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레터 캐릭터들에 대한 생각(2019년 캐릭터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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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7 07:45

러브레터~ 16장만으로도 재미있는 파티게임을 만든 게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캐릭터 능력은 다들 아시겠지만 왜 이 직업일까 하는 생각에 혼자 뇌피셜 꾸며봤습니다.

1. 경비병: 주인님의 명령에 누구든 가차없이 처형하는게 딱 직업에 맞습니다. 제일 많은 숫자 역시 군대 느낌이 나구요. 하지만 전우애가 넘쳐 동료끼리는 죽이지 않는 점이 재미있어요.

2. 신부: 고해성사를 통해 감춰진 진실을 듣는 느낌입니다. 고해를 했으니 죄값을 덜기 위해 왠만하면 보여진 카드를 다음 턴에 쓸 수 밖에 없는 느낌도 인상적입니다. 신부 역시 고해성사 내용을 타인에게 발설하지 않는 점도 비슷하구요.

3. 남작: 소유욕이 강한 남작은 고위계층 여성들에 대한 집착이 강합니다. 그녀들을 위해 결투도 서슴없이 하구요. 특히 공주, 백작부인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지요. 하지만 여성 경비병을 위해서는 절대 목숨을 바치지 않는 점도 재미있습니다.

4. 시녀: 러브레터를 해 보면 시녀가 제일 좋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궁중의 온갖 허드렛일을 담당하여 왕족들의 비밀과 침실대화를 다 알고 있고, 공주의 속마음도 들어주며 대신 행동하는 시녀는 강력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시녀가 가로막은 공주님 방은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겁니다.

5. 왕자: 새 카드로 바꾸게 하는 능력은 마치 젊은 혈기의 왕자가 권력을 발휘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본인 역시 카드를 바꾸게 되는 어린 정치인의 모습도 보여주지요. 상대방이 시녀를 통해 침실대화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왕자/공주가 핸드에 같이 있으면 둘 다 목숨을 끊는 점도 재미있습니다. 또 왕자로 상대방 공주를 이길 수 있다는 점에서 공주는 왕자에게 약하다는 느낌도 재미있습니다.

6. 왕: 나이가 든 왕은 왠만하면 플레이되지 않는 점에서 딱 움직이기 싫어하고 명령만 내리는 절대군주와 비슷합니다. 왕을 직접 플레이하면 오히려 나라가 더 힘들어지는 점도 재미있습니다. 왕을 플레이하는 경우는 대부분 왕과 공주가 잡힐 때여서, 결혼식 때 친정아버지가 신부를 결혼식에 보내는 느낌과 닮았습니다.

7. 백작부인: 절대권력인 왕과 왕자보다 더 상위계급이라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게임의 주인공인 공주에게 백작부인은 둘도 없는 친구이며 연애상담도 서슴없이 하며 남성위주의 중세시대에서 벗어나고 싶은 친구일 겁니다. 백작부인이 왕 또는 왕자와 함께 잡히면 무조건 버려야 하는 규칙은, 마치 왕과 왕자가 볼 때 공주의 정략결혼에 방해만 되는 백작부인이 눈엣가시일테니 절대권력으로 내쫓는 점과 비슷합니다.

8. 공주: 아무 능력도 없지만 가장 높은 숫자라는 게 그 당시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습니다. 아직 정치적으로 자기 능력을 발휘하진 못하지만 잠재력이 강한 여성이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하지만 버려지면 사랑에 실패한 비운의 여인이 되어 탈락합니다.

그냥 각 캐릭터 직업과 능력을 왜 이렇게 디자인했을까 생각하다 제 마음대로 적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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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2019년 신판 캐릭터)

0. 첩자: 인스타, 유튜브도 없는 시절의 공주님 연애정보는, 꼭 이기지 않아도 호감토큰을 받을만큼 달콤하게 다가옵니다. 누구나 첩자를 보내려 하지만 오히려 첩자끼리 내통하여 호감토큰을 받을 수 없을 수 없는 점도 재미있습니다. 또 고위계층여성에 관심이 많은 남작이 연애정보 입담꾼 첩자에게 가차없이 결투신청을 하는 점도 재미있습니다.

6. 수상: 수많은 러브레터로 문란해진 왕국을 바로잡기 위해 선출된 수상은, 왕국재건을 위해 덱 순서를 변경하는 초유의 장기 프로젝트를 내세웁니다. 똑똑한 수상의 재건계획에 모두 놀라지만, 정작 본인 역시 덱이 떨어지기 전에 게임이 끝나는 현실을 마주합니다. 그리고 끝에 가서도 실제 영광을 다른 캐릭터들이 대신 가져가는 느낌은, 오늘도 대머리로 고민하는 그의 아픔을 대변해줍니다.

이야기꾼이 된 기분~~~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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