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보드게임 수업 강사 합격 및 출근 요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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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2 11:53

안녕하십니까? 우선 저희 학교에 강사로 지원하신 여러분들을 환영합니다! 저는 보드게임 수업 강사들을 채용하는 담당자, 마키라고합니다.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다는 것은, 서류심사는 통과했다는 뜻입니다. 면접은 형식적인 것이므로, 여러분들은 합격하셨다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축하드립니다 ^^ 내일 간단한 면접을 보고 나면, 바로 근무를 하시게 될 것입니다. 아? 바로 일을 한다고 부담 갖지 마십시오. 일종의 학교 소개 및 연수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그전에 미리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복장은 깔끔한 정장을 입고 오시길 바랍니다. 학생들과의 첫 만남이 이루어질 것인데, 첫인상을 잘 잡아놓아야 학생들 지도하시기 편할 것입니다. 저희 학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학생들에게 존칭을 사용합니다. 따라서 남학생에겐 무슨무슨'군', 여학생에겐 무슨무슨'양'이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이점 명심하십시오~ 수업은 45분씩 진행될 것입니다. 무조건 수업 시간은 지켜주시고, 문은 전부 닫고 수업을 하셔야 합니다. 특히! 절대로 수업 시간에는 학생 그 누구도 교실 밖으로 나가게 해서는 안됩니다. 물론 이는 선생님께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업 도중에 바깥 벽에서 쿵! 쿵! 소리가 들리더라도 신경 쓰지 마십시오. 무엇인가 벽에 부딪히더라도 벽이 무너지진 않습니다. 열린 문만 없다면 안으로 들어가진 않습니다. 안심하시고 수업하시면 됩니다. 쿵! 쿵! 소리는 점점 횟수가 줄어들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안 들릴 것입니다. 아마 2학년 중 누군가가 가장 적은 횟수를 찾아낸 것이겠지요~ 참! 수업 시작 전에 확인해 보십시오. 교실 벽에 색깔이 있는 낙서가 있다면, 꼭 수업 전에 지우시길 바랍니다. 그래야 수업시간에 2학년 학생이 벽을 쑥~ 통과해서 교실로 들어오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당황하지 마시고, 교실문을 열어서 나갈 수 있게 길을 터주면 됩니다. 혹시 다른 교실에서 총소리가 나더라도 놀라지 마십시오! 3학년들이 수업하는 것입니다. 총소리는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잦아들고, 곧 양호 선생님이 들어갈 것입니다. 절대로 학생들이 그 장면을 보게끔 해서는 안됩니다. 만약 학생 중 누군가가 보고, 불안해한다면 선생님이 진정시켜야 합니다. 선생님이 내일 담당할 1학년생들은 아직 서로 총을 쏘진 않습니다. 그렇게 학생들을 안심시키십시오! 그래도 학생들이 불안해한다면, 선생님께서 주의사항을 알려주십시오. 짜증 난다고 부관이 보안관 쏘지 말라고! 그랬다간 다 죽는다고. 저희 학교의 점심시간은 반별 급식을 합니다. 선생님들도 학생들과 같이 급식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학생들과의 유대감 형성 및 급식 지도를 위해서입니다. 학생들이 음식을 남기지 않고 골고루 다 먹게 하기 위해서, 선생님이 시범을 보이면, 반 학생들은 모두 따라 해야 합니다. 선생님이 국을 뜨면 학생들도 돌아가면서 국을 떠야 합니다. 선생님이 김치를 집으면 학생들도 다 같이 김치를 집는 행동을 해야 합니다. 급식 시간을 좀 더 민주적이고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싶으시다면, 요령 하나 알려드립니다. 학생들을 번호순이든 이름 가나다순이든 암튼 순서를 정해놓습니다. 그리고 밥 먹는 행동을 몇 가지의 선택지로 만듭니다. 예를 들어 밥을 뜬다. 국을 뜬다. 김치를 집는다. 등등 그리고 그 행동을 먼저 고른 학생에게는 어떠한 특권을 주시고, 나머지 학생들은 따라 하지만 부족하게 하도록 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순서대로 고르게 하면 됩니다. 이런 방식으로 학생들이 다 같이 골고루, 하지만 창의적으로 급식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급식이 끝나고 나면,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뒷산에 올라가서 운동을 해야 합니다. 선생님께서는 몸이 아픈 학생을 제외한 전원이 뒷산으로 나갈 수 있도록 지도해주십시오. 학생들은 운동 겸 놀이로 뒷산 동굴 속에 숨겨진 보물을 찾을 것입니다. 보물은 지정된 특정 장소 세 곳 중 한 곳에 있습니다. 학생들은 막혀있는 길을 뚫고 갈 것입니다. 먼저 보물을 찾아내는 학생이 가장 많은 보물을 가질 것입니다. 그래야 학생들이 열심히 하겠죠? 간혹 보물은 안 찾고, 다른 친구들을 훼방 놓는 학생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선 뭐라고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 학생들은 자신만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오해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오후 수업은 주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목들입니다. 간혹 오래 걸리는 시간을 못 버티는 학생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학생들을 잘 지켜보시길 바랍니다. 만약 그런 학생 중에서 "난 이미 글렀어. 이번 겜은 망했어~"와 같은 '이겜망'이라는 말을 하는 학생들에게 주의를 주셔야 합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교육시키십시오. 그럼에도 일명 '트롤 짓'을 하는 학생이 있다면, 무조건 상담부로 보내셔야 합니다. 상담부에서 진짜 트롤같이 생긴 선생님이 정신교육을 시킬 것입니다! 참, 그러고 보니 지금 이 글을 보는 선생님도 상담부가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만? 관심 있으시면 직책 바꾸어 드립니다. ^^ 저녁에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하교를 합니다. 하지만 3학년들은 야간 자율학습을 하므로, 선생님께서 감독을 하셔야 할 때도 있습니다. 자율학습은 학생들끼리 편을 나눈 후, 흰 망토를 뒤집어쓰고 술래잡기를 합니다. 학생들 눈이 벌겋거나 퍼렇거나 하더라도 놀라지 마십시오. 서클렌즈입니다. 가끔씩 자율학습 중에 귀신을 봤니 어쩌니 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상자 속에 여자가 들어있다는 둥 이상한 소리를 하는 것입니다. 일단 학생들을 진정시키십시오. 선생님께서 절대로 동요하시면 안 됩니다. 학생들이 지목하는 상자를 빠르게 찾은 후, 괜한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그 상자를 소각장으로 가져가십시오. 거기엔 항상 퇴마사 출신 소사 선생님이 대기하고 있을 것입니다. 상자를 넘겨주시면, 알아서 처리할 것입니다. 단, 절대로 상자 안은 보지 마시길~ 바랍니다. 저희 학교는 대략 이렇게 돌아갑니다. 특별할 것이 없는 일반 학교라는 걸 아시겠죠? 다시 한번 저희 학교에 지원해주신 점 감사드리며, 출근 여부는 답글로 달아주시면 됩니다. 그럼 내일 꼭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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