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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컴 호러: 카드 게임 간단 후기 (사진X 스포X)

5,264 조회

2016.12.11 23:17

어제 오늘 친구와 함께 열심히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다 하고 나니 멘탈이 남아나질 않네요... ㅜㅜ

자세한 리뷰는 나중에 다시 적어보기로 하고 소감 및 궁금하실만한 점을 간단히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게임의 기본

협력 게임이고, 넷러너나 반지의 제왕 LCG 같은 LCG 게임입니다. 아컴 호러/엘드리치 호러와 배경이 같습니다.

코어 셋이 있고, 한 사이클 당 디럭스 확장 1개와, 신화 팩 6개가 나올 것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밖에 따로 진행할 수 있는 시나리오 팩이 나올 예정이며, 현재 하나가 나와 있습니다. (로가루의 저주)

코어 셋엔 시나리오 3개로 구성된 캠페인 1개가 들어있습니다.

디럭스 확장엔 시나리오 몇 개로 구성된 캠페인 1개가, 각 신화 팩 및 시나리오 팩엔 시나리오만 1개 들어있다 합니다.

플레이어들은 각자 조사자 하나를 잡고 게임을 진행하며, 조사자들은 총 5개의 클래스가 있습니다.

넷러너의 진영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힘이 쎄서 몹과 잘 싸우는 가디언,

조사를 잘해서 단서를 잘 찾는 시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마법을 쓰는 미스틱,

민첩하고 손재주가 좋은 로그,

많은 카드와 여러 수단으로 끈질기게 살아남는 서바이버입니다.

캠페인이나 시나리오를 하기 전 준비 단계에, 조사자의 조건에 맞는 덱을 짠 후 게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물론 기본 덱도 있습니다.)

게임 진행은 아컴 호러, 엘드리치 호러와 비슷합니다.

괴물을 잡고 단서 토큰을 찾으면 됩니다. 단 아이템 등을 덱에서 뽑아서 사용한다는게 조금 다릅니다.

스킬 체크는 주사위가 아닌 주머니에서 +- 토큰을 뽑는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주사위보다 다채로운 상황이 연출되긴 하는데, 좀 귀찮습니다.

시나리오는 어젠다와 액트로 구성되어 있고, 턴이 지날수록 어젠다에 저주 토큰이 올라갑니다.

어젠다 위에 저주 토큰이 어느 정도 이상 모이면 다음 어젠다로 진행하게 되고, 어젠다가 다 진행되면 패배합니다.

플레이어들은 단서 토큰을 소모하거나 특정 행동을 통해 액트를 진행시킬 수 있고, 어젠다보다 액트를 빨리 진행시키면 승리하게 됩니다.

2. 기본판의 내용물 (꼭 코어 셋 2개가 필요한가?)

코어 셋엔 한 개의 캠페인이 있고, 이 캠페인은 총 3개의 이어지는 시나리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조사자는 클래스 당 하나씩 총 5개가 있습니다.

2인 게임을 할 경우엔 플레이 할 수 있는 조사자 조합에 제한이 있습니다.

코어 셋의 조사자들은 주 클래스와 부 클래스가 있고, 이 카드들을 다 집어넣어야 덱 제한을 맞출 수 있는데,

사용할 조사자 둘의 클래스 중 하나가 겹치면 덱을 못 짭니다.

예를 들어 가디언/시커 조사자와 서바이버/로그 조사자는 같이 사용할 수 있지만,

가디언/시커 조사자와 시커/미스틱 조사자는 시커 카드가 부족해 같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또, 1인 게임을 한다고 쳐도 각 클래스의 카드가 한 장밖에 없습니다.

즉, 코어 셋 하나로는 LCG의 참 재미인 덱 빌딩이 크게 제한됩니다.

그럼 코어 셋+디럭스 확장 1개로 만족스러운 덱 빌딩을 할 수 있느냐... 는 모르겠습니다.

한 덱에 같은 카드를 넣을 수 있는 제한이 2장입니다.

코어 셋엔 몇몇 카드를 제외하고는 카드 하나 당 1장씩밖에 없습니다.

디럭스 확장에 기본 카드를 대체할 수 있는 강력한 카드를 2장씩 꽉꽉 넣어준다면 모르겠는데,

그렇지 않다면 결국 덱 빌딩을 하려면 코어 셋 2개가 필수라는 뜻이 됩니다.

