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쌓인 먼지를 걷어내고 버라지를 해봤습니다. 하핫!!
촐킨, 마르코폴로, 그랜드오스트리아호텔, 위대한 로렌초, 뉴클리엄 등의 명작을 만들어 낸 시모네 루치아니의 원탑 게임으로 꼽히는 버라지.
○2019년 작.
○플레잉타임 : 60~120분
○난도 : 4.12 / 5
○인원 : 1~4인 / best 4인
○긱 평점 : 8.1 ★★★★★
○긱 순위 : 전체 37위 / 전략 26위
난도 4.12에 겁을 먹어 쉽게 시도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모임원의 도움으로 드디어 플레이 해 볼 수 있게 되었죠.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룰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일꾼 배치판(?)에 일꾼들을 배치하면 되고, 자신의 개인판에 자원들을 돌려가며 건물들을 건설하면 됩니다. 그런데 그 운영이 정말 어렵더군요. 4.12라는 수치는 그 운영의 어려움 때문이라는 것을 게임을 해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버라지는 위에서 떨어지는 물(물방울)을 <댐>에 받아, <터빈>을 돌려 <발전소>로 보내서 전기를 생산함으로써 돈과 점수를 얻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들은 게임 내내 댐을 짓고, 터빈을 짓고, 발전소를 짓고, 댐을 더 높이는 <증축부>를 건설하며 맵 곳곳에 수력발전 건물을 건설합니다. 이렇게 치열한 위치 선점 경쟁을 하면서도 빡빡한 자원관리까지, 상대방에 따른 전략과 눈치싸움이 골치아프게 합니다.
물방울은 위쪽 댐을 먼저 채우기 때문에 아래쪽의 댐 소유자는 위쪽 댐이 모두 차고 넘칠 때 물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힘들게 댐을 지었는데 바로 위에 남이 지어버리면 내 댐은 언제 채워질 지 모르게 됩니다.
또한 댐 밑에 터빈을 건설해야 물을 발전소로 보낼 수 있는데, 이 터빈 이용은 남의 것도 가능합니다. 따라서 내가 지으려던 곳에 다른 사람이 터빈을 짓게 되면, 나는 건설비용을 절약할 수 있지만 터빈을 이용할 때마다 1원씩 상대방에게 상납해야 합니다.(터빈 건설자가 점수도 1점씩 획득) 이게 은근히 짜증나더라고요 ㅋㅋ
그리고 물방울이 터빈을 지나게 되면 관을 통해 발전소로 가는데 꼭 위에서 아래로가 아니라 우상단으로 가기도 하고, 좌하단으로 가기도 해서 터빈을 통해 물길을 원하는 곳으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아래쪽 댐을 무력화 시킬 수도 있는 것이죠.
이렇게 댐과 터빈을 어디에 짓느냐에 따라 엄청난 견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인터랙션이 상당히 센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지적 스트레스도 많아 자주하기는 힘들고(쿨타임이 길다고 하죠), 호불호도 갈리는 것이라 생각되더군요. 호불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점 8.1을 유지하는 걸 보면 걸작은 걸작인 듯 합니다.
확장에서는 다양한 액션이 추가되어 자원수급이나 건설이 좀 더 원활해지고, 견제에 대처할 옵션이 조금 더 많아지므로 확장도 추가해서 해보시길 권합니다.
보드게임아레나에 1인플 모드(오토마 3개까지 가능, 극한의 견제를 받아보시라 ㅋㅋ)도 잘 되어 있어서 혼자서 게임을 익히거나 플레이하기도 좋습니다. 배우기 어렵지 않으니 인터랙션이 쎈 게임도 부담없으신 분들은 꼭 해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호!입니다. 갓겜 버라지, 평점 9.2점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