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

블로그

쪽지

1830, 정말 정말 재미있습니다! 길긴 하지만...

2,057 조회

2016.06.08 00:49

안녕하세요 Deep입니다.

최근에 보라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게임 1830돌려보고 한번 리뷰적어볼까 싶네요.

간략 소개

일단 이 게임은 프랜시스 트라샴 작가가 1829를 맨처음에 만들고 그 다음에 1830을 만들고나서 그게 히트치는 바람에 여러 작가들에게 영향을 줘서 18XX라는 하나의 장르를 개척했던 굉장히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라고 아는 척을 잠시 해보네요. 1986년도에 출시되었으니 30년전 작품입니다.(헉). 사실 저는 딱한개 1830만 해봐서 다른 것과 비교는 못하겠습니다. 허허.

배경은 미국의 1800년도 이른바 철도의 시대라고 불릴만큼 철도가 뻗어나가기 시작했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도는 미국 북동부 지역을 다루고 있죠. 보통은 뉴욕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컴포넌트

보통 컴포넌트 언급 잘 안하는데, 잠깐 언급하자면, 보드판은 되게 예쁩니다. 색감 좋고요. 철도 타일은 굉장히 두텁고 펀칭이 잘됩니다. 맘에 듭니다. 각종 토큰들은 너무 작아서 조금 맘에 안들때도 있긴하지만, 기능적입니다. 돈은 좀 그렇습니다. 게임하다보면 주로 카지노 칩을 이용하게되는데, 그래서 그런지 돈이 느낌이 좀 맘에 안듭니다. 문득 드는 생각이 재판하면서, "야 얘네들 어차피 카지노 칩 쓸거야. 돈쓰지 말자." 이러지 않았을까 혼자 망상해봅니다. 플텍하면 되긴 하겠지만, 사이즈가 마땅치도 않아서 주로 다들 카지노칩을 구해서 하시더군요.

보드판입니다. 미국 북동부 지역입니다.

철도 타일입니다. 두툼하니 좋아요.

룰북

룰북은 잘 쓰여있습니다. 게임의 난이도에 따라서 입문 게임, 베이스 게임, 클래식 게임 순으로 조금씩 난이도를 높여가며 배울 수 있고, 룰북의 절반 가량은 추가로 적용할 수 있는 부가 룰과 시나리오가 포함되어있어서, 베이스 게임이나 클래식 게임에 질렸다면, 추가적인 시나리오를 적용하여 또 다른 느낌으로 해볼 수 있습니다. 리플레이성을 높였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룰북은 번호와 여러 기호들로 구조적으로 잘 쓰여져있습니다. 예시들도 적절하게 되어있고요. 그래픽적인 부분이 약간 부족한 생각은 들지만(줄글로 죽죽 적혀있단 뜻이죠) 괜찮은 룰북이라고 생각됩니다. 두껍긴 합니다. 48페이지...

게임의 내용

잠깐 게임의 내용 소개를 하겠습니다.

게임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주식 라운드와 운영 라운드로 나뉩니다.

그걸 번갈아가며 게임이 끝날때까지 반복하는거죠.

간단히 이 게임의 핵심과 엮어서 각 라운드의 역할을 소개하자면

주식 라운드 : 이 게임의 철도회사는 총8개 입니다.

각 철도회사의 주식을 살 수있습니다. 주식은 10%단위로 되어있죠.

한 주씩 사다가 한 회사의 주식이 60% 이상 팔리게 되면 그 회사는 출범합니다.

운영 라운드 : 출범한 회사만 운영라운드를 진행합니다.

각 회사는 한턴에 한 개씩 철도 타일을 놓습니다.

그렇게 놓은 철도 타일로 인해 도시를 연결시키고 연결된 도시를 운행하는 걸로 돈을 법니다.

번 돈을 주주가 나눠먹죠.

그런식으로 계속 반복됩니다. 회사 운영해서 돈을 벌고(운영라운드), 번 돈으로 주식을 사서 출범시키고(주식라운드), 회사를 운영해 돈을 벌고(운영라운드), 주식을 사고(주식라운드).....

게임의 끝은 은행 돈이 떨어지면 끝나고, 돈이 가장 많은 사람이 승자가 됩니다.

게임의 포인트

위와 같이 결국 돈벌어서 이기는 게임인데, 좀 특기할만한 것들이 있습니다. 일단 주식이 포함된 게임인데, 그게 어떻게 작용하냐하면, 일단 회사는 어떤 특정 플레이어 소유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대주주(가장 주식을 많이 들고 있는 한 플레이어)의 소유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대주주는 주식 보유 숫자에 따라서 굉장히 유동적입니다. 내가 어떤 기업을 운영한다고 해도 그건 내가 대주주여서일 뿐이지 중간에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각 철도 회사는 기차를 소유하게 됩니다. 그건 그 철도 회사의 소유이지 플레이어의 소유가 아닙니다. 그리고, 그 기차들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옛날에 구입한 기차들은 사라지게 됩니다. 그래서 철도 회사는 항상 소유한 기차가 사라질 것을 대비해서 회사내 보유금을 비축해놔야하는거죠.

