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장르의 게임이 다 섞여서 제목을 뭐라고 지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마지막 후기 이후로 지금까지 즐겨온 게임을 한방에 와르르 풀어냅니다!
센추리: 향신료의 길
아직도 기억납니다. 이 게임에 대한 첫인상이 썩 좋지 않았어요. 당시에 스플렌더를 워낙 재밌게 즐기다보니 모든 면에서 스플렌더와 비교 했거든요. 깔끔함 + 직관적인 면에서 스플렌더가 더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가졌죠. 실제로 리뷰에도 그런식으로 언급을 했고요.
수년이 지나고 오랜만에 다시 해보니 생각이 제법 바뀌었어요.
스플렌더는 잊어버리고 게임 자체만 두고 본다면, 카드를 적절하게 가져와 싸구려 향신료부터 최고급 향산료까지 커버 할 수 있는 최적화 + 필요에 따라 원하는 향신료로 바꿀 수 있는 유연함 + 향신료 수를 폭발적으로 늘릴 수 있는 넉넉함 + 카드를 회수하는 타이밍까지 생각할 요소가 많더군요.
이런 점은 스플렌더엔 없죠. 그래서 굉장히 이미지가 좋아졌습니다. 스플렌더보다 나은가? 하는 질문은 제겐 큰 의미가 없어진 것 같습니다. 마치 검정과 하양을 두고 어떤 색이 더 나은가? 하고 묻는 것 같거든요.
친구에게 알려준 뤄양입니다. 제 보드게임 Top100에 꾸준히 출연하고 있죠.
요즘은 일꾼놓기 + 덱빌딩 + 드래프팅 + 롤(드로우)앤라이츠 정도로 시스템이 귀결되는 느낌인데, 구작들은 더 신선하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게임을 하게 해주는 경우가 많아요.
뤄양은 아내와 자주 즐겼던 점에서 플러스 점수를 받기도 하지만, 다양한 액션을 원하는 만큼 하며 수입을 쥐어 짜내는 점이 재밌습니다.
다만 옛날 게임 특유의 카드운빨 + 장문의 텍스트는 아쉬울 때가 있어요.
최근에 즐긴 온마스 입니다. 친구가 알려주었는데요.
보통 이렇게 어려운 게임을 배우는 날은 전날 2-3시간 정도 비워놓고 룰북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 + 온라인 강좌 1회 시청 + 플레이쓰루 1회 시청을 합니다. 그리고 궁금했거나 이해가 안되는 점은 따로 정리해서 가져가죠. 백지 상태로 테이블에 앉아 처음부터 배우기 보단, 내가 공부 할 수 있는 만큼 해서 가는게 게임을 알려주는 사람를 위한 예의이자 배려라고 생각하거든요.
어쩄든 게임은 굉장히 재밌었습니다. 초반엔 "뭐? 겨우 액션 하나 했는데 반대편으로 가야한다고?" / "뭐? 이제 액션 하나 했는데 또 반대편으로 가야한다고?" 하면서 끌려다니는 느낌이 너무 혼란스러웠지만, 게임이 진행되고 우주선 왕복텀이 길어질 수록 한자리에서 최대한 이득을 뽑아내는 과정이 너무 재밌었어요.
웨이트가 4점 초반대로 상당히 높길래 룰이 어려운가? 했지만, 잘하는게 어려운 그런 게임입니다.
게임은 어지간하면 잘 안사는 제가 "이 게임이라면 사도 괜찮을지도..." 하며 극호감을 보였어요. 비딸이란 작가에게 별 관심이 없었는데, 좀 찾아봐야겠습니다.
종이와 바다라는 게임인데... 전 분명히 고스톱과 비슷한 바이브의 게임이라고 들었는데 말이죠... 이 게임의 어디가 고스톱 같단거지...? 싶었습니다. 카드 두장을 짝지어 내려놓으며 능력을 쓰는 점도... 가장 많은 색상에 점수를 주는 점도... 고박도... 뭐 어느하나 닮은게 없는데...?
