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그림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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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6 22:10

이 후기 및 리뷰는 보드라이프 및 네이버 블로그에 같이 올린 글입니다.

혹시 여러분들의 게임 취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협력을 좋아하시나요? 높은 테마성을 좋아하시나요? 이 두 가지를 모두 좋아하시고 판타지 테마를 좋아하신다면 마음에 드실 만한 게임이 있습니다. 바로 Of Dreams & Shadows 입니다.

게임의 제목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를 하자면... 이걸 굳이 우리 말로 직역을 하게 되면 아마 '꿈과 그림자의' 정도로 번역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이 글의 제목 말이죠. 이 게임을 지칭할 때 오브 드림스 앤 쉐도우스라고 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그냥 직역해서 꿈과 그림자(의)라 불러도 크게 상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굳이 이러한 이야기를 한 이유는 바로 게임의 내용이 바로 그러한 제목에 걸맞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는 추후에 다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자, 그럼 서론은 이쯤 해두고 본론으로 들어가 이 게임의 특징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우선은 장점부터입니다.

1. 게임의 테마

보드게임긱에서 본 것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이 게임을 소개하는 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다크 판타지라는 점이었습니다. 제가 판타지 테마의 보드게임을 많이 해본 것은 아니지만,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많이 어둡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굳이 다른 게임과 비교하자면, 엘드리치호러나 아컴호러의 분위기 정도라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플레이 사진으로는 대충 이런 느낌입니다.)

2. 게임의 진행

보드게임긱에서 본 어떤 리뷰에서는 판타지 테마의 엘드리치 호러라는 표현이 있었습니다. 그정도로 이 게임은 엘드리치호러와 많이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이동하고 전투하고 조우하고 위기관리하고 뭐 그런 것들이 말이죠. 물론 세부적인 차이는 존재합니다.

진행 자체는 여타의 협력게임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각 플레이어가 행동 3번을 진행하고, 순서대로 전투를 벌이고, 조우를 하고, 공통 사건이 발생하는 것으로 한 라운드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서부터가 다른 협력게임들과 시스템적인 차이인데, 그렇게 5라운드를 진행하면 액트가 하나 끝나고, 그렇게 액트 2까지 끝나면 게임이 끝나게 됩니다. 즉, 각 플레이어는 한 게임에서 최대 30번의 행동을 수행하고, 최대 10번의 전투를 하고, 최대 5번의 조우를 하고, 최대 5번의 사건을 겪게 됩니다.

3. 시나리오 카드

앞서 조우라고 표현은 했지만, 이 게임에서는 시나리오 카드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역할은 이미 짐작하셨듯이 아컴호러나 엘드리치호러에서의 조우카드와 같은 역할이죠.

다만 이 시나리오 카드가 엘드리치호러와 결정적인 차이점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대부분의 시나리오는 선택지가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데드 오브 윈터의 크로스로드 카드와 유사합니다. 룰북에서는 이 시나리오 카드를 그 시나리오를 수행하는 플레이어가 아닌 다른 플레이어가 큰 소리로 읽어줘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즉, 플레이어는 선택에 대한 결과를 모른채 해당 시나리오에서 자신의 소신껏 선택을 수행해야 하는 것이죠.

시나리오 카드에는 두 종류, 월드 시나리오와 퀘스트 시나리오가 존재하는데, 월드 시나리오의 대부분은 단편적인 이야기가, 퀘스트 시나리오의 대부분은 복합적으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시나리오의 앞 부분에서 자신의 선택에 따라서 뒷 부분으로 이야기가 연결될 수 있습니다. 이 점은 뭐랄까 그래도 엘드리치호러보다 더 RPG에 가까운 느낌을 줍니다.

사실 이 시나리오 카드들이 이 게임의 정체성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글의 서두에서 말씀드렸던 이 게임의 이름을 굳이 직역해서 꿈과 그림자(의)로 불러도 될 것 같다는 것이 이 시나리오 카드들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이 시나리오 카드야 말로 이 게임의 정체성을 잘 표현하고 있죠.

