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보드게임 여정 돌아보기

598 조회

2024.07.06 13:19

여기 계신 많은 분들 모두,

각자 보드게임에 입문하신 계기,

보드게임의 의미, 보드게임 취향

모두 다르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일개 보드게이머이고

취미가 된지는 아직 1년도 안된 보린이(?) 라고도 볼 수 있지요

돌이켜보면, 제 보드게임 여정에 있어서 생각보다 많은 변화들과

또 많은 은인들이 있어, 스스로 기억하고자,

그리고 각자 삶을 살고 계신 여러분들도 '내가 이렇게 보드게임 시작했었었지'라고

사색에 잠기시라고(?) 주저리를 몇자 적어봅니다

어릴때 가끔 달무티, 다빈치코드를 하긴 했지만

보드게임이라고 느꼈던것 같진 않습니다.

그냥 '놀이' 의 일종.

뭔가 전자 게임의 하위 호완이라고밖에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드게임 카페에서 알바를 하던 친구가 카페로 초대를 해주었고,

그 곳에서 크로싱, 디셉션, 사보타지, 텔레스트레이션, 돌팔이약장수..등

흔히 '파티게임'이라 불리는 게임들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아 이게 매력이구나, 이게 뭔가 다른 형태의 즐거움이구나를 느끼게되었습니다.

곧이어 지인을 통해 접하게 된 [윙스팬]은 보드게임의 깊이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보드게임에 대한 관심을 보이자, 아는 형님께선 [마라카이보]와 [듄 가문의비밀] 밀봉을 선물해주셨으나,

대학 졸업을 앞두고 취준이라는 벽에 부딪혀 게임들은 뜯지도 않은 채 책장 한 구석에 박히게 되었습니다.

길어지는 취업 준비 기간,

번번히 빠져나가는 돈과 지쳐가는 멘탈.

책장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두 보드게임들은 저에게

비상금 그 이상도 아니었습니다.

부피가 크니까 좀 비싸게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저정도면 자소서 쓸때 카페 커피값 정도는 되지 않을까 하여

중고나라, 장터, 여기저기 기웃거리게 되었고

결국 보드라이프까지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빨리 팔고 싶은마음에 장터를 들낙거렸고,

마침내 연락주신 한분이 계셨습니다.

하지만 그분은 정작 보드게임도 뜯지않고, 해보지도 않은

일반인이었던 저를 의아하게 보시며,

오히려 팔지 말고 해보라고 권해주셨습니다.

(물론 듄은 팔라고..)

그렇게 인연이 되어, 보드게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것저것 지도를 해주시는 스승님(?)이 생기게 되었답니다.

실제로 만나 처음으로 제대로 돌려본 전략게임인 [쇼군]은 일반인이었던 저에겐 너무나도 강력한 자극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서서히 보린이로써 나아가게 되었답니다.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힘들었던 제 일상에, 보드게임은 숨을 돌릴 수 있게 하는 쉼터이자, 친구들과 더 많이 모일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되어주었습니다.

스승님의 길잡이를 통해 최대한 좋은게임들을 많이 선택할 수 있었으며,

조금씩 책장에는 보드게임이 책을 밀어내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젠 플레이에 그치지도 않고, 제작까지 관심을 갖게 되었고

PNP공모전 후보, 코리아보드게임즈 1차심사 통과(2차심사 탈락)에 그쳤지만,

반년밖에 안되었던 보린이에게는

누군가 내 게임을 해주고, 후보로 올려주었던것만으로도 너무나도 큰 감동 이었습니다.

남들이 다 쓸데 없다하는 보드게임 지도사 자격증..까지 따기도 할정도로 보드게인에 대한 열망이 점점 커져갈 무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