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커뮤니티는 참 신사적인것 같습니다 (장문주의)
제가 보드게임 입문한지가 2년체 안되는 보린입니다만
그동안 보드라이프 눈팅하면서 본 여러가지 이슈들이 있었습니다.
이번 서버비아 사태 뿐만이 아니라
갖은 한글판 펀딩에서 발생한 다양한 이슈,
정발판의 인쇄문제나 번역관련 문제, 발매일 지연 등등.
사건 하나하나가 요즘과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 문화에서는 욕을 트럭으로 먹어도 모자랄 정도인데
보드라이프의 반응을 보면
적지 않은 분들이 "다음엔 힘내세요~" "아쉽네요~" "속터지지만 응원합니다"
라는 내용이 많아서 조금 쇼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갈 것도 같습니다.
제 주관적인 감상으로 본 이런 현상의 이유는 크게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평균 연령대가 높고 얼굴 맞대고 하는 취미이기 때문이다.
: 직접 만나서 플레이하는 취미다보니 어떤 루트로든 판매자 혹은 구매자와 직접 대면할 가능성이 타 취미보다 높은 편입니다.
대표적으로 보드게임 콘이나 페스타 처럼 관계자들과 접촉할 가능성이 많고,
그런 과정에서 알음알음 얼굴과 아이디를 알게되는 사람들이 꾀 되는데, 그 와중에 게시판에서 육두문자를 남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게시판 성격에 관계없이 메인페이지에서 대부분의 글들을 확인할 수 있는 보라에서는 더더욱 그러하겠지요.
연령대를 언급한것은 재정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안정적일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는 의미에서 적었습니다.
실제로 가정을 가지신 분들의 비중이 높은 편으로 알고 있구요.
이는 구매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판매자들의 미스를 '귀여운 실수'로 넘어갈 포용력을 가지고 있는,
판매자들 입장으로선 참 '쉬운' 고객군들임을 의미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이노의 사과문으로만 봐도 '호구로 보고있다'고 까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윙스팬때 여타 인터넷 게임이나 모바일 게임처럼 쌍욕을 먹었더라면 똑같은 문제가 똑같이 반복해서 일어났을까요?
둘째, 비 한글화로 고통받은 세월이 길었다.
: 제가 아는 한 웨이트가 높은 게임들은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거의 불모지에 가까웠습니다.
요 근래에는 메이지나이트같이 절대 한글화되지 않을 것 같던 게임들까지 정식 발매가 되고 있구요.
이렇게 한글화"씩이나" 해주는 업체들에 대해서,
그 과정에서 생기는 말도안되는 이슈들을 '그래도 한글화 안하는것보단 낫지' 하면서 넘어가는 것 같네요.
엘드리치 호러 확장의 정오표는 좀 많이 충격적이었습니다.
2차 검수까지 가서 못 걸러낸건 뭐... 실무자가 일 못할수도 있겠죠...
백보 양보해서 스티커라도 동봉해서 줬다면 납득할만한 대처라고 생각했겠습니다만
"니들이 프린트해서 끼워넣으십쇼" 는 어느나라 서비스랍니까?
셋째, 한두개 기다리는게 아니다.
: 입문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저조차 묶여있는 펀딩금액만 70만원 가까이 됩니다.
해외 킥스타터에 텀블벅 펀딩, 코보게 정발, 이노 펀딩까지 0이 여섯개 되시는 분이 적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차피 보드게임 구매는 시간과의 전쟁입니다.
그 중에 하나쯤 늦어져도 신선의 마음가짐으로 윤허하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문제는, 이런 불편을 겪으면서도 구매력이 유지된다는 점입니다.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네요.
다크소울 펀딩으로 악명이 높았던 SFG는 펀딩 달성으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도 스트레치골이 준비중에 있으며,
그 이후의 펀딩은 달성금액만 간신히 맞추는 수준으로 규모가 명백하게 줄어들었지만(대작 IP로 무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는 그게 안되니까요,
라스베가스 로얄처럼 컴포 구성 자체가 조악한 건이 아닌이상, 지연이슈로 인해 펀딩이 실패하거나 규모가 줄어들거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을 객관적인 사실마냥 끄적여서 죄송합니다.
제가 크게 잘못 받아들이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비판으로든 비난으로든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만 비슷한 문제들이 연달아 일어남에도 눈에 보이게 바뀌는 것들이 보이질 않으니 답답하기도 하고,
보라 회원분들이 구매력에 비해서 너무 하대받는것같은 느낌이 들어 뻘글 올려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