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스레, 좀비타워3D, 에볼루션:기후 리뷰입니다.

포차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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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6-3 오후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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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포차코입니다.

지난 일본여행 구매후기에서 못 다 한 게임들 플레이 리뷰와, 새로 구입한 게임들의 후기를 남겨볼까 합니다.

오늘의 후기 게임들 목록입니다.

1. 도라스레(본판)

2. 좀비타워 3D

3. 에볼루션 : 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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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라스레(본판)

제목이 이상한 것 같지만, ‘Dra(gon) Sla(yer)’를 일본 식으로 표기한 거라고 합니다. 허허...

확장 구매는 했으나 아직까지는 본판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어서 확장은 돌려보지 않았습니다.

특히 마룡의 수호자는 룰이 복잡해서 넣기가 꺼려지더군요...

지인들과 몇 판 돌려봤는데 역시나 난이도가 엄청 높았습니다.

네 번 도전해서 용 잡는데 성공한 건 한 번 밖에 되질 않습니다...

협력 게임인데 성공보다 실패할 확률이 더 높으니, 지는 게 싫으시거나 난이도가 높은 걸 싫어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셔요~

참고로 질 때는 너무나 압도적인 용의 힘 앞에서 어이없이 털리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ㅋㅋ

장단점을 정리해 보자면,

<장점>

1. RPG를 플레이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판타지 롤플레잉 컨셉이 잘 잡혀있고, 각각의 캐릭터가 역할이 다 있기 때문에 몰입하기에 좋습니다. 다음은 제가 느낀 각 캐릭터의 특징들입니다.(사진은 김샤썬님의 한글화 자료를 사용하였습니다.)

① 헌터는 딜링 + 균형잡힌 능력치를 자랑합니다. 또한 리소스 확보 능력도 어느 정도 준수합니다. 가장 무난한 캐릭터예요.

② 팔라딘은 공격을 한 번 완전히 막을 수 있는 탱킹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물론 조건부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팀원들을 지켜줄 수 있는 능력을 유일하게 지니고 있는 만큼 제 개인적으로는 파티에 하나쯤 있어야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게임할 때 가장 즐겨합니다. 능력치는 전체적으로 중간 이하 수준입니다.(레벨업 능력 상승이 좋지 못합니다.)

③ 글라디에이터는 딜링 + 체력 회복에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리소스가 없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주사위 숫자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주사위 운이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합니다. 그래도 만렙을 찍으면 공격력이 어마어마해진다는 장점이 있어요. LOL의 전형적인 ‘충’ 캐릭터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ㅋㅋ

난이도는 어렵지만 잘 크면 막을 수가 없습니다.

④ 닌자는 숲에서의 자유로운 행동 + 높은 탐색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른 모든 캐릭들이 숲에 들어가면 패널티를 받게 되는데, 닌자는 숲에 들어가면 어드밴티지가 있기 때문에 파티에 한 명 정도 있으면 게임이 편해집니다. 행동과 탐색 능력치가 높은 편입니다. 퀘스트 수행 특화 캐릭터.

⑤ 왕자는 조금 특이하게 능력치도 가장 낮고, 그나마 높은 능력치인 탐색은 별로 쓸 데가 없습니다. 그러나 최상급 리소스와 높은 성장 기대치가 장점입니다. 직업 시트의 “나는 싸움이 특기가 아니야~ 그래서 싸움은 부하를 시키지.”의 컨셉을 잘 살린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다른 캐릭터들이 레벨업 당 능력치를 한 개씩 얻는 데 비해 왕자는 능력치가 두 개씩 오릅니다.(왕자를 운용하면 레벨업에 환장해서 눈에 흰자밖에 안보입니다.) 그리고 리소스가 매번 공짜로 채워지기 때문에 주사위를 다시 굴리기도 편하고, 공격을 막기도 편합니다. 부하를 고기방패로 내세우는 왕자 인성 클라스...

2. 룰이 간단하고, 게임 설명 시간이 짧습니다. 기본적으로 주사위 게임이고, 캐릭터 특성 의존도가 높은 게임이라 잔 룰이 많지 않습니다. ‘픽롤’이라는 개념만 이해하면 나머지는 어려운 게 없습니다. 그런데 몇몇 분들은 이 ‘픽롤’이라는 개념을 이해하는데 한참 걸리시더군요... 왜 주사위 3이 나왔는데 0이냐고!! <- 이런 반응 ㅋㅋㅋ 룰 설명에 한나절이 걸리는 하코온나나 데오윈보다 접근성이 훨씬 좋습니다.

3. 게임 시간이 적당합니다. 한 게임에 너무 짧게 끝나면 허무할 수도 있고, 너무 길면 지루할 수도 있는데 20분~30분 사이에 게임이 끝납니다. 게임을 너무 질질 끌면 어차피 용이 먼저 우리의 존재를 알아채고 파티를 찾아와서 싸움이 일어나기 때문에 길어질 수가 없습니다. 저는 이러한 시스템이 생각보다 괜찮게 느껴지더라고요.