4. 전투

아컴호러나 엘드리치호러를 하다보면 전투 부분이 생각보다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에 비해 이 게임은 전투가 많이 간결한 편이라 걸리는 시간이 짧다보니 크게 지루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5. 스토리텔링

사실 이 게임을 가장 재밌기 즐기기 위해서는 모든 플레이어가 이야기에 몰두하고, 각 시나리오 카드를 맛깔나게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럴 수 있다면, 이 게임은 충분히 스토리텔링 게임이 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천일야화와 같은 제대로 된 스토리텔링 게임을 해본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각각의 시나리오에서 선택에 대한 결과가 단순히 보상과 패널티 여부가 아닌 최소한 한줄로라도 이야기를 풀어놨기 때문에 받은 느낌입니다.

특히 이 게임에서 스토리텔링의 정점은 크게 퀘스트 시나리오 카드와 악당(빌런) 카드, 그리고 승리와 패배 이야기 카드인데요. 이 네 가지의 카드는 각각 빌런별로 고유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기에 스토리텔링을 중시 여긴다고 해도 꽤나 만족할만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퀘스트 시나리오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를 음미하면서 이야기상 왜 그렇지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는데, 그러한 의문점은 승리나 패배 이야기 카드를 읽게되면 해소되면서 아! 그렇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빌런 카드에는 별다른 이야기는 적혀있지 않지만, 게임월드북을 통해 배경 지식을 살짝 습득했다면, 빌런 카드에 써진 게임 준비 등등을 진행하면서 충분히 배경 지식에 대한 이야기를 늘여놓을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이러한 부분은 헌신적인(?) 게임 마스터가 하나 있다면 더더욱 게임에 대한 몰입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 밖에도 여러 장점들이 있지만, 가장 특징적인건 이정도라 보시면 됩니다.

그럼 단점은 무엇일까요?

1. 높은 언어 장벽

아무래도 스토리텔링의 요소가 있다보니, 언어 장벽이 높은 편입니다. 게다가 마이너한 게임이라 한글화 자료도 없으니... 말은 다한거죠.

2. 애매한 카드 크기

아무래도 월드 시나리오와 퀘스트 시나리오에 긴 이야기를 담기 위해서인지, 그 두 카드의 경우 크기가 큽니다. 프로텍터는 당연히 못씌우고, OPP봉투정도를 씌우는걸 생각할 수 있지만, 각 종류별로 덱을 구성해야 함을 고려하면, 그것도 그리 좋은 선택지는 되지 않습니다. 결국 프로텍터를 씌우지 않게 되는데... 사실 카드의 질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어서 게임을 많이 하게 되었을 때 걱정이 됩니다.

(엘드리치호러의 조우 카드와 비교한 사진. 왼쪽이 월드 시나리오, 오른쪽이 퀘스트 시나리오 입니다.)

3. 난이도

보드게임긱에서 Of Dreams & Shadows의 긱 웨이트는 3.0입니다. 팬데믹 레거시가 2.81인데요. 아직 Morrigan 시나리오 밖에 즐기지 못했지만, 해당 시나리오에서 느껴지는 웨이트는 절대 3.0은 아니었습니다. 그거보다 훨씬 쉬웠거든요.

물론 이것은 모든 게임을 즐긴게 아니고, 에러플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ㅎㅎ

4. 리플레이성

Of Dreams & Shadows에는 4개의 지역이 존재하고, 각 지역은 월드 시나리오카드 12장, 12장, 20장, 20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퀘스트 시나리오 카드는 각 빌런별로 12장씩 구성되어 있죠.

이정도면 충분히 많은 양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게임을 하다보면 해당 시나리오에 따른 선택지의 답을 알게되다보니 그만큼 리플레이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5. 전투의 단조로움

장점에서 전투의 간결함을 언급했는데요. 오히려 이 점이 전투에 대한 박진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나름 상황에 따른 여러 전투 방식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전투방식이 기본 스탯 + 주사위 보정이다보니, 그 한계점이 명확하게 느껴진 것이죠.

아무래도 사진이 많이 곁들여졌으면 좋았을텐데, 스포일러 아닌 스포일러의 가능성 때문에 그리 많은 사진을 곁들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글로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려 했지만, 제 필력이 부족해 그게 제대로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결론을 말씀드리면, 자잘한 단점이 느껴지긴 했지만, 괜찮은 게임이었습니다. 특히 이야기에 몰입하면 몰입할수록 말이죠. 물론 이 평가는 다른 두 빌런 Arwan과 Dragon까지 플레이하면 바뀔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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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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