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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분모] 7/29(금) 여명의제국(Twilight Imperium) 번개 후기입니다~~~

1,733 조회

2016.07.31 04:23

여명의제국(Twilight Imperium)

안녕하세요~~~~ 서로 공감하고 통하는 분당 모임 - 공통분모 제프리입니다.

예전에 공통분모 100회 기념 모꼬지를 갔다가 거기서 야심차게 꺼낸 여명의 제국...... 그때 룰 설명 듣다가 정신차려보니 오전 11시였던 그 게임. 참고로 룰 설명은 새벽 4시에 시작했는데 그때 제가 룰 설명 듣다가 졸아서 그냥 저 빼고 했다는 그 게임을 이제서야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그 때 1라운드만 하고 다들 쓰러졌다고 하던데요....(이건 비밀입니다.^^)

제 기억에서 이런 무시무시한 악명을 가지고 있는 이 게임을 타파해보고자 야심차게 정예 멤버들이 의기 투합을 했고 오늘 이 자리에 함께 모였습니다. 누군가 10점이 되기 전까지는 저 문 밖을 나가지 않는다는 굳은 결의를 가지고 저녁 7시 30분 룰 설명이 시작되었습니다.

모든 보드게임 룰이 그렇지만 룰 구조 자체는 간단합니다. 그에 딸린 잔룰이 많아서 그렇죠.

룰 설명이 1시간 가량 되었는데 다들 게임 마스터이셔서 이해가 빠르셨습니다만, 저는 이상하게 이 게임은 잘 이해가 가지 않아서 되묻고 되묻고 ㅠㅠ 죄송합니다. 의성님 저 때문에 고생 많으셨어요 ㅎㅎ

여명의 제국의 룰은 다음과 같습니다. 잔룰이 상당히 많이 부가되지만 후기를 읽는데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만 적고자 합니다.

전략 페이즈 때 자신이 이번 라운드 중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을 정합니다. 그리고 누군가 이 역할을 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차례로 명령토큰을 하나 지불하고 2차 혜택을 받습니다. 푸에르토리코랑 비슷한데 다른 점은, 정작 역할을 수행한 사람은 2차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1. 의장되기 : 카드 가져올 때, 의장(다음 라운드 선) 마커를 가져오고, 2차 혜택을 공짜로 받습니다.

2. 외교 : 상대방이 나를 공격하는 것을 막습니다

3. 정치 : 법안을 상정합니다.

4. 병참 : 명령토큰을 4개 받습니다.

5. 무역 : 모든 플레이어가 자원거래 계약을 맺도록 하거나, 아니면 기존 계약을 전부 취소합니다.

6. 전쟁 : 활성화한 지역의 토큰을 가져와서 다시한번 더 행동할 수 있습니다.

7. 기술 : 기술을 공짜로 하나 추가합니다.

8. 제국선언 : 승점 2점을 추가하고 공동목표를 하나 공개합니다.

모든 사람이 8가지 역할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실행 페이즈로 넘어갑니다.

실행 페이즈는

1. 액션카드 사용

2. 전략페이즈때 선택한 역할 실행(라운드 중에 반드시 한번은 해야 함)

3. 자신의 유닛이 있는 두 지역을 활성화하고 서로 유닛교환을 한 후에, 한 지역에서 생산 --- 한마디로 유닛 재배치

4. 한 지역을 활성화하고 그 지역으로 인접한 지역에서 유닛을 모두 이동 --- 한마디로 전쟁

(다만 이동 시 활성화된 지역의 유닛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이동 불가)

실행 페이즈는 몇번이건 명령토큰이 허용하는대로 할 수 있고 모든 사람이 패스하면 다시 전략페이즈부터 반복합니다.

룰은 무지하게 간단한데 막상 해보니... 하고 싶은대로 계속하니 1라운드가 질질질질질질질질질...... 아마 제가 해본 게임 중에 1라운드 도는데 제일 오래걸린 게임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의 시작행성과 종족 능력, 유닛능력치 정보>

저의 종족의 특수 능력은 한 지역 당 함대 보유 제한보다 한 대를 더 보유할 수 있고, 무역상품 2개로 공격력 +1을 할 수 있습니다. 이거..... 대놓고 저보고 전쟁하라는 소리 같은데요^^

<전체 지도>

저 사진이 보기에는 작게보여도 실제로는 엄청나게 큽니다. 지도를 커버할 테이블이 없어서 바닥에다 깔고 플레이를 했습니다. 덕분에 제 무릎과 허리는 아작이 났는데 그건 다음날에 알게된 사실이고요 ㅎㅎ 맨 아래쪽 6시방향이 저의 시작행성계입니다. 노란색 테두리가 그려진 행성계가 각 종족의 시작 행성이고요. 저를 기준으로 시계방향으로 8시 B님, 10시 L님, 12시 의성님, 3시 원짱님 이렇게 배치되었습니다.

