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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툴루 덱 빌딩게임 개봉기 및 후기 : 감히 이런 게임을 플레이 하다니...

2,648 조회

2016.11.07 01:45

보드엠에 입고된 크툴루 덱빌딩 게임을 1회플 해보고 쓰는 후기입니다.

일전에 논란이 된 적이 있는 나쁜 후기를 적고자 하니, 미리 주의하시고 봐주시기 바랍니다.

1. 개봉기 - 사진으로 대체.

2. 후기

우선 이 게임은 똥이라는 것을 분명히 밝히겠습니다. 똥 중에 이런 상 똥은 처음 봐서 너무 흥분되네요. 제가 산 게임 중 똥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두 개가

있는데, 첫번째는 에메랄드 연구 2판, 두번째가 오마이굿즈 입니다. 집에 소장한 게임이 이제 100개가 다 되어가는 마당에 이런 똥 오브 똥을 소장하게

될 줄 상상도 못했네요. 이건 정말 앞서 말한 두 개를 아득히 뛰어넘습니다. 소장한 게임 중 넘버원으로 최악의 게임이 되었는데요, 한번 해보고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설명해보겠습니다.

1) 일단 구린 외형

박스 자체도 괴랄하게 생긴 길죽한 박스에 박스를 열면 처음 나오는 플라스틱 트레이... 감히 말하는데, 최악입니다. 찌그러지고 이런 건 이해를 하는데,

왜? 도대체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가는 트레이 입니다. 프로텍터를 씌우고 카드를 수납하면 아래 사진과 같은 형태가 되는데요. 굳이 우측에

빈 공간을 만든 이유를 모르겠고, 가장 미스터리는 박스 상단에 빈 공간입니다. 설마 카드를 넣으라고,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빈 공간이 큰 데, 이런 식으로

만든 저의를 전혀 알 수 없습니다. 후에 설명하겠지만 How to play 영상을 보는데, 트레이를 잘 만들어서 쉽게 찾을 수 있을거라고 하는 이야기를 듣노라

하면 죽빵이 절로 날라갈 것 같은 느낌입니다.

(플텍을 씌우고 카드를 삽입한 모습. 플라스틱 카드 디바이더가 들어간 모습입니다.)

트레이 자체야 뭐... 굳이 게임적 부분이 아니므로 크게 중요하진 않지만, 게임으로 들어가면 정말 외형적으로 구린점이 한 두개가 아닙니다. 우선 카드

디자인 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게임에 구분해야 하는 카드들은 크게 네가지로 엘더갓 카드, 미니언 카드, 신화카드, 도서관 카드입니다. 가장 먼저 도서관

카드 같은 경우에는 이 게임이 덱빌딩 게임이기에 뒷면이 동일해야함은 인지를 하겠지만, 나머지 엘더갓 카드, 미니언 카드, 신화카드는 게임 특성상

자신의 덱으로 들어가지 않는 개별적으로 구분되는 카드임에도 불구하고, 텍스트 외에는 카드 뒷면이 모두 같습니다.

(솔직히 이정도는 그림을 달리하거나 색상을 다르게 해주면 좋지 않겠니??)

카드 앞면을 보면 그림에 얼마나 힘을 쏟았는지 카드의 3/4이 그림이고, 텍스트 설명이 아주 저품질(중요)로 인쇄되어 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눈 나쁜 사람들은 잘 보이지도 않게끔 말이죠. 카드 상단에는 해당 카드의 속성이 또한 저품질로 인쇄되어 있고, 카드 우상단에 생뚱맞게 적혀있는 숫자는

카드 구매 비용이라는 사실. 최소한의 디자인으로 뭔가 구별은 가게 했으면 그나마 좋았을 것 같은데, 스타일을 살리고 싶어서 일까요? 카드의 전달력 자체가

완전 똥입니다.

(사진이 흔들린게 아닙니다. 그림에 모든 힘을 다 쏟아부은 느낌...)

