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816 밴쿠버나이츠 모임 (에볼루션/배틀쉽/키플라워/미스테리움/리버탈리아)

3,028 조회

2015.08.17 12:38

정말 오랜만에 모임~

에볼루션입니다. 게임을 하며 느낀 것은...

1. 초식이 육식보다 좀 더 강한 느낌이다.

2. 육식 특성을 다 갖춘 종은 겁나게 무섭다.

3. 카드가 너무 얇다.

세 가지네요. 게임 자체는 제법 재밌습니다. 초식남(?) 같은 플레이를 하다가도 준비가 되면 순식간에 공격적으로 돌변하는 것도 재밌고... 초식들을 말려죽이기 위해 중앙에 음식을 풀지 않는 견제도 제법 재밌고... 특히 파스텔 느낌의 그림들이 정말 예쁘더라구요.

도마뱀 그림이 떡하니 그려진 에볼루션이라는 게임이 있던데, 그게 이 게임의 모태인건가요?

배틀쉽!

처음에 배틀쉽을 하자길래 상대방 배를 격침시키는 찍기 게임 Battle Ship 인줄 알았는데 Battle Sheep 이더라구요. 게임 자체는 단순합니다. 구석에 양 토큰을 쌓아두고, 한쪽 방향 끝으로 양떼를 이동시키는데 최소 한마리는 남겨야 합니다. 이렇게 반복하다가 아무도 못움직이는 상황이 오면 게임종료. 가장 많은 필드를 차지한 사람이 승리하죠.

게임 내내 That"s my fish 가 떠올랐는데, 개인적으론 배틀쉽이 한단계 더 진보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토큰을 얼마나 남기느냐 / 어떻게 상대방을 끊느냐 같은 여러가지 고민들을 해야하거든요. That"s my fish 를 좋아하셨다면 배틀쉽도 굉장히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제법 좋은 느낌을 받았어요.

키플라워 입니다. 여러 후기를 통해 보았을 땐 대단히 쉬운 게임이라 느꼈는데... 해보니 간단한 규칙 & 많은 고민거리가 있는 게임이더군요.

게임 내내 꼴지를 잡거나... 타일을 다 뺏기고... 그야말로 엉망진창으로 운영이 되길래 타일 사오는건 모두 포기하고 승점위주로만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환했습니다.

어찌저찌 하다보니 요것만 가지고 약 63점을 얻었네요.

무작정 타일을 구매해오는 것보다, 효율적으로 점수를 쌓는게 더 중요하더라구요. 가벼운듯 하면서도 묵직한게 별난 느낌이네요. 이번 게임은 다들 소극적(?)으로 하느라 남의 타일을 잘 이용하지 않았는데...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의 타일을 이용하는 플레이어들이 모여서 하면 그것도 재미난 느낌을 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3인이 가장 적절한 것 같습니다. 4인부터는 과할 정도로 견제 & 수읽기가 필요할 듯 싶어요. 6인까지 된다는데.... 글쎄요오.... 6인이라면 다른 게임을 할 것 같습니다. 확장도 한가득 있는 것 같은데 글쎄요오.... 기본판만으로도 충분히 재밌다고 봅니다.

미스테리움~ 이걸 이제 해보네요. 정말 재밌습니다. 유령이 주는 힌트를 통해 용의자를 좁혀가는게 아주 흥미로워요. 딕싯에 추리 요소를 넣은 것 뿐인데 이정도로 게임이 재밌어지다니.... 아참, 컨셉트/딕싯류의 창의력 게임을 할 때마다 느끼지만.... 전 이런 상상력을 요하는 게임은 늘 헤메는 편입니다. 제 상상력이 과하게(?) 좋은 편이라, 의도한 것은 안보고 엉뚱한걸 보며 진지하게 고민하거든요.

[지붕에서 모래가 사르르 날아가는 집 힌트]

"아... 지붕이 사라지고 있어... 지붕은 꼭대기지... 사람의 머리는 가장 높으니까... 그래... 머리카락이 사라지는거구나. 그럼 유일한 대머리인 음악가를 뜻하는거구나. 사르르 녹아내리는 모래는 민들레처럼 날아버린 머리카락을 뜻하는거야!!!"

(오답 - 그냥 배경에 있는 음표 비슷한 무늬를 말하고 싶었음)

[새떼가 한가득 날아감 힌트]

"새... 새가 많네... 날개가 많아... 포근하지... 날개가 많아... 천국 같은 느낌일까? 아, 천사구나. 이건 날개가 큰 천사를 뜻하는거야!!!! 천사를 찾아야 해!!!"

(오답 - 그냥 새가 많은 장소카드 찍으라고 알려준 힌트)

[ "나무"낚시대 / "나무"다리 / "나무"허수아비 힌트]

"나무 낚시대... 나무다리... 나무 허수아비....다들 혼자 서있어... 혼자 서있으면 외로워... 외로운 감정이야... 외로움과 연관된 흉기가 뭐지? 그래 바로 이거야!!"

(오답 - 그냥 흉기가 나무였음)

유령을 하는 플레이어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저를 보고 + 다른 친구들은 진지하게 괴상한 해석을 하는 저를 보면서 빵빵 터지더군요... 난 엄청 고민하는건데 ㅠㅠㅠ

아주 좋은 게임이예요. 다만 일부 카드가 너무 직접적으로 용의자/장소/흉기와 연관이 되어있는 것 같은데... 계획단계에서 이런 그림들은 다 빼버리고 아예 전혀 상관없는 그림들로만 이루어져 있었다면 더 좋았을것 같아요. 음~ 이렇게 좋은 게임이니 확장이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해결 되겠죠?

마지막은 리버탈리아~ 시타델보다 많은 선택지가 있지만, 훨씬 더 가벼운 느낌의 게임이예요. 30종류의 캐릭터들이 특색이 아주 강하더군요. 카드마다 적절한 타이밍에 써야 가장 큰 효율을 볼 수 있는데... 배 위에 깔린 보물들 때문에 순서를 억지로 비틀어야만 하기도 하고... 상대방을 방해하기 위해 스코어링 카드를 없애기도 하는 등 재미난 개념이 많습니다. 게다가 시작은 똑같은 구성이지만, 라운드가 지날 수록 카드구성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개념도 아주 흥미롭네요.

휴대성과 게임의 완성도만 본다면 시타델이 좀 더 높다고 생각되지만, 시타델이 상당히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만큼 리버탈리아만의 다양한 선택지 / 가벼움도 상당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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