저는 전투능력에 특화

B님은 기술개발에 특화

L님은 액션카드 사용에 특화

의성님은 무역능력에 특화

원짱님은 외교능력에 특화

<1라운드>

맵의 거대함이 조금 느껴지십니까? 룰설명 끝나고 맵 세팅이 끝나자 9시30분,,,,, 집에 갈수 있을까 점점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만......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아니다. 큰일납니다 요즘같은 시대엔요. 얼른 집어 넣어야 합니다. 와이프한테 혼납니다, 집에 일찍 들어가야져.

어쨌거나 초기 세팅이 다 끝나고 게임 START~~~!

<3라운드>

3라운드 전략페이즈 끝난 후, 실행페이즈 직전 단계입니다. 1라운드와 2라운드는 비교적 평화롭게 흘러갔습니다. 각자 자기 앞마당에 있는 행성계를 먹고 함대를 생산한 후, 기술을 업그레이드 하기 시작했습니다. 검은색인 저는 다행이 앞마당에 2행성계가 두개나 있어 풍족하게 시작한 반면 보라색 B님은 남들보다 행성계가 하나 부족하여 고통을 받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B님의 종족 능력으로 남들보다 적은 자원으로 기술 업그레이드가 빨라서 충분히 위협적이었습니다. 이분이 자원까지 풍족했다면..... 후덜덜

어쨌거나 시간은 흘러흘러.........중략하고

저에게 있어서 중요한 분기점 중은 2라운드 무역협상이었습니다.

일단 제가 보기에 보라색인 B님은 무조건 파란색 L님이나 검은색인 저를 침략해 들어올 것이 뻔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B님의 의향을 떠보기 위해 2라운드 무역 협상 때 저와 자원거래를 하면 공격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협상을 시도했습니다. B님은 일언지하에 거절, 저는 할 수없이 초록색 원짱님과 협상을 하였고, 암묵적인 군사 경계선을 그었습니다. 원짱님과 저 사이에 있는 2행성계를 내어드리고 저는 1행성계 2지역을 먹는 조건이었습니다. 동일한 2행성계지만 지역이 더 넓은 제가 불평등한 조약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것이 저는 원짱님께 자원 1을 드리는 대신 저는 원짱님으로부터 자원 2개를 받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서로 윈윈한 것이기도 합니다.

한 플레이어 당 두 개의 무역 협상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다른 한 플레이어를 더 물색해야 했었는데 저는 먼저 L님과 접촉을 시도하였습니다. 적의 적은 친구라고 하면서 B님이 저나 L님을 칠 가능성이 높으므로 서로 동맹을 맺자고 제안했으나 L님은 저를 내치고 B님과 무역 협상을 맺었습니다. ㅠㅠ 그래서 할 수 없이 저는 저 멀리 노란색 의성님께 제 행성 근처에 있는 웜홀을 타고 혹시라도 B님이 의성님 앞마당 행성으로 넘어갈 수 있으니, 저와 무역협상을 통해 군사적 동맹을 제안하였습니다. 의성님은 저에게 자원 3을, 대신 저는 B님이 웜홀을 타지 못하게 막아야 하였습니다. 플레이어가 5명이다 보니 판세가 복잡해졌습니다만, 확실한 건 단 하나! B님은 저를 공격할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3라운드 시작하자마자 B님과 가장 가까운 행성계를 비우고 들어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비워놓아도 자원 수급은 되기 때문에 그걸로 본진에다 잔뜩 함대를 건설했습니다. 3라운드부터 전우주에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3라운드 중>

아니나 다를까 올 것이 왔습니다. 보라색 B님께서 액션카드를 활용하여 이동력을 +1 한다음 쳐들어왔습니다. 남들보다 부족한 자원량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침략이 필수적이었을 것입니다. 파란색 L님 아니면 검은색 저를 침공해야 할 것인데, L님과 무역협상을 맺은 것을 보니 아무래도 제가 더 만만하게 보였나봅니다. 허허....... 응징을 가해야지. ㅋㅋㅋㅋ

