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재미와 하우스룰에 관한 잡생각
얼마전에 오랜만에 아그리콜라를 돌려봤습니다.
처음 산 유로게임이라 애정으로 종종 돌렸었는데 어느 순간 손을 안대다가 오랜만에 문득 하고 싶어지더라구요.
지난 점수기록지를 보니 1년만에 돌리는 거였습니다 ㅋㅋ
여자친구랑 저, 서울로 놀러온 제 동생 이렇게 3인플을 하였습니다.
늘 그랬듯 제가 룰 설명을 하고(여자친구는 금새 까먹음) 세팅을 하고 식량과 카드를 나눠주었습니다.
원래 아그리콜라 룰대로는 선플레이어에게 식량 2개, 나머지 플레이어에게 식량을 3개씩 주고 시작합니다만
저는 왠지모르게 식량을 저 4개(선), 나머지 플레이어들에게 6개씩 주고 게임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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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피곤하기도 했고 그냥 그러고 싶더라구요?
결론적으로는 게임이 재밌었습니다. 파티 게임을 좋아하는 여자친구도 잘 집중하며 만족스럽게 게임을 했던것 같구요..
초기 식량이 늘었지만 아그리콜라의 빡빡함이 사라지진 않았고, 적당히 숨통이 트이는 게임을 했던것 같아요
게임을 하는 중간중간에 "아이고~ 나는 울타리 언제치나?", "지금 날품팔이 안하면 굶어죽겠네요~" 하면서 농담도 많이 오가고
그렇게 게임을 즐기고 나니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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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 게임의 본질은 무엇이던가?
PC게임이나 콘솔게임이랑 달리 번거롭게 손으로 하나 하나 움직여가면서 즐기는 소꿉장난 같은 재미,
친한 사람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마주 앉아서 얼굴 보고 대화하며 같이 즐기는 재미,
상대의 수를 예측하기도 하고, 전략을 세워서 점수를 따내고, 약간의 운으로 전세를 역전시키기도 하고 그런 게임으로서의 재미..
결국 보드게임도 게임이기에 재미가 중요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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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친구들, 가족들이랑 보드게임을 해오면서 나는 너무 엄격하게 룰을 들이밀지 않았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제부턴가 절대 에러플을 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던것 같아요.
늘 게임하다가 애매한 순간이 오면 잠깐 기다려봐 하며 설명서를 뒤적뒤적..
그리고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하고, 그러면 상대방을 투덜투덜하면서 다시 플레이하고 ..
그랬던 순간들이 갑자기 미안해지더라구요..
그냥 적당히 넘어갔어도도 됐는데.. 애매한 부분이 생기면 그냥 적당히 합의해서 진행했어도 되었는데 말이에요..
상대가 말을 움직이고 내 차례에 자기 행동을 번복해도 그냥 "야이~ ㅋㅋ" 하며 웃어 넘겨도 되었고
검은색 숫자 카드를 낼 때, 니 손에 진짜 노란색 리드슈트가 없어서 낸거 맞는지 재차 물어보지 않았어도 충분히 재밌었을 텐데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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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생각에 잠겼다가 누군가는 저 같은 후회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비슷한 경험이나 생각해보신 분이 있는지 궁금함에,
게임의 룰과 게임의 재미에 대한 저와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신 분이 있는지 하는 마음에 오랜만에글 적어봅니다.(문체가 이제 완전 아재가 되어가는...)
룰에 구속되지 않는 것도 보드게임만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요? ㅋㅋ
여러분 생각좀 댓글로 달아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