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시즌에 어울리는 게임 하나 (part 1)
2022년 2월 현재, 한국은 대통령선거로 뜨거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번 선거가 보여주는 두드러진 특징은 지난 모든 선거를 통틀어 가장 20대를 주목하는 선거라는 점이다. 모든 후보들이 20대 청년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공약들이 말 그대로 쏟아지고 있다. 6~70대 유권자만을 바라보던 과거의 선거에 비하면 말 그대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인간은 경험한 부분까지만 이해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그 마저도 시간이 지나면 자꾸 잊어먹는 법이다. 지금의 기성세대는 현재 20대의 청년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들이 20대였을 때의 환경은 지금과 달랐고, 또 과거는 쉽게 잊혀지기 때문이다.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하는데, 해결책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까?
기성세대들이 지금의 20대 청년 세대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보드게임이 하나 있어서 소개를 하고자 한다.
“젊음이 알 수 있다면, 늙음이 할 수 있다면.”
16세기 프랑스의 인문주의자 앙리 에스티엔의 말처럼, 지혜와 열정의 불균형은 많은 안타까움을 만들어낸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있어 가야할 길을 알지 못하는 상태의 답답함은, 그 시기를 겪고 있는 이들이 아니면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설령 젊은 시절 그 답답함을 경험했다고 해도, 터널 속의 답답함은 터널을 빠져나오면 쉽게 잊히는 법이니까.
젊은이들에게 답답함을 가중시키는 또다른 요인은 돈이다. 돈은 많은 시도를 가능하게 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혈액과 같은 존재인데, 문제는 가장 왕성한 활동력을 가진 젊은 세대는 생애 전체를 통틀어 가장 돈이 부족한 시기라는 점이다. 가장 강력한 심장을 가졌지만, 정작 혈액이 부족한 상태랄까.
이 때문에 가장 열정적으로 행동하지만, 가장 성과가 적게 나오는 시기이기도 하다. 아니 가장 적은 보상을 얻는 시기라는 표현이 더 적당하겠다. 기업으로 치면, 신입사원에서 대리 직급 정도의 시기에 가장 강도 높은 업무를 수행하지만, 가장 적은 연봉을 받고 있는 것과 같다.
반면, 힘겨운 이 시기를 잘 헤쳐나간 후에는, 노력 대비 더 큰 보상을 받는 경우가 많다. 기업에서 고위직급으로 갈 수록 업무 강도는 낮아지지만, 더 높은 연봉을 받게 되는 것과 같다. 물론 연륜으로 인해 더 효율적으로 업무처리를 할 수 있다는 점과, 그에 따라 더 높은 책임을 요구받기 때문이지만, 젊은 세대의 눈에는 불공정으로 여겨질 수 있다. 젊은 세대의 감정을 표현할 때 “분노”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바로 이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불공정만큼 분노를 쉽게 부르는 것이 또 있을까
나이를 먹으면서, 열정이 예전만 못함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생물학적인 에너지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고, 많은 경험으로 인해, 행위와 보상의 인과관계를 얼추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나이를 먹으면서 부유함은 늘어나지만, 열정은 이와 반비례한다. 몸에 혈액은 넘쳐나지만, 심장이 예전만큼 강력하지 못한 상태라고 할까.
사람들은 자신이 지금 처한 환경만 보려 하는 경향이 있다. 세대간의 갈등도 여기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젊은 세대는 기성 세대를 보며 불공정을 말하고, 기성 세대는 젊은 세대가 처한 환경을 이미 잊어버렸거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의 분노를 이해할 수 없다.
이를 잘 알려주는 보드게임을 하나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