저는 무역을 잡고 각 협상으로부터 무역 상품을 끌어모아 8개를 만들었습니다. 역할 보너스 3개에 원짱님으로부터 2개, 의성님으로부터 3개, 왜냐하면 저의 종족 능력이 무역 상품 2개당 주사위 눈 +1 보정이므로 무역상품은 매우 중요했습니다.(라고 쓰고는 우주 깡패........) 그리고는 B님의 얼굴을 살짝 살피는데 뭔가가 있습니다. 아까 악마에게 털리던 그 잊을 수 없는 눈빛이었던 것입니다. 아......뭔가가 있어. 이분 뭔가 전략을 가지고 있다는 불안감에 견딜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코앞까지 대놓고 쳐들어온 대규모 함대를 놔둘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라운드에 이 행성에다 보급기지를 건설할 텐데 그렇게 되면 다시 수복하기가 굉장히 힘들어집니다. 왜냐면 저는 총 5행성인데, B님은 6행성..... 생산력에서 밀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상 외의 사건이 터집니다.

<3라운드>

저 멀리 1시방향에서 원짱님과 의성님의 한바탕 큰 싸움이 벌어진 것입니다. 둘다 8행성을 차지하고 있었고 둘 사이에 놓인 2행성계의 이권을 가지고 전쟁이 터진것입니다. 의성님과 원짱님 모두 저의 동맹이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안타까웠지만 저는 일단 어느분도 도와드릴 수 없다는 중립 선언을 하였습니다. 이 전쟁에서는 의성님이 승리하셨고, 후기를 쓰면서 이 전투야 말로 게임의 승패를 결정한 중대 분수령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 전투의 승리로 말미암아 의성님은 가장 많은 10행성계를 거느리게 되면서 막강한 자원력과 영향력을 행사하실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승리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강려크한 응징이 B님에게 가해졌습니다. 저는 전군 총 동원령을 발동하여 빼앗긴 행성을 되찾기 위해 공격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 때, B님의 히든 카드가 터졌습니다!

신속 퇴각, 즉 모든 함대가 비어있는 행성계로 퇴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정신이 혼미해졌습니다. 이런 젠장, 제가 전군을 끌고 왔는데 제 후방으로 침투한 것입니다. 바로 제 시작 행성 말입니다!!!!!!!

전군을 안 끌고 왔더라면.....

단 한대라도!!!!

단 한대라도!!!!! 함선을 놔두었다면.......

자책은 소용없었습니다.

위 사진은 제가 전투에 이긴 후 사진이지만 보시는 바와 같이 제 시작 행성과 그 위에 행성의 우주공간은 텅텅 비어있습니다.

사악한 악마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폐소 공포증의 기억이 저를 산산히 훑으면서 정신이 멍해지는

그 순간!!!!!!!!!!!!!!!!!!!!!!!!!!!

(폐소공포증의 기억이란 앞전의 게임 후기를 참고해 주세요)

http://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5896&tb=community_post&id=&delivery=0&pg=1&game_id=&start=&b_category=&game_category=

구세주 원짱님이 떡!!!!!!!!

사보타지 카드를 발동하여 B님의 신속퇴각을 취소시켜 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전투에 돌입! 저는 모아두었던 무역상품을 갈아넣으며 주사위 보정을 받아 보라색 B님의 함대를 전멸시켜버립니다. 나중에 게임이 끝나고 안 사실이지만, B님의 비밀 미션 중에 상대 시작 행성계를 점령하는 미션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를 선택한 것이었고 L님은 중간에 성운(빨간색 테두리)이 있어서 이 전략을 실행하기가 어려웠다고 합니다. 어쨌든 성공하였다면, 신화를 썼을 이 전략이 장렬히 산화하고 말았습니다.

후기를 쓰면서도 참으로 B님의 전략이 대단했었다는 것이 새삼 느껴집니다. 사실 당하는 입장에서는 어안이 벙벙해지는 일이지만, 제가 전 함대를 끌고 그 자리에 오리라는 생각을 예측하고, 그 다음 수를 미리 세워 놓았다는 것입니다. 한 가지 예측 못한 것은 원짱님이 그걸 취소시키리라고는 생각 못한 것이 흠이었지요. 아마 원짱님은 가뜩이나 중요 전략 요충지를 의성님께 뺐겼는데 강력한 동맹군인 저마저 B님에게 탈탈 털리면 가망없다 생각하고 저를 도와준 것일지도 모릅니다만, 이건 후기를 쓰는 이 시점에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 나중에 여쭤봐야지요. 왜 도와주셨지???

하여튼, 저는 이 전투로 인해 B님은 게임 내내 고통을 받게 됩니다.