보유금은 어떻게 버느냐? 운영라운드에서 수익이 발생할 때마다 사실 주주가 바로 배당받는 것이 아니라, 매번 수익이 발생할 때마다 대주주가 결정하게 됩니다. 그 수익을 회사 보유금으로 비축할지, 주주에게 배당을 할지.

자.. 위 두가지 것을 연결시키고, 각 플레이어는 항상 개인의 최대 이윤을 쫓는다.. 이런식으로 연결시켜보면 이런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내가 대주주일 때 모든 수익을 배당해서 대주주인 내가 내 배를 불리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기차가 사라져버리기 직전에 내 보유 주식마저 팔아서 돈으로 바꾼 다음에 보유금도 없고 기차도 없는 깡통 회사를 두번째 대주주에게 넘긴다."

이렇게 깡통이 되어버린 회사를 물려받게되면 심지어 기차마저도 없는 회사를 운영하는 대주주는 자기 사비를 털어서 깡통회사에 기차를 사줘야합니다(!)

자.. 그래서 제목의 robber baron, 악덕 자본가 이라는 표현이 왜그런지 알 수 있습니다.

회사가 어떻게 되건말건 내 배만 불리면 되는거죠. 으허허허허.

장점

"장점은 운영라운드도 재밌고, 주식라운드도 재밌습니다. 재밌는게 장점"

운영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비싼 도시들을 연결시켜 수익을 뻥튀기 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 꽤 재미있습니다. 이리 저리 꼬여있는 철로를 보며 연결하는건 퍼즐 같기도 하고, 아직은 연결안되어있던 도시들을 철로를 놓음으로 인하여 두 도시를 연결시키고 그에 따라 수익을 얻을 때면 뭔가를 키워나가는 재미. 황량한 보드판위에 점점 철로들이 건설되어가는걸 보는 재미 그런 것들이 운영의 재미입니다.

자꾸 시대의 흐름에 의해 사라져가는 기차들 때문에 점점 더 좋고 비싼 기차들을 구매해야하는 압박감. 기차가 사라져버리는 위기가 닥쳐오는 시점 앞에서 배당을 할것이냐 회사 보유금으로 밀어넣을 것이냐를 고민하는 갈등.등이 있죠.

주식라운드에서는 어떤 회사가 잘 나가고 앞으로 수익을 많이 창출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서 그 주식을 재빨리 구입. 내가 대주주가 되어 직접 큰 그림 그려가며 운영하거나, 그게 아니면 비록 대주주는 아니더라도 최대한 많은 배당을 받을 수 있도록 주식을 구매한다거나, 이미 성장동력이 끊겨가는 회사를 미리 알아채서 회사를 깡통으로 만들어버리고, 기차마저도 다른 회사로 팔아넘겨버리고, 보유한 주식을 다 팔아서 옆사람에게 떠넘겨버리를 작전을 고민한다거나 하는 식의 재미가 있습니다.(.....)

아울러 60%가 팔려야하긴 하는데, 돈이 부족하다면 남을 설득해서 회사의 미래를 보여주며 주식을 사라고 종용하는 등의 재미도 있죠.

"보십시오. 이 회사의 미래를! 철도도 지금 막 5링크짜리를 구매했다고요! 지금 아니면 주식 못삽니다. 얼른 사셔야함!"

단점

이 게임은 의외로 룰도 간단하고, 게임 자체는 쉽습니다. 다만 잘하기 어려울 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점이 있습니다.

"단점이 뭐야?"

"이 게임의 단점..... 사소한 요 정도 단점이 있겠네요. 플레이 시간이 좀 길고, 오래 걸리고, 짧지 않은거죠."

여태껏 4번정도 해봤는데, 일단 3시간 정도는 참 재밌습니다. 후딱 지나가버리죠. 나머지 시간들은 집중력 하락등의 이유로 좀 늘어진다 싶긴 합니다. 여태껏 4번 했을 때, 3시간 반 ,5시간, 4시간, 5시간 걸렸네요.

길긴 한데, 그래도 또 하고 싶긴 합니다. -_-;

기타

리플레이성이나 밸런스 문제로 보드판 뒷면의 1830+가 있습니다. 그리고 시나리오를 위한 별도 타일이 포함되어있습니다. 그런 타일들로 보드판위에 얹어서 보드판 자체를 바꾸는거죠. 일종의 확팩 개념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게 본 게임 구성물에 포함되어있으니 좋더라고요. 헤헤.

마무리

이 게임은 출시된지 30년 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세련된 매커니즘을 가지고 있습니다. 군더더기 없죠. 다만 길이는 좀 문제지만.. 전 사실 긴 게임 정말 싫어했습니다. 진짜로 "정말" 싫어했습니다. 2시간 넘어가면 싫어했었죠. 하지만, 최근 들어 두시간 넘어가는 게임들을 하게 되었네요. 황혼의 투쟁이나... 1830이나. 제가 정말 싫어하던게 긴 게임들이었는데, 이런 게임들은 해보고 나서는 긴 시간을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 이 게임은 그런 생각을 바꿀만큼 재미있습니다. 네. 정말 재미있어요. 한번 해보세요.

(좀 더 짧은 걸 원한다면 18AL이나, 1862도 있죠. deus님의 1862뽐은 여러 플레이어들에게 영향이 간 모양입니다. 으허허)

Deep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을 눌러주세요!

내용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