또한 설명서는 더욱 더 쒯입니다. A4용지의 절반 정도의 크기에 표지와 후면 포함 16p에 달하는(?) 이 게임의 설명서는 게임의 설명은 고작 7p에 불과하고,

심지어 게임의 셋업과 플레이에 관한 사진 혹은 그래픽은 눈을 씻고봐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설명이 잘되어 있으면 모르겠는데, 사진도 없는데 잘되어

있을까요? 그런점을 고려해서 인지 제작자에서는 게임의 셋업과 플레이 방법을 유튜브로 올려놓는 아주 아주 아주 훌륭한 방법을 선택했는데요, 지들도

게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지, 게임 중간에 까먹었다고 하거나 버벅거리기도 합니다. 완전 최고의 설명이죠.

다시 게임으로 들어가서 이 게임은 조사자를 선택해서 엘더갓을 잡는 일종의 아컴호러식 덱빌딩 게임인데요, 조사자를 선택하면 개인판을 자신의 앞에

놔두고 플레이 하게 됩니다. 조사자는 여러명이 있는데, 위의 카드와 마찬가지로 조악한 품질로 인쇄되어 있고, 희한한게 체력과 정신력을 카운팅하는 게

클립 같은 것을 꼳고 위아래 적혀있는 숫자로 카운팅한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이게 왜 숫자가 위아래로 적혀있지? 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체력과

정신력을 적어놓은 것이었더라구요. 사진을 보면서 한 번 더 설명을 하겠습니다.

숫자 뒷면으로 살짝 보이는 어두운 글씨체를 보면 Health 와 Sanity 인 것으로 추측됩니다.(이유는 글씨 반절이 짤려 있기 때문에...) 조그만한 숫자를 클립을

움직여 가면서 매번 체크를 해야되는데요, 보시면 알겠지만 정신력 부분은 최대 전신력이 개인보드 끝부분에 있어서 클립이 반쯤 걸친 상태로 놔둡니다.

물론 게임 진행 중에 가운데로 가긴 하겠지만... 어쨌든 구려요. 이건 몬스터(미니언)에게도 비슷한 방식으로 적용되는데요, 로그카드라고 따로 체력을 표시

하는 카드를 몬스터 카드 옆에 붙이고, 클립을 끼워서 몬스터의 체력을 표시해야 됩니다... 정말 쓰레기 같은 방식이죠.

뭐... 지금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칩시다. 테라포밍 마스는 책상만 쳐도 위기의 상황이 오잖아요? 어쨌든 게임만 재밌으면 용서가 되는 부분이긴 하니까...

하지만 본격적으로 게임을 해보면 왜 이 게임이 똥인지 처절히 느끼게 됩니다.

2) 게임 플레이

유사한 플레이 방식은 스타렐름으로 들 수 있겠네요. 10장을 가지고 게임을 시작하고, 매 라운드마다 5장을 뽑아 활용하는 구조입니다.

게임은 크게 계획 단계와 전투 단계로 나뉘어 지고, 각 단계 내에서는 순서에 따라 진행됩니다. 특이한 점이 있긴 한데, 계획 단계 때 사용할 카드를 미리

내려놔야한다는 점, 즉 손에 가지고 있으면 쓸 수 가 없고 내려놔야 쓸 수 있기 때문에 뭔가 미래를 예측해야 된다는 다소 황당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래서

굳이 안내려놔서 얻는 이점이라는게 존재하는지 의문이고... 계획 단계에서 카드를 내려놓고 원하는 카드를 사면 손으로 다시가지고 가는데, 또 구매만

안될 뿐이지 카드를 내리는 건 가능해서 즉시 내리고 효과를 받을 순 있습니다.

이런식으로 모든 조사자가 내려놓으면 전투 단계에 돌입하는데, 우선 엘더갓이 카드에 적힌 능력을 발동하고, 신화단계 카드를 한 장 뒤집어서 발동하고

소환된 몬스터가 있으면 몬스터 카드에 적힌 능력이 발동 되고, 조사자 턴이 와서 조사자가 공격하고, 마무리로 도미니언의 정리단계로 와서 이번 라운드에

사용했던 모든 카드를 버리고(손에 있는거 포함) 새로운 카드를 뽑으면서 다음 라운드가 시작됩니다.