고스톱과 비교하기엔 꽤나 유니크한 게임이나... 제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시스템이 두 개 들어있습니다. 1턴 더하기. 남의 카드 뻇어오기인데요.
안그래도 카드게임이라 운이 많이 개입 될텐데, 1턴을 더 가진다는 혜택이 너무 크게 느껴지는데다 세트 모으기 게임에선 카드 하나 뺏기는게 정말 아프거든요.
그래서 전 개인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긴 어렵지만... 그래도 신기한 게임이긴 했습니다.
타임라인 한국편. 누구 하나 매국노 만들기 딱 좋은 게임이죠. 저는 발명과 동물 버전을 제일 좋아합니다.
페이퍼 사파리 포켓몬편.
저는 사실 보드게임에 포켓몬 테마가 들어가는 순간 멈칫해요. 시스템과 일러스트가 완전히 따로 노는 경우가 빈번하거든요.
대표적인 예가 포인트 샐러드예요. 뭘해도 점수를 준다는 포인트 샐러드에 샐러드 재료 이미지를 사용한 언어유희가 너무 재밌었거든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이브이 에디션을 보고 이게 뭐야... 하며 매우 당황스러워 했습니다 ㅋㅋ
포켓몬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게임에 더 애착을 가지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겠지만... 아쉽게도 제겐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하네요 ㅠㅠ
이 게임을 하면서 차라리 원작을 해보고 싶단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요즘 딸래미(39개월)와 이것저것 다양한 보드게임을 해보고 있습니다. 물론 마이 퍼스트 카르카손처럼 규칙이 존재하는 게임은 쉽지 않지만, 함께 마을을 만들고 미플을 올려놓는 놀이 용도로 쓰고 있어요. 참고로 마이 퍼스트 카르카손은 실제 규칙도 제법 괜찮으니 찾아보세요.
다운포스도 최근에 즐겼습니다. 한참 뜨거웠던 히트와는 완전히 결이 다른 베팅 게임이예요.
룰이 간결하면서도 직관적이라 알기 쉽고, 차량이 다른 차량을 막는 빡빡함이 재밌지만... 선두차량이 한번 치고나가기 시작하면 막아야 할 방법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좀 더 해봐야 알 것 같아요.
온라인에서 찾아보니 자신의 차량에 배팅을 못하게 하거나 똑같은 차량에 중복 베팅 못하도록 해서 다른 사람들의 차를 더 밀어주는 하우스룰도 유명하더군요.
픽쳐스네요. 딕싯을 너무x100000 많이해서 이젠 완전 물린 상태였는데, 오랜만에 딕싯을 대체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나서 기쁩니다!
각각의 도구를 가지고 그림 하나를 표현하면 되는데요. 누가봐도 잘 표현했군 하며 내 작품에 흡족함을 느끼는데, 다른 플레이어들이 패닉에 빠지는 모습을 보며 당혹스러워 하는 그 경험이 너무 재밌습니다.
강력 추천하는 작품이예요.
사실 이것도 딸이랑 같이 하려고 샀는데 정작 어른들이 더 재밌게 즐기고 있네요.
두들대쉬라는 게임이예요. 출제자가 모르는 상태로 무작위로 선정한 단어를 빠르게 그림으로 그립니다. 1등, 2등,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3등으로 완성 순서를 가르는데요. 출제자가 1등 플레이어 그림만 보고 맞추면 둘이 점수를 받고, 실패하면 2등 것으로. 그것마저 실패하면 3등들이 그린 그림을 다 보고 정답을 맞추는 게임이예요.
3군에 속하게 되면 사실상 게임에서 승리하는게 쉽지 않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빠르고 정확하게 그리는게 중요합니다. 참, 그림 게임은 아이디어가 끝임없이 나오네요.
이건 코믹헌터라는 게임이예요. 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였나...? 다양한 마블코믹스 만화를 수집하는 팬이 되어 최고의 콜렉션을 만드는 게임입니다.
