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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내 지갑을 뚫어 봐라!

1,415 조회

2024.09.18 05:34

리뷰를 보거나 지인들이 가져온 게임을 하다보면 "...이 게임은 사야겠는데?" 싶은 순간이 간혹 찾아옵니다.

하지만 그것은 설익은 충동결제!

예전에 많이 당했지만 짬밥이 찬 지금은 더 이상 속아 넘어가지 않아요.

어지간히 제 취향에 딱 들어맞는 게임이 아니고서야 보통 3개월-6개월 정도 고민합니다.

그럼에도 사야겠단 생각이 들면 장바구니에 넣어놓고 일주일 정도 묵히다가 그래도 원하면 지갑을 열죠.

최근 그런 게임을 한개 발견한 김에 모임 후기를 남겨봅니다.

제가 이미 보유한 게임은 어럼풋한 기억을 더듬어 구매까지의 기간과 그 이유를 적어볼까 해요.

초상화 탐정 소녀는 비교적 빠른 구매 결정을 했던 작품입니다. 한달 내외였던거 같아요.

이 당시엔 텔레스트레이션과 듀플릭을 두 톱으로 활용했어요.

다만 텔레스트레이션은 인원이 많아야 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듀플릭은 제가 하도 많이 해서 그림을 얼추 기억한다는 단점이 있었죠.

세번째 그림 게임을 고민하던 중, 픽토매니아와 초상화 탐정 소녀가 구매 후보로 떠올랐죠.

픽토매니아가 인지도가 더 높긴 했지만 결국 부피+독특한 테마 때문에 초상화 탐정 소녀를 선택했습니다.

현재 절판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희소성도 높아졌으니 이래저래 좋은 선택이었나 싶습니다.

갱 오브 다이스는 리뷰용으로 받은 카피예요. 내돈내산 게임이 아니니 이 게임에 대한 구매 여부는 패스해도 되겠죠?

아직까지도 재밌게 즐기고 있으며 모임이 있으면 가져가는 1순위 게임 중 하나입니다.

최근 주사위를 하나 잃어버려서 슬퍼요... 흑흑.

가벼운 마음으로 부담없이 즐기기 쉬운 게임이니 한번 찾아보세요.

블러프. 정말 오랜만에 보는 작품이네요. 늘 재밌다고 생각하지만 구매로는 이어지지 않는 작품입니다.

왜 그럴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1. 확률상 어느정도 거짓말의 한계치가 존재한다.

2. 부피가 제법 있다.

3. 설명하기가 여엉 쉽지 않다. (페루도까지 배우면 미묘한 차이에 혼란이 옵니다)

4. 비슷한 파생 게임(간혹 테마만 다른... 예를 들면 캐리비안의 해적버전)이 굉장히 많다

의 이유인거 같아요. 그렇다보니 이건 아무리 고민해도 구매까지 이어질 것 같진 않습니다.

투매니본즈! 최근에 이와 관련한 후기를 올린적 있죠. 흐으으으으음ㅡ 이 게임에 대해선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1. 캐릭터간의 각기 다른 개성.

2. 여러가지 성장방향.

3. 캐릭터간의 시너지.

4. 깨알 같이 귀여운 이야기.

5. 비좁은 전투맵으로 인한 치열한 수싸움(제겐 매우 중요).

6. 주사위를 굴리면 뭐라도 할 수 있음(제겐 매우 중요).

이런 장점들을 한데 모으면 곧바로 구매로 이어질 것 같지만 이 모든걸 상쇄시키는 두 가지 단점 때문에 구매 의사가 사라졌어요.

1. 상상을 뛰어넘은 가격

2. 도저히 애정을 붙일 수 없는 일러스트

두 장벽이 너무 높습니다...

제품 퀄리티가 상당하다보니 가격도 자연스럽게 높은데, 그 덕분에 "일단 게임은 재밌는데..." 하며 주저함이 생기더라구요.

