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오스트리아 호텔 개봉기
블로그에 쓴 개봉기를 복붙했습니다(...) https://blog.naver.com/jennysinne/222876578116
드디어 그랜드 오스트리아 호텔이 왔다.
출시 할인이 14일까지였는데 월급날이 13일이라 13일 밤에 부랴부랴 주문했다...
아그리콜라와 같이 샀는데 주문한 바로 그 순간부터 매일매일 네이버에서 배송조회를 눌러댔다. 아마도 소비로 인해 얻는 행복감의 80%이상은 이 기다리는 시간이 아닐까 싶다.
퇴근한 아부지가 현관문 앞에 놓인 택배박스를 들고 들어왔다.
"이거 누구 택배야?"
"헉, 그거 내 택배야!!!!!!!"
영롱한 자태...
왠지 모르게 킹받는 표정을 한 중년의 신사와 눈이 마주친다.
Simone Luciani & Virginio Gigli
드디어 말로만 듣던 시모네 게임을 사봤다.
나는 덕질할 때 시초 내지는 원조라 불리는 것들을 꼭 경험해보려고 하는 사람인데, 검색해보니 시모네의 첫 게임이 마르코 폴로고 두번째 게임이 이거더라. 마르코 폴로는 한국어본을 구할 수 없으니 사실상 구할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시초에 가까운 게임인 것.
(라고 여기까지 쓰고 곰곰 생각해보니 르네상스의 거장들을 사긴 했었구나. 하지만 이건 방출했다.)
시모네, 이 주사위 덕후 아저씨.
어쩌면 6면체 주사위라는 단순한 도구 하나로 그런 기막힌 메커니즘들을 고안해내는 건지.
보드게임 작가라는 사람들을 정말 신기한 사람들이다.
열어보면 구성물이 보인다.
저 디저트 큐브...와인, 커피, 슈트르델, 쇼트케이크라고 하기에는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 비주얼이라 많은 분들이 자체적으로 컴포넌트 업그레이드를 하시는 것 같더라.
그러나 나는 그럴 돈이 없으므로 패쓰.
구성물들.
펀칭보드 3개에 카드 100장 정도면 무난하다.
무난하다는 뜻은 펀칭하고 슬리브를 씌울 때 영화를 틀진 않을 거라는 뜻이다.
슬리브는 하비게임몰 프리미엄70 6193 제품을 씌웟다. 카드 자체는 흐물흐물하고 연약하다. 슬리브를 씌우다가 한 두개 꾸길 뻔해서 식겁했다.
디저트 큐브는 종류별로 분류하여 일회용 플라스틱 소스통에 나눠 담고 방 토큰은 다이소 반찬통에 나눠 담았다.
방 안 풍경이 조금씩 다른 게 너무 귀엽다.
차곡차곡 정리하면 쏙 들어간다.
규칙서를 보니 배경이 19세기 초 프란츠 요제프 1세 재위 기간의 오스트리아 빈이란다. 오스트리아 빈인 건 알고 있었는데 프란츠 요제프 1세의 재위기간인 것까지는 몰랐다. 그런데 잠깐만, 프란츠 요제프 1세? 그 시씨의 남편?
검색해보니 맞다.
내 머릿속의 프란츠 요제프 1세는 민영기인데...(대충 태조왕건이 최수종인 것과 비슷한 이유다)
아무튼 같이 주문한 아그리콜라와 같이 보드게임 책장에 꽂아두니 마음이 훈훈해진다.
아그리콜라는 15주년판이 나온다길래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15주년판 박스 디자인이 그닥 취향도 아니고, 클레멘스씨가 그림을 맡아주신 게임들은 다 저런 식으로 박스 외관 디자인 틀이 같은 것이, 조로록 꽂아두면 요단강과도 같은 심리적 안정감이 생길 것 같아서 그냥 지금 나와있는 일반판으로 샀다.
아그리콜라도 처음으로 산 우베 게임이다.
(보난자를 제외하면) 이 아저씨의 첫 히트작인 아그리콜라(그놈의 시초 집착).
내일 친구 만나는 데 어서 플레이해보고 후기를 쓰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