 재밌지!라고 대번에 답하실 겁니다. ^^ 떼 지어 업고 업히는 재미가 큰 게임이기 때문에 저 역시 2-3명이 모였을 때 마헤를 집어드는 경우는 많지 않았던 것 같구요.
그런데 얼마 전 4-7인플과 달리 오직 2-3인플에서만 우러나는 전략적 요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왜냐면 2-3인플에서는 한 플레이어가 거북이를 2마리씩 컨트롤하게 되고, 각 플레이어는 자기 차례가 돌아올 때마다 이 2마리의 진행순서를 원하는대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에요.
즉, 내가 빨간 거북이와 파란 거북이를 가지고 플레이할 때 이번 차례에는 빨간색 → 파란색의 순으로 진행하지만, 다음 차례에는 파란색 → 빨간색 순으로 진행시킬 수도 있고... 이 규칙 때문에 자기 차례에 더 많은 알 카드를 획득하기 위해 조금 더 머리를 굴리게 됩니다.
예를 들면, 내 거북이 2마리 모두 20번 칸에 있는데 빨간 거북이가 밑에 있고 파란 거북이가 위에 업혀 있습니다 (아래 사진). 21번 칸에 도착하거나 21번 칸을 지나가면 알 카드를 1장씩 획득하니 어떤 거북이를 먼저 움직여야 승리에 보탬이 될까요? 이런 경우라면 당연히 파란 거북이를 먼저 움직이고 다음으로 빨간 거북이를 움직여 알 카드 2장 획득! 반대로 빨간 거북이를 먼저 움직이기로 결정했다면? 위에 업혀 있는 파란 거북이 몫으로 1장만 획득한 채 다음 플레이어에게 주사위를 넘겨야겠지요.
<빨간 거북 먼저? 파란 거북 먼저?>
그런데 한글판 공식 규칙서만 보면 이 매 턴마다 순서를 바꿀 수 있다는 규칙이 좀 애매하게 해석될 소지가 있습니다.
2, 3인용 마헤
2 또는 3인이 마헤를 플레이할 때, 플레이어들은 각각 2개씩의 거북이를 갖고 플레이합니다. (...) 자기 차례에는 하나의 거북이에 대해 주사위를 굴리고 이동한 후, 그 다음 거북이에 대해 차례를 진행합니다. 하지만, 어떤 거북이를 먼저 움직일지는 사전에 정해놓고 시작해야 합니다.
저도 처음에 어떤 거북이를 먼저 움직일지 "사전에" 정해놓고 시작해야 한다고 해서 게임 시작하기 전에 <빨간 거북 먼저 / 파란 거북 나중> 이렇게 정했으면 게임 끝날 때까지 그 순서를 바꾸면 안 되는 줄 알았거든요. 하지만 최근에 영어 공식 룰북을 보면서 이게 에러플이라는 것을 알게됐습니다.
The 2- or 3-Player Game
In the game with two or three players, each player should play with two turtles. (...) During your turn, you first roll the dice for the one turtle and then for the other. However, you may decide anew before every turn which turtle you want to move first.
매 턴에 앞서 어떤 거북이를 먼저 움직일지 결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 보이시지요? 그리고 바로 이 규칙대로 2-3인플을 하다보면 위에 예로 든 상황처럼 (나름) 전략적 선택이 필요한 순간이 찾아옵니다. 4-7인플 게임 중에는 절대 발생하지 않는 요소이기도 하지요.
운칠기삼의 대표 게임 중 하나인 마헤이기에 (나름) 전략이라고 쓴 점을 이해해주시고요, 이상 둘셋은 둘셋대로 재미가 있다는 마헤 2-3인플 리뷰였습니다. (그래도 이왕이면 여럿이서 하고 싶다는 건 함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