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너스써클 재판을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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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3 00:53

피아의 생각지도 못한 프로젝트에 감명받아 응원성 글을 남깁니다.

특별한 건 아니고 한별님을 비롯해 몇분이 질문 주신 "얼그레이"에 대한 내용입니다.

기억에 의존한 글이라 오류가 있을 수 있으니, 지적댓글도 환영합니다.

로얄터프는 경마게임입니다. 경주에 참가한 말들이 있고, 플레이어들은 그 말들에 돈을 걸게 됩니다.

게임은 주사위로 진행되는데, 주사위에는 숫자가 아닌 네 가지 아이콘이 그려져 있고, 이 아이콘들의 개수 역시 차이가 납니다.

말들은 이 아이콘에 대응한 고유 능력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각각의 말들은 모두 다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고른 능력치를 지녔으나 그 값이 모두 4~7 수준이라던가, 어떤 아이콘에 대해선 4밖에 안되지만 다른 아이콘이 나오면 9만큼 나아가는 말도 있습니다. 그 중 유독 눈에 띄는 말이 있었으니 이름하여 바로 "얼그레이"입니다.

"얼그레이"는 4개 아이콘 중 하나의 아이콘에 대해서만 능력치가 몰빵되어 있는 말인데, 그 아이콘이 또한 주사위에서도 확률이 낮은 아이콘입니다.

소위 말하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또는 "모 아니면 도" 전략을 위한 선택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남자라면 얼그레이!"는 이런 얼그레이의 능력치 배분을 바탕으로 무모한 플레이를 하고 싶거나, 희망의 빛이 사그라든다 싶을 때 외치는

그런 절규 혹은 주문과도 같았는데, 대부분의 경우엔 그 결과로 주변사람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곤 했습니다.

이는 자신의 플레이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플레이시에도 적용되었는데, 막역한 사이끼리 "남자??? 얼그레이!!!"라며,

부추기고 응원하고 빵 터지기를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얼그레이는 점차 몰빵전략의 대명사와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고,

로얄터프의 재미에서 제법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헌데, 로얄터프가 위너스써클로 재판되면서, 리플레이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이런 고유 스테이터스 시스템을 버리게 됩니다.

말들의 이름은 유지되었지만 더이상 그 이름이 나타내는 어떤 상징성 같은게 없어져 버렸습니다.

어차피 랜덤하게 바뀌는 숫자배열일 뿐이니 게임중에 특정한 말에 대한 애착같은 것도 생길리가 없었죠.

그래서 저 같은 사람들의 경우엔 위너스써클보다 로얄터프에 더 애정이 있었지만... 전 게임성뿐만 아니라 일러스트나 컴포넌트까지 모두 따지는터라... 결국 로얄터프는 판매... 그리고 긴 후회...

결론적으로 말하면 로얄터프는 컴포가 아쉽고, 위너스써클은 룰개편이 아쉬웠는데, 보드피아에서 위너스써클 컴포에 로얄터프의 특징을 가미해준다고 하니...

여러분...

이런건 지르는게 맞습니다!

여담1. 위너스써클은 전략 뭐 이런게 아니고 신나는 파티게임입니다. 물론, 완전 주사위 운만으로 하는 건 아니고, 나름 전략적인 선택과 블러핑이 필요합니다. 어쨌든 큰 틀에선 파티게임에 더 가깝습니다.

여담2. 위너스써클의 경우 절판크리 후 중고기준 1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평균 7만원선에서 매물이 왔다갔다했구요. 정줄 놓고 로얄터프를 2만원에 급매한 뒤, 다시 구매하고 싶어 오랜기간 눈여겨 봐왔지만, 사실 제게 저 정도 가격만큼의 재미는 아니였기에 그냥 잊어버리기로 했었습니다. 헌데 이번 재판은 5만원도 안되는 가격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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