3. 캠페인 및 시나리오

그럼 게임 자체는 코어 셋 하나로 가능하냐... 물론 가능합니다.

각 시나리오는 1시간~1시간 반 정도 걸리고, 덱에 카드 추가하고 세팅하는 시간 등을 합치면 캠페인을 다 깨는데 5~6시간 정도 걸리지 않을까 합니다.

저희는 룰 설명 및 스토리 읽는 시간 다 포함하여 총 6시간 걸렸습니다.

한 시나리오에서 플레이어들이 내린 결정은 다음 시나리오에 영향을 미칩니다.

시작 시의 세팅이 달라지는데, 경우에 따라선 이전에 한 선택을 후회하게 되기도 합니다.

레거시 게임이 아니기에 스티커나 카드 찢기 같은건 없습니다.

시나리오 진행을 적으라고 하긴 하는데 이런건 꼭 펜으로 적을 필요는 없으니까요. 스마트폰에 남겨놔도 되고요.

룰북은 하나의 캠페인으로 진행하는 것을 추천하지만 원한다면 각 시나리오를 플레이해도 좋다고 되어 있는데,

앞 시나리오에서 내린 결정이 다음 시나리오에 바로 영향을 미치는데 이게 가능한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특히 세번째 시나리오는 암만 봐도 '그 시나리오만' 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이건 긱에서 후기를 좀 읽어봐야 할 것 같네요.

특정 시나리오 반복이 가능해야 덱 빌딩이 의미가 있을 것 같거든요.

4. 소감

게임은 재미있습니다. 룰이 테마 게임 치고는 어렵지 않은 편입니다. 아무래도 카드 게임이니 그렇겠지요.

잔룰이 꽤 있는데 로빈슨 크루소처럼 '잘 모르겠으면 그냥 플레이어들에게 제일 안 좋은 쪽으로 진행하라'라고 되어있습니다.

저는 굳이 룰북을 찾아가며 했는데, 대부분 저대로 진행하면 맞는 룰입니다. ㅡㅡ

스토리도 마음에 드는게, 이게 코어 셋이고, 앞으로 쏟아질 확장들의 첫 게임인 만큼, 세계관을 소개하는데 충실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가 될까 못하겠지만...

게다가 엔딩이 굉장히 찜찜합니다.

마치 티비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 직전에 '다음 이 시간에'가 나오는 것처럼, 가슴 속 깊은 곳에 의문을 품은 상태에서 게임이 끝납니다.

상술이라면 상술이지만, 어쨌건 다음 스토리가 궁금해서라도 확장은 사게 될 것 같습니다.

난이도는 저흰 보통으로 했는데, 어휴, 어렵네요.

물론 제가 드로우 운과 뽑기 운이 최악이긴 했습니다. 시나리오 2에서 겪을 수 있는 온갖 나쁜 상황은 다 겪었으니까요.

제 친구가 그래도 하드 캐리하면서 어느 정도 풀어나갔는데, 제가 민폐를 많이 끼쳤죠.

대체 어려움과 전문가 난이도는 어떻게 깨라는건지 감이 안 옵니다.

참고로 룰북에 난이도 설명이 깨알같습니다.

쉬움 : 저희는 가볍게 스토리를 즐기기를 원해요.

보통 : 저희는 도전을 원해요.

어려움 : 저희는 미칠듯한 악몽을 원해요.

전문가 : 저희는 아컴 호러를 원해요.

;;;;

5. 총평

재밌는 스토리 기반의 크툴루 협력 게임을 원하시면 -> 사세요.

솔플 좋아하시면 -> 사세요.

애초에 협력 게임을 안 좋아하시면 -> 사지 마세요. 최소한 해 보고 결정하세요.

넷러너같이 덱 짜서 실험하는게 즐거우시면 -> 고민 좀 해보세요. 추후 시나리오 팩들을 봐야 알겠지만, 덱 빌딩이 주가 되는 게임은 아닌거 같습니다.

협력 게임도 좋아하고 덱 짜는 것도 좋아하시면 -> 코어 셋 2개 사세요. 어차피 해구하실 거잖아요? 사는 김에 디럭스 확장도 같이 주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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