게임을 할 때마다 친구에게 "이 게임이 얼마라고?" 하며 재차 묻게 됩니다.

제가 어떤 가격에 흠칫하는지 곰곰히 생각해보았는데... 아무래도 제 심리적 마지노선 가격은 89,000 정도인 것 같습니다.

요즘 물가 및 펀딩가를 생각하면 꽤나 낮네요. 불필요한 콤포넌트를 좋아하지 않다보니 그런가 봅니다.

일러스트는... 웬만하면 스스로가 서양식 화풍에 익숙해져서 별 거부감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오랜만에 아직 멀었음을 느낍니다... 캐릭터보고 느꼈던 걸 간략히 적자면...

목과 머리 각도가 좀 이상하긴 하지만 이정도면 날렵하고 특징이 잘 보이는데? 재밌어 보이는 캐릭터인걸!

오 아르마딜로와 멧돼지를 합친건가? 기어록(캐릭터)도 개성있어 보이는데? 좋은걸!

... 어 그치그치. 노련한 탱커라면 수많은 전쟁터를 거쳐왔겠지. 그러니까 좀 늙어보일 수 있지.

저 혹시 보드게임 박스 커버 모델 하신적 있으신가요...? 막 화내는 표정 지으시면서 말예요. 저 분명 본 적이 있거든요...

(혹시 그 게임 커버 아시면 제보를...)

수정:

감사합니다 라마님! 이 맑은 눈의 광인 느낌... 역시 제 기억이 맞았어요!

...아니 다크서클이...;; 힐러 맞으시죠? 그 약물... 치료제 맞죠?

묘하게 프랑스의 모 보드게임 디자이너 닮은거 같기도 하고....

자, 분위기를 바꿔서.

월드 원더스는 제가 친구에게 "이거 중고로 팔거면 내게 1순위로 연락해라" 라고 말했던 작품입니다.

사실상 이 게임 때문에 후기를 쓰기로 마음 먹었으니까요.

첫플에 정말 만족했고 꼭 콜렉션에 넣고 싶은 작품이예요.

제가 워낙 테트리스류 퍼즐게임을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타일을 놓는 규칙이 생각보다 깐깐한데다 보드를 채우면서 동시에 원더를 배치할 자리까지 생각해야 하는 과정이 즐거웠어요.

게다가 원더는 하나씩만 존재하기 때문에특정 원더를 가지고 싶단 욕구가 솟아납니다.

그럼에도 원더의 가치가 사실 다른 득점루트와 별 차이 없는게 특징인데요. 대체로 원더당 1-2점을 줍니다.

그렇다보니 원더 하나 가져오는 대신 보드를 촘촘하게 관리해서 3-4점을 확보하는 액션이 더 가치 있을 때도 있죠.

물론 원더가 나오는 타이밍에 따라 유불리가 있을 수 있고(할 수 있는데 안하는거랑, 아예 못하는거랑 다르니까요)

다양한 원더를 경험해본 사람이 더 많은 원더 배치 경우의 수를 생각할 수 있기에 실력차이가 발생합니다만...

웬만한 게임은 다 그러니 별 단점도 아닌거 같아요.

게다가 이 게임은 더 빡세게 즐길 수 있는 모드를 준비해주기도 했구요.

게임 후 사진을 찍는 경험도 즐거워서,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아주 즐겁게 했어요.

미지의 행성을 정말 재밌게 즐겨서 구매쪽으로 많이 기울고 있었는데 초신성 같은 작품을 만난 기분이예요.

이 게임이라면 풀확장을 고려해볼지도 모르겠네요. 그런게 나온다면요.

문명의 시대군요. 아주 작은 박스에 문명게임을 담아낸 독특한 작품이죠.

이 작품은 대오님과 처음 해보았을 때도 '재밌는거 같은데 좀 더 해봐야 알겠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한번 더 해보니 알겠어요. 안사는 쪽으로 많이 기울고 있습니다.

당시엔 전혀 인지하지 못했는데...

