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이 나를 또 다른 취미로 인도하다.
패치워크는 제가 처음 이곳 보라에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주욱 2인플 추천 검색을 하면 언급되는 스테디셀러 게임입니다. 요즘도 종종 아내와 함께 까페에 들고가서 플레이하는 (아내와 대결할 때마다 연패하다가 최근 드디어! 이겼기 때문에)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최근에 조각보 버전이 나왔는데 너무 예뻐서 구매했습니다.
패치워크는 새로운 버전이 나오면 뭐니뭐니해도 단추타일이 어떻게 바뀌어 나왔느냐가 관심사인데 이번 버전에서는 단추가 아래 사진과 같은 매듭으로 변모했지요.
뭔가 신기하게 생긴 매듭이라 궁금했었는데 아스모디의 홍보물을 통해 이게 한국전통 '오벌가락지 매듭'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단추 모양 대신에 전통 가락지매듭으로 표현하다니 너무 좋았습니다.
그런데...뭔가...아쉬운 느낌을 저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오리지날 버전에서 단추는 원래 둥글기 때문에 타일을 둥글게 펀칭한 게 괜찮았는데 이 가락지매듭은 매듭 모양이 둥글지가 않아 타일 안에 이미지로 넣었다는게 맘에 들지 않았던 것이지요. 무엇보다도 저 아름다운 매듭을 평평한 이미지로 표현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문득 아스모디의 홍보물에 있는 이 사진이 기억이 났습니다.
'저 매듭. 실제로 만들 수 있겠군... 타일로 쓰기에 크기도 적당할 거 같아'
그래서 시작된 진짜 오벌가락지 매듭 만들기 프로젝트~
먼저, 전통 매듭 만드는 법을 조사한 뒤에 필요한 재료를 구매하였습니다. 매듭을 만들 때 사용하는 실의 두께와 색깔이 다양하더군요.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었지요.
손가락에 저 실을 여차저차 감고.. 송곳으로 실을 꿰어야하는 공간을 만들고..
다시 저 길을 따라 한번 더 돌려주면...
이렇게 그럴듯한 매듭 모양이 생깁니다. 이제 잘 다듬어 마무리하면...
짜잔~
처음엔 방법도 잘 몰라 서툴어서 크기나 모양이 각양각색이었는데요. 반복하다보니 나중에는 거의 동일하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1개짜리 타일을 만들고 그 뒤로 5개, 10개, 20개짜리 묶음 타일을 만들면 끝이었습니다.
'그래서... 이거 몇개 만들어야하는 거지?'
...
...
...
'그냥 1개 짜리 32개만 만들자!'
원래 5, 10, 20개 타일은 매듭의 크기나 모양을 달리해서 만들까 했습니다만... 재료값 부담도 있고 본래 들어있는 타일도 나름 괜찮다라 자기합리화 생각하였습니다.
고된 시간 끝에 32개 모두 완성!
복 주머니 안에 쏙~
이제 플레이만 남았습니다!
제게 또 다른 취미의 세계를 경험하게 해준 패치워크 조각보 만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