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행사장에서 여자에게 말 걸었던 썰
친구 이야긴데, 예전에 보드게임 행사장에서 어떤 여성이 눈에 띄어 말을 걸었다더군요.
이제 왠지 게임에 관심이 멀어져버린 친구는, 하릴없이 보드게임 행사장을 배회하며 시간을 겉돌며
그만 집으로 고민하던 찰라에 한 여성을 보고 말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녀의 눈빛이 어딘가 깊고, 자애로움이 가득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도저히.
그것은 아마도 그 친구가 가지지 못한 내면 깊숙한 그것을,
결핍된 그것을 그녀가 갖고 있다는 증명이었죠.
하지만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처음 본 이성에게 말을 건다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겠죠.
게다가 마음에 드는 이성이라면요.
하지만 이 친구는 평소 생이 한 번이고, 또 생이 별로 길지 않다는 생각에
언젠가 죽는 순간이 되어 후회를 하느니, 말을 걸어보기로 하였다고 해요.
아마존 ceo가 이런 말을 했다죠. 어떤 일을 행할지 말지 고민이 될 때,
그것을 하지 않아, 여든 살이 되어 후회를 하지 않을까를 생각한다고.. (아마 그런 내용일 겁니다)
그래서 친구는 온 몸의 용기를 짜내어, 최대한 태연히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죠.
짧은 순간 우리는 함께 있었고,
나는 그 자애로운 눈빛을 가까이에서 바라보았지.
우리는 몇 마디 짧은 대화를 함께 뒤섞었지만,
어느새 그 새는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고
난 그곳에 혼자 남아버렸지.
조금은 익숙한 장면이지만
적응이 되지 않아
아직은 기억에 남아있는 그 자애로운 눈빛.
내 어리석음마저 마치,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끈적하게 흘러내릴꺼야.
내가 괜찮은 사람이었다면
그녀의 운명이 될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난 여전히 어리석고,
그냥 혼자가 익숙한,
먼 곳을 바라보는 것이 전부
true romance ost (1993), wounded bir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