문명게임이지만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과정은 가끔 발생하는 문명 선택과 전쟁 뿐. 게임은 최소한의 자원으로 최대한의 이윤을 뽑아내는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덕분에 게임 내내 굉장히 건조한 분위기가 흐르는데다 게임 경험자들에게 소개하자니 브레인버닝에 비해 게임이 너무 짧고.

그렇다고 게임 초보자들에게 소개하자니 너무 건조하고.

그 중간 어디쯔음을 맞추어야 하는데... 초보 게이머들이 주변에 훨씬 많은 제겐 그게 쉽지 않더라구요.

이 게임을 처음하고 난 당시에도 구매 고민을 안했는데, 지금까지도 고민조차 안하는 걸 보니 저랑은 결이 잘 안 맞나봐요.

그런가하면 "님은 뭐 이런 게임을 즐겨요?" 싶은 게임도 가지고 있습니다.

팩토리퍼너인데요. 매 단계마다 추가되는 기계를 가지고 생산->납품하는 공장을 만들어야 하는 퍼즐게임 입니다.

이 게임은 중고 매물을 보자마자 '아, 이건 내가 좋아하는 장르네' 하고 촉이 왔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한번 해보고 곧바로 질렀죠.

실제 고민은 10분 정도 했으려나요? 이럴 때면 내가 내 취향을 잘 알고 있단 사실이 참 편해요.

결과는 대만족. 틈나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온라인으로도 솔플 해요.

엉망진창으로 늘어나는 공장을 보는게 정말 재밌어요.

본업이 개발자이다보니 스파게티 코드 속에서 불필요한 부분은 잘라내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코드 리팩토링 느낌도 나서 즐겁구요.

오랜만에 본업과 덕이 일치하는 게임을 만난 것 같아요.

이 버전의 카탄 기억하시는 분? 2000년대 초반에 산 카탄이예요. 아직도 구김없이 잘 쓰고 있답니다 :)

빨간 건물의 길을 3개 잃어버려서 나무 젓가락을 잘라 붉게 칠해서 아직도 잘 쓰고 있어요.

아니 언제적 게임이... 싶겠지만 베스트/스테디 셀러엔 이유가 있는 법이죠.

집에 하나쯤 있으면 좋은 게임이예요.

열심히 고민해서 샀으니 게임 아껴쓰겠다고 프로텍터까지 사는걸 보니 당시의 열정이 잘 느껴지네요.

지금은 귀찮기도 하고 그 돈이면 게임을 하나 더 사! 하는 생각에 잘 안하거든요.

마스크맨이군요. 이 게임은 대략 3개월 정도 고민했던게 기억나요. 결국 질렀는데... 당시에 사면서도 확신이 없었어요.

내가 정말 이걸 좋아할까? 룰을 제대로 이해하고 사긴 하는건가? 하면서 말예요.

결과적으론 대성공! 색상의 강약을 플레이어들이 만들어 간다는 컨셉이 독특해서 겹치는 게임이 없어 지금도 재밌게 잘 즐기고 있습니다.

취향을 알면 구매에 고민이 없다 2

이 게임도 보자마자 바로 취향저격 게임이란걸 알았어요. 일종의 숫자야구를 보드게임으로 만든건데, 기믹이 정말로 신기하거든요.

아레나에서 해보고 거의 반년 넘게 중고매물을 기다렸지만 도저히 올라오지 않더군요.

한참을 기다리며 푸념하고 있으려니 친구가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친구: "알 것 같습니다. 이 정도면 워낙 비인기 게임이라 게임샵에서 들여놓지도 않는데다 이미 산 사람들은 찐덕후라 아예 중고 매물로 안내놓는거 아닙니까?"

너굴: "...시끄러워요."

결국 한국에 방문했을 때 중고매물을 하나 사왔어요.

등불축제네요. 이 게임은 어떻게 제 콜렉션에 들어온건지 기억이 잘 안나네요.