4. 컴포넌트 정리에 쉽게 트레이가 정말 잘 구성되어 있습니다. 투명한 플라스틱 트레이 바닥에 뭐 몇 개, 뭐 몇 개 이렇게 다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정리하기가 매우 쉽습니다. 컴포넌트가 많지도 않고요. 캐릭터 피규어가 손상되지 말라고 스폰지도 깔려 있습니다. ‘데드 오브 윈터’와 가장 비교되더라고요... 오거나이저가 너무나 필요한 데오윈 부들부들...

<단점>

1. 주사위 의존도가 너무 높습니다. 전략성도 어느 정도 있기는 합니다만, 전략으로도 막을 수 없는 운빨(똥손)이 너무 큽니다. 이동 페이즈에서는 6만 잡다가, 모험할 때는 1만 나오면 아무리 전략을 잘 세워도 게임 망합니다. 플레이어 중 똥손이 한 명만 있어도 몰살입니다... 또한 용의 분노에서도 육잡이가 용 주사위를 던질 경우 한 방에 몰살된다든지, 모험할 때 주사위 엄청 잘 굴려서 만렙 찍고 싸워도 결전 페이즈에서 –1나오면 즉사이기 때문에 허무하게 죽을 때가 있습니다. 망할 운빨겜...

2. 난이도가 꽤 높은 편입니다. 위에서 말한 주사위 의존도가 높은 것도 난이도 상승에 한 몫 합니다. ‘픽롤’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야박하기 때문에, 퀘스트를 전부 깨거나 만렙을 찍고 용과 싸운다는 게 사실상 힘듭니다. 파티가 퀘스트를 모두 완료하고 용을 찾아가는 것보다 퀘스트 깨다가 용한테 들켜서 강제로 싸우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또한 용이 2데미지마다 반격을 한다는 점, 마지막 일격 전에 최후의 반격을 한다는 점 등 여러 모로 깨기 어렵게 만들어 뒀습니다. 확장판 중 난이도를 더 높이는 확장이 있다던데... 실패하면서 희열을 느끼는 변태가 만든 게 틀림없습니다. 다크소울 시작한지 10분만에 삭제한 저로서는 좀만 쉽게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그래도 리플레이성은 좋은 편이고, 확장캐릭터도 좋은 게 많다고 하니 확장도 좀 더 돌려보고 다시 리뷰 올려보겠습니다!

총평 : 잘 만든 수작 협력게임입니다. 일본에서 보드게임 1위한 이유를 알겠더군요. 캐릭터 간 특성이 매우 상이하기 때문에 몰입하기에 좋고, 실제로 파티를 맺어서 레이드 한 판 하는 기분입니다. 플레이 시간도 적당하고, 보드판이나 컴포넌트의 퀄리티도 좋은 편입니다. 다만 난이도 조절이 안돼서 자꾸 실패하면 짲응납니다. ㅋㅋ

2. 좀비 타워 3D

3D로 된 보드판이라는 특이한 타이틀을 가진 보드게임입니다.

하루 하고 제 스타일이 아니라서 바로 방출해버렸습니다.

일단 게임 컨셉이 데오윈과 비슷합니다.

‘생존’이라는 공동 목표에, ‘개인별 미션’이라는 개인 목표가 존재하므로 어느 정도의 블러핑이 필요합니다.

또한 서로의 보드판을 볼 수 없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블러핑하기가 좋죠.

그러나 제가 가장 실망했던 부분은 ‘인터액션의 부재’였습니다.

블러핑을 열심히 한들 상대방이 내 보드판을 볼 수 없으니 신경도 안씁니다. ㅋㅋ

뭐랄까... 멀티플레이는 지원되지만, 그냥 각자 싱글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갈라진 벽 틈으로 아이템을 건네줄 수 있다는 신선한 룰이 있으나, 그마저도 제약이 있는데다 아이템이 넉넉하지가 않아서 쓸 일이 자주는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거 하느니 데오윈 하겠다 싶어서 방출해버렸네요...

분명 플레이 사진을 찍었는데 다른 거 지우다가 날려 먹었나봐요... 플레이 사진은 없어요... ㅠㅠ

총평 : 게임 플레이 방식은 데드 오브 윈터의 ‘완전 협력 모드’와 유사합니다. 데오윈의 조금 라이트한 버전이라는 느낌입니다. 다만 서로의 보드판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블러핑 요소가 더욱 강하며, 보드판이 3D라는 점이 신선합니다. 다만 서로 다른 보드판으로 하다보니 상호작용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입니다.

3. 에볼루션:기후

게임 이름과 컨셉부터가 이과생의 로망을 자극하는 게임입니다. 캬아-

하지만 전 문과입니다.(정색) 위 사진에서 제일 망한 사람이 접니다.

그래도 게임은 재미있습니다. ‘진화’라는 테마를 게임에 아주 잘 녹여냈더라고요.

게다가 ‘기후’ 확장은 진화에 날씨까지 생각해야 해서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진화를 통해 다른 종을 제거하는게 목적이 아닌, 자신의 종이 먹이를 많이 먹는 게 목적이므로 우정이 깨질 일도 많이 없...어야 하지만 누군가가 육식 테크를 타 주는게 재밌습니다. ㅋㅋ

게임의 장단점부터 짚고 넘어가 보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에볼루션 본판은 해보지 않았고, 에볼루션:기후 - 스탠드 얼론만 하였음을 밝힙니다.