이제 4라운드에 접어들었습니다. 시간이 이미 새벽 1시......그러나 다들 시간 가는 줄은 모르고 열심열심 ㅎㅎ

B님은 남들보다 두배는 앞서는 기술력으로 워썬을 만들고 PDS도 보강하여 저의 보복 공격을 방비합니다. PDS는 전투가 시작될 때, 먼저 대공포 사격을 하는 유닛이고, 워썬은 여명의 제국 궁극의 무기로써 공격 시 주사위 3개를 굴립니다. 보통 함대당 주사위 1개에 명중률 20-30%, 전투순양함이나 되야 50% 명중률을 가지는 데 비해 이건 주사위 3개고 각 주사위마다 명중률 70% 입니다. 실로 가공할 무기.........

그런데 갑자기 L님이 웜홀을 타고 제 앞마당에 나타났습니다. 병학님이 액션카드로 저의 대함대가 머무른 행성계를 활성화시켜 움직이지 못하게 해놓고 비어있는 공간에 L님이 침투한 것입니다. 이런....... B님과 L님은 동맹임이 틀림없습니다. 원짱님은 거리가 2인 관계로 도와주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저는 다급한 나머지 도박을 시도합니다. 시작행성에 있던 디스트로이어와 크루져 각각 1대씩만을 를 끌고 싸우러 갔습니다. 디스트로이어는 전투기와 싸울 때 먼저 선제공격이 가능한 특수능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어보였습니다. 서로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주사위의 신은 저에게 웃어주었고(는 거짓말이고, 무역상품을 다 갈아넣었습니다 ㅎㅎ) 저는 이제 전쟁광 제프리, 우주 깡패 제프리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이제 5라운드입니다. 현재까지 형세를 놓고 보자면 노란색 의성님이 11행성계를 거느리면서 압도적으로 달리고 있었고, 그 뒤를 원짱님이 막 10행성계를 확보하면서 2위, 제가 9행성계로 3위, L님이 6행성계로 4위, B님이 5행성계로 5위를 달리고 있지만 이는 자원 수급량 순위이고 영향력으로는 중앙의 행성을 워썬으로 확보한 B님이 선두를 달리고 있고 2위로 L님이 달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게임의 승패는 승점을 누가 먼저 얻느냐로 결정이 나기 때문에 아직은 모릅니다. 지금 5라운드 5시간 넘게 했는데 이제 겨우 B님이 4점 달성했습니다 ㅠㅠ

어쨌든 절묘하게 밸런스가 맞아 들어가는 시점에서 다시한번 전운이 감돌기 시작합니다.

보라색 B님이 워썬을 확보한 채 중앙으로 진출을 시도한 것입니다. 저는 방해공작으로 인해 지금 몇라운드 째를 발이 묶여 있는지를 모르겠습니다. 다들 저의 황금함대를 무서워 하여 계속 활성화를 시켜 놓네요 ㅠㅠ에구에구

파란색 L님도 서서히 중앙으로 진출을 확보하고자 하고요. 노란색 의성님과 초록색 원짱님은 한판 대규모 전쟁으로 붙을 것만 같습니다.

그런데 저의 예상을 깨고 여명의 제국의 수도 최중심부에서 우주 대전이 펼쳐집니다. 노란색 의성님이 여기 수도 확보에 모든 물자를 다 쏟아 부은 것입니다. 서로 워썬을 끌고 왔고 피터지는 전투에서 최종 승자는 의성님!!!!!!!!

이제 저는 의성님의 의향대로 B님에게 강력한 응징을 가합니다. 저 뒤끝있는 남자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로써 B님은 멸망 테크를 타게 되셨습니다. 전투기를 앞세워 PDS 몸빵을 하고 전쟁 역할을 잡아서 한 라운드에 두번 이동이 가능하게 하여 순식간에 B님의 시작행성을 점령하였고 초토화를 시켜버립니다. PDS로 최대한 피해를 주고자 하지만 압도적인 물량에는 당할 자가 없습니다 ㅎㅎ

막강한 군사력 앞에 원짱님도 이제는 저와 군사동맹을 끊어야 겠다고 생각하셨는지 무역협상을 철회 하시고 소수 병력으로 저의 빈 행성들을 털기 시작하셨습니다. 뭐 예상 못한 바는 아니었기에 그냥 넘겨 드리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훨씬 원대한 꿈을 꾸고 있었거든요 ㅎㅎ

이제 의성님은 12시 파란색 L님에게 2개의 행성계를 빼았겼고 동시에 원짱님으로부터도 2시방향 2개 행성계를 빼았겼습니다. 순식간에 사면초가가된 의성님께 저는 손을 내밀었고 무역 상품을 넘겨주면 그걸 공격력으로 바꿔서 L님을 뒤에서 공격해 드리겠다. 그리고 본진에서 생산한 병력으로 원짱님을 최대한 괴롭혀드리겠다고 약속하고 무역 거래 및 상품을 공짜로 넘겨 받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다른 목적이 있었죠 ㅎㅎ 사람은 믿을만한 동물이 못됩니다.