뭐, 괜찮게 즐기고 있긴 한데요. 지금 다시 살거냐? 라고 물으신다면 한참 고민할거 같긴 해요.

사자니 우와, 이거 진짜 재밌네! 하는 느낌은 없는데다 매 게임이 비슷하고...

그렇다고 안사자니 이 정도 난이도 게임 중에서 비슷한 느낌을 주는 혹은 더 좋은 작품은 못본거 같고...

가지고 있는 김에 재밌게 즐기고 있긴 합니다.

어콰이어군요. 요번에 모임에서 규칙을 가르쳐 주던 날에 찍은거네요.

제가 가진 어콰이어는 1998년인가? 나왔던 작품으로 가장 좋은 퀄리티를 자랑하던 당시의 제품인데요.

하도 오래 가지고 있었더니 박스가 너덜너덜 해져서, 박스는 버리고 그냥 큰 봉투에 넣어 다녀요. 그래서 제 친구가

친구: "형님 어콰이어는 봉다리 에디션이죠?"

하고 놀립니다.

98년판 버전은 당시에도 약 5-6만원이란 상당한 가격을 자랑했어요. 푼돈 열심히 모아서 몇개월을 고민하고 고민하며,

당시 제 우상이자 롤모델이었던 리뷰어 분들의 글을 닳도록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은 봉다리 에디션으로 전락했지만, 지금 생각해도 당시의 고민은 충분히 가치가 있었네요.

아직도 좋아하는 게임이거든요.

2000년 초중반에 너도나도 푸코푸코 할 때 덩달아 질렀던 게임이예요. 돈도 없었으면서 이거 사겠다고 꽤 오랜시간 용돈을 아낀 기억이 납니다.

당시엔 중급 이상의 유로게임에 대한 로망이 강렬 했었나봐요. 그래도 취향에 잘 들어맞은 성공적인 구매였습니다.

지금까지도 간혹 즐기는 작품인데도 콤포넌트 상태도 좋은데다 애착있는 물건이라 지금도 애착을 가진 채 잘 쓰고 있어요.

푸에르토 리코 SE 였나요? 새로 펀딩한다고 얼핏 본거 같은데... 정말 어마어마 하더라구요.

멋지다... 그런데 미화로 146달러...? 푸코가...?

이 모임 저 모임 들고다니며 후딱 세팅해서 후다닥 즐기고 '한번 더 할래?' 는 못하겠는걸...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마구 굴릴 수 있는 푸코를 이미 가지고 있으니 지갑은 봉인하는 것으로!

스컬킹. 가끔 생각날 때 모임에 가져가는 게임이예요.

고민을 하기엔 너무 소액의 게임인데다 가성비도 좋아서 러브레터와 더불어 선물용으로도 자주 삽니다.

트릭테이킹에 대한 거부감이 없으시다면 이건 하나씩 가지고 계시길 추천합니다.

D&D도 필수라고 불리는 룰북과 캠페인북을 좀 가지고 있는데...

주사위 & 미니어쳐 & 매트 같은 잡다한 물건에 은근히 비용이 들어갑니다.

처음엔 잘 몰랐는데 잡다구리한 물건에 슬금슬금 돈이 녹고 있는걸

눈치채고 스스로에게 스톱을 걸었어요.

특히 캠페인북... 소설 읽는 느낌으로 하나 둘씩 사려니 돈이 어마어마하게 깨지더라구요.

위 세개는 현재 3살짜리 딸 아이를 위해서 한참 고민하고 있는 작품이예요.

Finding the Dragon 은 MTS에서 한글판으로 발매했던거 같은데... 근 2년간 잊고 있다가 최근에 갑자기 생각났어요.

스팟 잇!(=도블?)은 워낙 유명하니까 패스.

디즈니 잇츠 어 스몰 월드 게임은 어린이 대상으로 괜찮은 게임이라길래 일단 장바구니에 투척!

제 지갑에 구멍을 낼 수 있는 3-4살을 위한 어린이용 보드게임이 또 뭐가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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