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 : 혁명 전야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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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3 15:38

이번에 보드게임긱에 보유 게임을 정리하면서 보드라이프에 있는 컬렉션을 참고했는데,

그러다보니 제가 가진 게임 중에 후기가 없는 게임들이 꽤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간단하게 하나씩 느낌을 적어보기로 했습니다.

첫번째 타자는 레 미제라블 : 혁명 전야입니다.

작년에 킥스타터를 했었고 올 초에 받았던 걸로 기억하네요.

(사실은 원작 소설을 좋아해서 룰북도 안보고 후원했습니다.)

실물도 책 모양으로 되어 있더라구요. 다이소 마그넷 지함 아시죠?

게임 메커니즘은 좀 애매한데, 이걸 셋 컬렉션이라고 해야 하나..

일단은 승점을 얻는 것이 목표인데, 승점을 얻기 위해서는 각 캐릭터의 Scoring 액션을 수행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게임에 등장하는 (엑스트라 몇을 제외한) 모든 캐릭터의 스코어링 조건이 다 달라요.

테마를 잘 살려서, 장발장은 마리우스와 코제트를 '구하면' 높은 득점이 가능하고, 장발장을 구원한 미리엘 주교는 누가 되었든 최대한 많은 사람을 '구하면' 높은 득점이 가능하고, 바리케이드의 리더인 앙졸라는 왕당파를 많이 '죽일수'록 득점이 가능한 식입니다.

각 캐릭터들은 어떤 팩션에 속해 있습니다. 왕당파, 공화파, 부유층 이렇게 나뉘어지는데, 아베세의 벗들은 대개 공화파이고 그중 부잣집 도련님들은 부유층 팩션 아이콘도 가지고 있고, 자베르 같은 경우는 왕당파 아이콘만 3개 가지고 있는 식이구요.

캐릭터는 득점 후에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죽이거나' '살려야' 하구요.

대충 감이 오시나요?

손에 마리우스 ,장발장, 미리엘이 있다면 마리우스를 먼저 살리고, 장발장으로 득점한 후 그도 살리고, 마지막으로 미리엘으로 득점하면 가장 이상적인 루트가 되겠죠.

그러나 그렇게 단순한 게임은 아닙니다.

액션은 드로우, 득점, 각 캐릭터별 특수능력 사용 가운데 하나만 할 수 있는데,

당신이 장발장을 드로우 해 간다면 상대방은 음흉한 미소를 짓고 마리우스를 죽여서 득점을 줄일 겁니다.

하지만 그 플레이어의 손에 코제트가 있다면 (마리우스는 코제트를 '살려야' 높은 득점이 가능합니다.) 그 플레이어도 고민을 해야겠구요.

게다가 죽은 캐릭터들은 일부 캐릭터의 특별한 능력이 없다면 공개되지 않습니다.

코제트를 뽑아야지 하고 마리우스를 손에 들고 있는데, 이미 상대 플레이어가 코제트를 죽인 뒤일 수도 있다는 거죠.

게임 초반에는 주로 드로우를 하면서 핸드를 만들게 됩니다.

오픈 카드를 가져올 때는 모든 플레이어가 볼 수 있고, 덱에서 가져올때는 랜덤으로 가져오지만 정보를 숨길 수 있죠.

상대가 가져간 카드, 공개된 '살아남은' 캐릭터들을 보면서 득점 조합을 꾸립니다.

그리고 덱이 줄어들면 슬슬 스코어링을 진행하면서 상대 카드들을 유추하고 거기 맞춰서 캐릭터를 죽이거나 살려야 합니다.

(이런 이유로 2인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카드를 모두 쓰기 때문에 카운팅이 될 수밖에 없거든요.)

이 과정에서 캐릭터별 능력 - 죽은 캐릭터들을 살펴본다거나, 공개된 카드 가운데 특정 카드를 죽인다거나 등등 - 을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구요.

정리하자면, 작은 게임이지만 게임 자체는 꽤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게임입니다.

레 미제라블 원작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무래도 더 이입이 되겠죠?

위의 이미지에서 보시다시피 카드에 텍스트는 거의 없어서 (누구 죽여라, 어디 봐라, 뭐 바꿔라..) 언어는 큰 장애는 안 될 것 같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