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np공모전 찍먹 (with 부산여성보드게임모임 Belle에서의 정기모임)
저희 모임은 현 시점 15인의 소규모 모임으로, 대체로 제가 플레이할 게임을 고르고 부족한 실력으로나마 룰마스터 역할을 맡으며 모임을 이끌어나가고 있는 편입니다.
그리고 저는 안 해본 게임이면 일단 마음이 설레는... 지갑의 동의를 받지 않은 신작러의 기질이 있는데요.
저희 모임이 시작된 게 23년 1월부터 해서 이제 장장 6개월째... 제가 가지고 있는 게임을 슬슬 올클에 가깝게 클리어해 나가고 계시는 저희 모임으로 보드게임을 처음 접하신 분이 계시는 현재.
슬슬 저는 고민이 들기 시작합니다. 대체 어떤 게임을 들고가면 모임원분들께 새로운 경험을 드릴 수 있지...?
(물론 이 고민은 새로 배운 게임을 알 것 같으면 게임이 끝나고! 또 다른 게임 하고! 다른 게임만! 하고! 하는 말을 들으면서 괜한 걱정이었군 허허허 헛웃음 지으며 끝맺게 되긴 했습니다.)
아무튼, 아직 고민을 하던 와중 그랜드 서퍼즈 게임 이미지를 보게 되었어요.
이 게임은 분명! 재밌다! 사실 재미 없더라도! 적어도! 예쁘다!(??)
그리고 사실 저는... 문구덕질을 꽤나 오래 했었는데요......
보통 문구덕이라면 펜에 환장을 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만년필에 손을 들이고, 취향에 맞는 잉크찾아 산만리 덕질과 만년필에 적합한 종이를 찾기위해 종이수집가가 되는 정해진 루트가 있는데요.
사실 전 십 몇 만원 짜리 만년필을 들고 졸다가 펜을 떨어뜨려 펜촉이 구부러져 사망하는 경험으로 만년필을 탈덕하고, 볼펜 외길만 걷다가 그마저도 나쁜글씨체 똥손이라... 그 결과!
탈덕하진 못했고! 인쇄 용지 덕질도 하기 시작했어요! 글렀어요!
그 결과로 저희 집에는 인쇄가 가능한 나름 고급용지가 깔려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룰루 이 게임은 무슨 용지로 출력하면 좋을까......?
(물론 최근 소유중인 프린터가 제품 및 잉크 단종 n년째로 재생잉크로 연명하다 그마저도 한계가 보여 무한잉크로 바꾼 뒤 오염이 되었는지 출력물에 종종 오염이 찍혀나오는 슬픈 결말을 맞게 되었습니다. 문구덕은 새 프린터를 지르고 싶습니다......)
아무튼 그런 사유로 Belle의 이번 주 정모에선 pnp공모전 게임 체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거부권은 드렸으나 행사하지 않으셨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게임 선정은 당시 모였던 인원수인 4인이 플레이 가능한 게임.
그중 평일 저녁동안 진행되는 짧은 모임시간 상 손에 먼저 잡히는(아무래도 디자인이 예쁘거나 명확한...) 4 게임이 되었습니다.
첫 번째 게임은 위에서 잠시 언급했던 그랜드 서퍼즈입니다.
이번 모임에서도 이 게임이 가장 호응이 좋았어요!
덱스터리티 주사위 튕기기 자체는 그냥 그랬습니다.
하지만! 물길 그리며 1등을 떨어뜨리고! 나는 위로 올라가고! 너무 신ㄴㄴㄴ나!!!!
게임 말은 주사위로 사용하다 너무 크다는 의견을 받아 마침 바로 옆에 있던 귀염뽀작한 커피러시 컴포로 대체되었습니다.
그나저나. 저희의 치열했던 견제와 생존의 몸부림들이 보이십니까......
게임이 끝날 시점에 마지막 줄은, 주사위가 몇이 나오던 다시 처음자리로 되돌아오게되는... 무한루프의 길에서 그저 다가오는 파도만 기다리게 됩니다.
(아니 판소에선 저런 클리셰가 터져도 어떻게든 길을 뚫던데? 왜? 나는? 올라가지 못하지?)
아무튼 정말, 너무 신나게 플레이했어요. 아마 어제 이후로 pnp 공모전 투표에 그랜드 서퍼즈 1위표가 조금 더 치고 올라왔다면 아마 그건 저희 모임원일지 모릅니다.
덤으로. 제 경우에는 접기 너무 힘들지 않으면서도 어느정도 뻣뻣함을 보유한 120g 무광 포토인화지로 출력했는데
70~90g 정도의 얇은 종이로 출력하면 쉽게 구겨져 수명이 게임 끝날때까지 버텨줄지 모르겠어요.
두번째로 진행한 게임은 보물찾기 였습니다.
아마 120g 백색 티라미수지를 사용했던 것 같은데 슬슬 가물가물해 다를 수도 있어요. 아무튼 펄지를 사용하여 반짝반짝 예뻤습니다... 뿌듯
괜히 제가 찔려서 하는 말인데, 사진에서는 글자가 식별이 전혀 안 되게 찍혔는데, 실물은 사이즈가 작아 글자도 작은 문제가 없진 않지만 꽤나 잘 읽힙니다. 집 프린터 해상도 나쁘지 않습니다...
