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게임의 치열함을 표현한 대사가 "더 글로리"에 나왔었네요.
안녕하세요. Deep입니다.
최근에 정말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가 있습니다. 많이들 보셨겠지만 '더 글로리'입니다.
이 드라마의 중요 소재 중의 하나는 바둑입니다.
남의 집을 공들여서 빼앗아가는 게임. 이라는 식으로 묘사되는데요.
4화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내가 바둑을 좋아하는 진짜 이유를 말해줄까? 바둑은 침묵 속에서 욕망을 드러내고, 매혹하고 매혹당하며 서로를 발가벗겨. 상대가 응하지 않으면? 그땐 그저 바둑인거지'
이 대사를 듣다보니 그전부터 느꼈던 생각이 들더군요.
'게임의 치열함 관점에서 가장 치열할 수 밖에 없는 게임 구조는 1:1인 것 같다.'라는 생각입니다.
여러명이서 플레이하는, 가령 4인플의 게임을 생각해봅시다.
이런 구도에서 상대방을 공격하는 수는 상대방 1은 무너뜨릴 수 있겠으나, 자칫하면그 과정에서 투입된 내 자원의 소모로 인하여 다른 상대방2,3의 이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을 공격하는 수단은 잘 안쓰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죠. 그저 내 이익을 가져갈 따름입니다.
하지만 1:1게임에서는 완전히 다릅니다. 내가 상대를 공격하는 것은 그 즉시 내 이익으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1:1게임을 하다보면 승리를 위해서라면 그야말로 모든 것을 걸어야합니다. 아무리 치사한 수라도 게임의 룰안에서 허용되는 한 그건 승리와 직결이 되기 때문에 합리화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하는 것이 좀 더 승리에 가까운 수단이 되곤 합니다.
그렇게 상대와 한수한수 얼키고 설키며, 그야말로 드라마 대사의 표현처럼 내 모든 것을 내놓고 치열하게 상대의 목을 노리고 상대를 무너뜨릴려고 노력은 하지만, 겉으로는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며 한수 한수 나아가는 것. 그런 것에 대한 표현이 드라마 대사로 나오니 정말 반갑더군요.
얼마전에 제국의 투쟁 Imperial struggle(이거 이름이 겹쳐서 꼭 영문을 병기해야 안헷갈리더라고요 ㅠㅠ)을 플레이하였습니다. 겉으로는 그저 한 수 한 수 놓을 뿐이었지만, 속으로는 온 신경을 끌어모아서 상대를 무너뜨리려 노력을 했습니다. 나중에는 얼굴에 열이 오를 정도로 플레이를 하고 있더군요.
재밌었던 것은 상대도 그정도로 열올리면서 플레이를 하고 있었던 점인데, 두 명 다 게임을 완료하고는 거의 지쳐서 축 쳐지는 느낌마저도 들었었습니다. 상대를 하기 위해서 치열하게 모든 노력을 기울여 플레이를 하지만, 그런 활동이 크게 말없이 이어져나가는 과정.
그런 과정을 즐겼더니 승패를 떠나서 엄청 기억에 남는 경험이 되었습니다. (네. 졌어요 ㅠㅠ)
그런 재미가 보드게임의 재미가 아니었나... 싶었어요.
Dee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