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지랖인가요?

hotwow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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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3 오후 12:17

IP: 11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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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긴 글은 읽기 싫어하시는 분들을 위한 한 줄 요약 - 택배 기사님들 너무 안타까워요...

좀비사이드 리부트 펀딩 들어갔던 사람입니다.

누구나 다 아시는 그 사태는 결국 재펀딩하면서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는 줄 알았는데, 저 개인을 위한 서프라이즈가 남아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네요.

커뮤니티에 슬슬 좀비사이드 받았다는 소식들이 올라오길래 제 거는 언제 오려나 싶어 배송 조회에 필요한 송장 번호 문의하려고 보드엠에 전화해서 이름 불러드렸는데

'고객님 어제 배송 완료됐다는데요?'

'예?'

송장 번호 받아서 확인해보니 진짜 어제 오전에 배송 완료됐다고 뜹니다. 근데 난 받은 게 없는데?

보드엠 직원분은 이미 쎄한 걸 느끼셨는지 송장 번호와 함께 배송했다는 기사님 연락처도 알려주셨구요, 통화해보니 아무래도 분실된 것 같다는 기사님 ㅠㅠ

받은 연락처로 전화해보려다 깨달은 게 (당연한 거지만) 이 기사님이 제가 사는 동네 담당이시다보니 평소에 배송하면 항상 사진 찍어서 보내주신 기록이 쭉 있더라구요.

근데 어제는? 사진 못 받았습니다. 기사님도 사진이 없는 걸로 봐서 분실한 게 맞는 것 같다고. 아이고오...

'택배 분실했다고 업체에 사고 접수하시면 다시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근데 이거 가격이 얼마예요?'

'37만원인데요...?'

'후...'

가격 듣고 한숨 쉬시는 거 들으니 아무 잘못 없는 제가 다 죄송해지더라구요.

택배 분실 처음 겪는 일이라 이럴 때 보통 어떻게 처리되는지 검색도 좀 해보고, 보드엠이랑 택배사 고객센터에도 전화해서 물어봤는데 하나같이 이런 경우는 기사 책임이라 100% 기사가 물어내야 한다고...

저야 취미 생활이지만 택배 기사님은 생계가 달린 일인데 37만원 큰 돈이잖아요. 차라리 택배 회사에서 물어준다거나 보험 같은 게 있다거나 하면 부담없이 물어달라고 할 텐데, 이건 와...

그렇다고 안 받은 걸 받았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나마 기사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드리려고 그냥 사고 접수하지 말고 현금으로 20만원 정도만 보내주시는 거 어떻냐고 제안해볼랬는데, 제가 아까 택배사에 전화해서 물어본 것 때문에 이미 접수가 돼버렸다고 하시네요.

본사에서 자기한테 연락 왔다고.

고객센터 열일하시네...

뭐 이미 접수됐다는데 거기서 뭘 더 어떡하겠습니까. 저는 그래도 도와드리고 싶었는데 일이 이렇게 돼서 죄송하다 하고 끊었습니다...

글 제목은 의문형으로 썼지만 사실 저도 압니다. 오지랖인 거. 근데 생각하면 할수록 기사님이 안타깝네요.

최종적으로 확인된 건 제가 못 받았다는 사실 뿐이지, 이놈의 게임이 어디서 없어졌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요?

그런데 배송 과정 가장 마지막 단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100% 택배 기사 책임이 돼버린다는 게 참... 뭐 제가 모르는 무슨 규칙이나 확인 과정이 따로 있긴 하겠죠. 기사님도 사진만 찍혀있었어도 80%는 택배사가 지원해준다고는 하시던데...

아무튼 그냥 그렇습니다. 마음이 안 좋아요. 솔직히 이것도 어차피 늦더라도 게임은 받을 수 있다는 게 보장된 거니까 느낄 수 있는 사치스런 감정이겠지만요...

앞으로는 배송 요청사항에 무조건 사진 찍어서 보내달라고 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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