라운드마다 온갖 종류의 드래프팅을 하는데다, 게임마다 특정 히어로 / 특정 에피소드(히어로의 첫등장, 히어로간의 결투 등)에 주어지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매 게임마다 무슨 카드를 모아야 할지 결이 조금씩 달라져요.
놀랍게도 저작권 문제를 어떻게 한건지, 실제로 발간된 마블 코믹스의 커버 이미지를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카드를 모으면서 실제로 코믹스 책을 보게 되는 진귀한 경험도 하게 됩니다. 뭐... 정작 게임하느라 어느 순간부턴 잘 보지도 않게 되지만요 ㅋㅋ
마블코믹스 좋아하시면 추천해요. 구하기는 쉽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오랜만에 하는 시즌스. 딱 9장의 카드 + 게임 도중 뽑게 되는 카드로 극한의 점수를 뽑아내는 엔진빌딩 게임입니다. 레즈 아르카나랑 어떤 맥락에선 비슷하네요. 다만 훨 ㅡㅡㅡㅡㅡ 씬 더 공격적입니다. 남의 점수를 깎아먹는 기능이 산재하고 있어요. 카드마다 시너지가 존재하는데다 사용 타이밍에 따라 효율이 극명하게 갈리는 등 파고들 요소가 많아서 정말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시즌스를 처음 하시나요? 그럼 시즌스를 좋아하려면 두가지 규칙을 기억하세요.
1. 보드게임 아레나에서 하지 마라. 거기엔 시즌스 귀신 밖에 없다.
2. 1번 규칙을 기억해라.
오를레앙도 정말 오랜만에 했어요. 워낙 유명한 게임이니 상세한 설명은 안해도 되겠죠?
예전에 오를레앙과 비슷한 컨셉의 게임이 하나 더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기억이 잘 안나네요. 그냥 오를레앙 하십쇼!
한국에서 밴쿠버까지 날아오신 손님들과 만나서 했던 게임, 리빌딩 시애틀이예요. 밴쿠버에 사는 작가가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보드만 보면 뭐가 엄청 많아서 꺅 소리가 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제법 직관적이고 알기 쉬운 흐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타일 구입 선택지와 + 엄청 열심히 챙겨야 하는 트랙과 + 엄청 빠듯한 돈으로 (...) 점수를 뽑아내야 하는 그런 게임이예요. 중후반부터 "도대체 이 요구조건들을 어떻게 만족시켜?" 싶을 정도로 압박이 굉장합니다.
이 날은 초반부터 너무 망해서 "아... 그냥 개인 보너스 점수로만 승부를 내자..." 하면서 후반만 노렸는데 그걸로 이기는 신기한 경험을 했어요. 다들 비등비등한 점수를 받은걸 보면 밸런스가 맞긴 한가보다- 싶더라구요.
게임은 정말 재밌었습니다. 제가 이런 타일놓기 게임을 좋아하는 점도 좋은 이미지를 받는데 한몫 한거 같아요.
리빌딩 시카고가 나온다고 설명해주셨던거 같은데... 그것도 기대되네요.
요건 딸내미랑 같이 하려고 샀던 잇츠 어 스몰 월드. 마치 베네치아에서 배를 타고 물길을 따라 둘러보듯, 배를 타고 이리저리 물결을 따라 흘러다니며 줍줍한 캐릭터 카드를 내게 보이는 벽면과 비교합니다. 일치되는 그림이 보이면 점수로 바꾸는 간단한 게임이예요.
아직 경쟁의 개념을 모르기 떄문에 같은 방향에 나란히 앉아 느긋하게 돌아다니며 캐릭터 카드를 모으는 재미로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은 딸의 최애 게임 스팟잇. 가끔씩 이걸 하다보니 저도 실력이 늘더라구요. 그래서 가끔 보드게임 아레나에 들어가 플레이어들을 부수고 다닙니다.
할리갈리 할 때 친구들의 손등을 빨갛게 물들이는데서 오는 우월감(?)이 이런거군- 하고 웃고 있지요.
아, 시즌스 귀신들이 왜 보드게임 아레나에서 망령처럼 떠돌아다니며 먹이감을 찾고 있는건지 이제 알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