이 시점에서 승점현황은 의성님은 7점, 제가 6점, B님이 6점, 원짱님이 3점, L님이 1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의장이었기에 이번 턴 선......

저의 마지막 계획은 황제를 암살하고 제국을 선포하는 것이었습니다. ㅎㅎ 저는 그동안 미리 게임을 빨리 끝내고 싶다는 핑계를 대면서 의성님께 최대한 무역상품을 많이 뜯어내었습니다. 의성님은 현재 시작 행성까지 원짱님께 뺏긴 터라 저의 도움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저의 비밀 미션은 중앙 수도 행성을 점령하고 우주선창 건설 및 6개의 지상군을 배치하는 것이었습니다. 지상군은 수송하면 되고, 우주선창은 바로 이동시킬 수 있는 액션카드와 이동력 +1을 해주는 액션 카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8번 제국을 선포하면서 침공을 하면 다음 라운드에 무조건 게임을 종료시킬 수 있었습니다. 저 대규모 함대를 보십시오...... 양쪽에 나누어져 있는 저 검은 함대 모두가 다 중앙으로 몰려갼다고 생각해보시면 아마 제가 무조건 이 게임의 승자가 되리라는 것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사보타지도 한장 가지고 있었고요.

그러나...... 그러나!!!!!!!! 제가 공격을 선언하기 직전!!!!!! 배신하기도 전에........ 의성님이 숨겨둔 비밀 미션을 성공시키면서 게임이 끝나게 되었습니다.

한 턴만 더!!!!!!

진짜 이걸 외치고 싶었습니다. ㅎㅎ 알고 보니, 수도를 점령하고 선창을 건설하면서 함대를 4척 이상 보유가 비밀 미션이셨습니다. 배신의 칼을 꺼내들었다면 성공하든 실패하든 웃음을 줄 수 있었을 것인데 말이죠. 지금까지 의성님이 저에게 준 무역 상품들이 고스란히 자신에게 칼로 돌아올 때..... 배신의 아픔이 몇 배 배가될 터인데 참 아쉽습니다. ㅎㅎㅎ

총평)

이번 게임이 끝나자 매우 아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저라면 봉인해놓고 다시는 꺼내고 싶지 않은 게임입니다. 한 번 해본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7시30분에 룰설명으로 시작한 게임이 끝나고 보니까 새벽 3시...... ㅎㅎ 너무나 긴 플레이타임과 종족마다 다른 능력 및 다른 여타 워겜이 그렇듯이 이동과 전투에 대한 잔룰이 많습니다.

그로인해서 돌리기가 무척 힘든 게임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한번쯤은 해볼만한 게임이라고도 생각됩니다. 다른 전략게임에 비해서 고려해야 할 변수들이 많고 실제 유닛 운용이 병법하고도 비슷합니다. 왜냐면 상대편이 AI가 아닌 사람인데다가 1:1이 아니라 다수이다 보니 얼키고 설키고 복잡한 관계가 형성되는 것 또한 맛입니다. 아무래도 그러한 점 때문에 플레이 시간이 길어지게 되지만 동시에 장점인 것입니다. 또 동맹과 배신이 자유롭고 조공을 적당히 받을 수도 있어서 지금까지 해본 게임 중에서는 가장 자유도가 높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국가를 운영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고요.

위와 같은 이유로 개인적인 평점으로는 3점 입니다. 평점이 너무 짜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어디까지나 주관적이기 때문에 혹시 여명의 제국을 좋아하시는 분이 이 후기를 읽고 계시다면 양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에게는 플레이 시간이 너무 많은 감점요소네요 ㅎㅎ 이해해 주세요^^

P.S)

번개에 참여해주신 원짱님을 비롯한 번개 멤버 모두에게 감사말씀드리며, 특히 원짱님이 아니었다면 이런 게임은 돌리지 못했을 거 같아요 ㅎㅎ 그리고 룰 설명해주시느라 수고해주신 의성님께도 감사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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