이게 이 게임이 똥이라는 것을 확정짓는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단정적으로 말하면, 이 게임은 게임 제작사가 플레이 해보지 않은 게임이라고 확신합니다.

위의 문제 역시 게임을 해보면, 아 불편하네? 이런 생각이 들고 개선을 했을 것 같은데... 뭐 비용이 없었다고 치죠.

제가 한 첫라운드에는 무슨 일이 생겼나면, 도미니언으로 따지면 동이 3장이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구매할 수 있는 카드들 즉, 깔린 카드

들은 4원 이상의 가격의 카드만 깔려버렸죠. 즉, 첫라운드에 아무 카드도 살 수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그 카드들은 공격의 용도로 써야 했죠.(참고로

이 게임에서 돈으로 쓰는 Moxie는 공격력으로도 쓰입니다.) 그리고 전투 단계로 들어와서 엘더갓의 능력을 확인해보니, 필드에 몬스터가 없어야 엘더갓을

공격할 수 있고, 매 라운드 마다 언홀리 어보미네이션을 한 마리 씩 소환합니다. 그리고 언홀리 어보미네이션의 능력은 공격을 받으면, 공격력의 절반만

데미지를 입고, 절반은 공격한 조사자에게 정신적 데미지를 주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언홀리 어보미네이션이 세마리가 깔리고 게임을 바로 때려치게

되었는데요.

게임이 절대 깰 수 없는 구조가 생기게 됩니다. 제가 대충 생각 컨데, 이 게임에서 Moxie를 가장 많이 주는 카드는 +5를 주는 네크로노미콘 입니다. 총 180장

중에 한 장이 있는 카드가 나와도 2방 이상을 때려야 죽게되고, 이 카드가 버려지고 새 카드를 뽑아 죽여야 되는데, 내 정신력은 죽죽 달고, 매 라운드 마다

언홀리 오보미네이션이 추가되는데, 도대체 어떻게 생각하면 이런 엘더갓을 만들 수 있는지... 심지어 올림, 내림 둘 중 어떤 식으로 체크하는지도 설명서에

나오지 않는 아주 신박한 게임 입니다. 위에 설명한 How to play 동영상도 아주 웃기죠. 동영상을 보면, 진행을 버벅되는 진행자가 미니언이 잡을 수도 없게

나오면서 두 라운드를 진행하고 끝내는데, 그런 영상을 찍고도 게임을 발매를 한다는 건가요? 완전 X색희들이죠.

여하튼 이 게임을 제가 중고장터에 내놔도 팔리지도 않을 것 같고, 보드엠에서 69,000원을 주고 샀다는 거에 피눈물이 납니다. 그 돈으로 차라리 다른

게임을 샀으면 훨씬 재밌게 플레이 했을텐데 말이죠. 아마 이 게임을 평생 접할 사람이 대한민국에 두 명 세 명 될까요? 보드엠에 얼마나 들어왔는지 모르

겠지만, 그 분들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다시한번 킥스타터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밤이네요. 이런 똥이 출판될 수 있다는 자체가 킥스타터의 위험성을 상징

적으로 표현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한가지 더 말하자면 위에서 말한 제가 똥이라고 생각하는 게임들은 이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오마이굿즈의 경우

게임 시스템 자체는 신박하고, 재밌을 만한 요소는 있었으니까요. 에메랄드 연구 2판 역시 디자인도 좋고, 게임도 그런 요소가 있긴한데... 별로인 정도

였으니까요.

하지만 이 게임은 공짜로 준다고 해도 받지 마세요. 여러분의 소중한 집에 공간만 차지하고, 괜히 시간만 뺐기는 쓰레기 오브 쓰레기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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