게임의 가장 큰 아쉬웠던 점은, 카드를 몇차례나 섞고 다시 5x5로 재배열해야 하는데 pnp 1장짜리 공모전이라는 한계상 카드 사이즈가 너무 작았다는 거에요.
아마 가로 사이즈가 3cm가 조금 덜 됐던가? 로 기억하는데, 5cm 정사각 사이즈만 됐어도 조금 더 수월했을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도 화살표 방향으로 이어진 카드들 중 보물이 있을 것 같은 카드를 골라 뒤집는다는 아이디어 너무 좋았습니다.
보물을 찾지 못하면 다시 카드를 원상태로 뒤집기만 하여 메모리 요소가 더해진 것도 좋았어요.
단, 적어도 저는 메모리가 부족해(업그레이드 해주세요 하지만 너는 apple처럼 초기 메모리로 평생을 살아야 한단다) 그냥 바로 꽝으로 이어지는 카드만 머릿속에 넣어두는 플레이를 했습니다.
사실 성인끼리 보단 아이들과 함께할 때 더 좋은 게임이었던 것 같아요.
특히, 보물을 하나도 못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는 상태에서 누가 보물 3개째 획득이라는 종료트리거를 누르면 오히려 가지고 있던 보물을 하나도 없는 사람에게 나누어줘야 한다는 규칙...
너무 상냥한 거 아닌가요! 너무 귀여워요!
물론 저희는 보물 획득시 획득한 보물을 확인해도 된다 하고 했어서 기꺼히 꽝을 나눠주긴 했습니다!
제 생각엔 마지막까지 자기 보물이 어떤 보물인지 확인하지 못하는 쪽이 원작자의 의도였던거 같긴 해요!
세 번째 게임은 게임 오브 드론이었습니다.
사용한 종이는 큐리어스 메탈릭 메탈 아이스 골드. 메탈지답지 않게 가정용 잉크젯에서도 출력이 잘 되는 건 장점이지만 색이 좀 바래서 나오는게 아쉬운 점이에요.
플레잉 카드는 에어덱을 사용했습니다.
첫 플레이는 말을 아주 못하게 하진 않았지만 플레이에 직접적 힌트가 될 것 같은 발언은 금지, 드론과 목적지 위치는 랜덤 배치 규칙으로 했는데요.
가야할 루트가 너무 정해져있어서, 목적지를 하나로 하니 생각보다 너무 싱겁게 끝났어요.
그래서 두 번째 판을 진행했고, (하우스룰로)목적지를 두 개를 놓게 되는데요... 핸드관리에 실패한 사람들이 생겨나 처참히 패배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서로의 목적지가 어긋날 수도 있는 혼돈파괴의 두번째 게임이 훨씬 재밌었어요.
마지막 게임은 하트 여왕의 정원 익스프레스입니다.
이 게임은 포토 인화지에 손코팅지를 더해 보드마카로 그때그때 지워가며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어요.
개인적으로는 초반에 아무생각 없이 특수능력 위치를 배치했는데, 끝나고 생각해보니 마크를 하나 더 그릴 수 있게 해주는 특수능력을 어디 배치해서 어떻게 써먹는지가 꽤나 중요한 것 같았어요.
저는 무난한 롤앤라라고 생각하며 즐겁게 배치에 몰두했고, 롤앤라, 플립앤라이트 좋아하는 모임원 한 분의 반응은 꽤나 좋았는데,
이게 첫 이 장르 게임이었던 두 분은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건지...? 하는 느낌으로 플레이하신 것 같아서... 쬐끔 민망했어요.
덤으로 이 날 챙겨간 다른 게임으로는 조화로운 주사위, 컴뱃 쉽4가 더 있었는데...... 시간이 안 따라준 관계로 다 플레이 못해서 아쉬웠어요.
사실 어정쩡하게 1시간 가량 남은 해산까지의 시간 동안 하려면 할 수도 있었는데,
모임원 중 한 분이 기즈모를 못해봤다고 하시고 마침 모임 장소에 기즈모를 제가 가져다놓은 타이밍이라......
기즈모를 본래 규칙인 종료트리거 대신 시간제한을 두고 빠른 플레이를 했습니다.
그래도 또 언제 이렇게 국내 작가 분들의 pnp를 쫙 깔아놓고 플레이하려나 싶기도 해서 아쉽기도 해요.
마지막으로 모임 홍보타임 한번 가지고 갑니다......
가입: https://open.kakao.com/o/gu7XsUWe
문의: https://www.instagram.com/belles_boardgame
윗쪽은 가끔 올리던 옛날에 만든 홍보지이고, 아래는 오늘아침 심심한나머지 새 홍보지를 만들었습니다.
디자인쪽으로 제대로 공부해본적은 없는지라 그냥 맘 가는대로 배치했는데, 이번에도 뒤늦게 비율에 대해... 조금 더 신경썼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아무튼 Belle모임 관련 글은 오랜만인 것 같네요. 월에 한 번 후기글을 올리려 했는데, 제가 기력이 후달리는 나머지......
그래도 종종 모임했던 후기 가지고 오겠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