<장점>

1. ‘진화’의 테마가 정말 잘 녹아나 있습니다. 진화를 통해 여러 가지 특성을 얻고 이를 통해 자신의 개체수와 몸집을 늘려 강한 종이 되는 것이 게임의 큰 흐름입니다. 매 턴 비공개로 자신의 종에 특성을 부여한 후 그 다음 단계부터 해당 특성이 발현되는데, 특성 간 시너지가 있는 것들도 있어서(채집+협동+지방질 등) 잘만 진화시키면 죽지도 않고 엄청난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만물의 영장을 내 손으로 창조할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 ‘스포어’라는 PC게임이 있었는데, 스포어와 비슷한 게임입니다.

2. 진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특성’이 매우 다채롭고 개성이 강합니다. 일단 육식동물 전용 특성과 초식동물 전용 특성으로 나뉘며, 이 중에도 먹이 관련, 기후 관련, 다른 종과의 상호작용 관련, 방어(육식의 경우는 공격) 관련 특성 등등 컨셉이 잘 잡혀 있습니다. 실제 진화 전공자가 참여했다고 하는데, 특성 하나하나가 정말 개성이 강해서 ‘나만의 종’을 만든다는 재미가 있습니다.

3.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의 밸런스가 잘 맞추어져 있으며, 육식동물의 존재 때문에 플레이어 간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납니다. 초식동물은 안정적으로 먹이를 수급할 수 있으나, 육식동물로부터의 방어 수단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육식동물은 먹이 공급을 위해서 머리를 많이 써야 하지만, 초식동물에 비해 기후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습니다. 재미는 육식동물이 더 재미있지만, 점수 얻기에는 초식동물이 더 좋습니다. 그렇다면 육식동물은 왜 기르느냐? 다른 플레이어의 동물을 먹이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조건부이기는 하지만, 다른 플레이어의 개체수를 줄일 수 있으며 식물이 다 떨어져도 먹이를 수급할 수 있기 때문에 ‘견제용’으로 좋습니다. 그리고 이 점이 상호작용을 활발하게 하는 수단이 되죠. 초식동물로 시작해서 잘 큰 동물이 갑자기 육식동물로 진화해서 생태계를 파괴하는 걸 보면 상위 포식자에 대한 공포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4. 카드의 아트가 훌륭합니다. 그림이 예쁜 편이에요. 몇몇 보드게임들 중 게임성이 훌륭한데 안 예뻐서 묻히는 것들 보면 안타까울 때가 있는데 에볼루션은 카드도 예쁘고, 특히 선플레이어 마커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단점>

1. 가장 큰 단점입니다. 기후의 영향력이 너무 큽니다. 한 플레이어가 작정하고 날씨 관련 특성만 진화시킨 후, 날씨를 빙하기나 폭염으로 만들어버리면 혼자만 살아남게 됩니다. 물론 이것도 전략의 하나이긴 하지만, 날씨 관련 특성을 한두개 정도는 진화하는 것이 강제되는 분위기를 어찌할 수는 없더군요. 기후의 영향력을 조금만 낮추었으면 하는 게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2. 숙련자와 비숙련자의 차이가 큽니다. 특성을 모두 파악하고 게임의 흐름도 어느 정도 알고 있으면, 전략을 통해 비숙련자를 압살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항상 그런 것은 아니고, 또 전략게임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점이니 아주 큰 단점은 아닙니다.

총평 : ‘진화’라는 컨셉을 보드게임으로 아주 잘 녹여냈습니다. 여러 특성들을 살펴보면 ‘어떻게 이런 걸 보드게임으로 만들 생각을 했을까’ 하는 데 감탄하게 됩니다. 저는 특히 육식동물이 초식동물을 사냥할 때, ‘피식자의 몸집’만큼 먹이를 얻게 된다는 데 놀랐습니다. 제 동생이 공학도인데 이 게임을 정말 재미있어 하더라고요. 평소 보드게임을 먼저 하자고 잘 안 하는데, 에볼루션만큼은 한 번씩 먼저 하자고 합니다. 여러 모로 잘 만든 수작입니다. 모두가 초식동물로 평화롭게 하기보다는, 누군가가 육식동물로 진화해서 들쑤시고 다닐 때부터가 진짜 재미의 시작입니다. 다만 카드 장수가 많아서 한글화가 좀 빡셉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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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게임만 후기를 남겼는데도 어느 새 꽤 긴 글이 되어 버렸네요.

어째 쓰다보니 너무 진지하게 게임 소개만 하는 글이 된 것 같네요 ㅎㅎ;

세 게임 다 한글화가 필요한 게임이지만, 그만큼의 값어치는 하는 게임들입니다.

한글화자료 올려주신 보라 능력자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 올리며, 다음에는 도라스레 확장과 다른 게임들 플레이 해 보고 후기 올리겠습니다!

보라 유저 여러분 모두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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