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을 정리하며 #1. 쿼터마스터 제네럴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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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1 14:00

-쿼터마스터 제네럴 한글판이 나오면서 예전에 했던 기억이 나 써봅니다. 리뷰같은 정보글은 아닙니다. 잡담입니다.-

때는 바야흐로 2019년 2월...보드게임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바퀴벌레 포커, 시타델 이런것만 하다가 데드 오브 윈터를 처음 하게 된 순간 이게 보드게임이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었죠.

그런데 이런 무거운 게임은 같이 할 사람을 구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동호회에 참여해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네이버 카페에서 동호회를 찾고, 오픈카톡도 들어가서 눈치 좀 보다가 신규 동호회원이 많은 날에 흐름을 타서 정모를 가게 되었습니다.

정해진 시간보다 좀 일찍 갔었는데, 고인물 동호회원 분들은 그 전부터 이미 테라포밍마스라는 게임을 돌리고 계시더군요. 저는 구경하는것도 부담스러워서 다른 테이블에 앉아 휴대폰만 보고 있었습니다 ㅎㅎ;;

시간이 지나자 다른 신규 동호회원분들도 오시기 시작했고, 신규분들을 이끌어줄 동호회 부회장(정확한지는 모르겠음)정도의 분도 오셨습니다. 이렇게 다같이 파티게임 몇 개 돌렸었네요.

사건의 발단이 된 쿼터마스터제네럴은 저녁을 먹고 난 후에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사실 보드게임을 좋아하게 된 게 머리를 많이 써서 인것도 있지만, 경쟁 게임이 많고 팀 게임이 적어서 그런것도 있습니다(그래서 컴퓨터 게임중에 파티해서 하는 게임이나 팀으로 하는 게임 싫어합니다).

인원이 6명이 되었는데 동호회 부회장님이 쿼터마스터 제네럴을 추천하셨습니다. 그때 당시엔 한글판이 아니었고, 그 게임의 주인분께서 한글화를 해두신 상태였죠.

팀 게임 이라길래 조금 망설여지긴 했지만, 처음해보는 게임이었기에 승낙했습니다.

그렇게 3:3으로 팀이 나뉘어지고, 저는 독일, 같은편이자 룰마셨던 동호회 부회장님은 이탈리아를 하셨습니다.

독일이 가장 강하다고 하길래 부담스러워서 하기 싫었는데...어쩌다 보니 독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꼬이게 되었죠.

각자 카드를 잘 읽어보고 자신의 차례가 되면 카드를 내면서 사용하고 룰마님이 정확히 그 카드가 어떤 능력인지 설명한 후에 진행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초반 세 턴 정도인가... 제가 카드를 낼 때마다 "아이고 안좋은 카드네요" "아이고 이번에도 안좋은 카드" 라면서...제가 나름 카드를 꼼꼼히 읽어보고 플레이 한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구요.

룰마님 설명을 듣고 카드를 보니 아 그렇게 해석되는게 맞는구나...싶으면서 슬슬 땀이나기 시작했었습니다.

2월이라 추웠는데, 등에 땀이 나면서 바로 식으면 따끔따끔한거 아시나요? 그 따끔따끔한 기분을 1시간 가량 느꼈습니다...진짜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었어요.

그렇게 게임이 계속 진행되었고, 가장 강하다는 독일의 수도 베를린이 함락당하고 맙니다(...).

지나가던 다른 동호회원분도 보시고는 베를린이 빼앗긴건 처음봤다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나~~~~중에야 베를린을 되찾긴 했는데, 게임은 이미 기울어진 상태였고 저희팀은 패배했습니다.

저 때문에 게임 지는거 정말 싫어하는데;;; 그 게임을 그렇게 말아먹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팀게임은 안한다는 저의 신념이 확고해지고 말았죠.

다른 한글판 게임들 나오면 일단 ' 와 사고싶다'라는 생각부터 드는데, 쿼터마스터 제네럴은 한글판 나오는거 보고 '와 진짜 싫다' 라는 생각부터 들었네요. 덕분에 돈은 굳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