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항구마을 르아브르 후기
어제 저녁 업세션과 푸에르토리코 이후 부모님과 하는 3번째 전략 보드게임으로 르아브르를 했습니다.
작년 12월에 사놓고 아껴두었던 게임인데 플레이할 기회가 생겨 설렘을 가지고 시작했네요 ㅎㅎ
게임 자체는 기초적인 일꾼 놓기에 수확 시스템도 단출해서 그렇게 어려울 것이 없었지만, 카드의 내용을 해석하는 것이나 필요한 돈이나 음식을 수급하는 방식이 다소 직관적이지 않다는 진입 장벽이 있었습니다. 어찌저찌 하다가 9라운드 까지 해보고 룰이 적응이 돼서 중반부터는 흥미진진하게 했네요^^
초플이라 큰 계획을 짜지 못하고 당장 내일 먹을 음식, 푼돈만 모으다가 사업으로 대박치는 플레이를 하지 못한게 계속 아쉽더라구요. 게임 한 다음날도 계속 생각나고.. ㅎㅎ 확실히 계속하고 싶은 게임은 맞았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랜덤으로 깔리는 건축 계획 순서와 나타나는 특별 건물의 내용에 따라 매 게임마다 흐름이 달라질 것 같고 그 흐름을 읽고 어떤 사업을 구상할지 계획을 짜는 재미가 쏠쏠 할 것 같아 그 리플성이 심상치 않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ㅎㅎ 첫인상은 앞으로도 여러번 해보면 좋겠다 소망하게 되는 게임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플레이타임은 3인 게임 18라운드로 인당 50분에 준하는데 게임 플레이적인 면에서 시간이 남지는 않지만, 결코 2시간 30분이 짧은 시간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푸코같은 가성비 압축게임과는 결이 좀 다르다는 부분이 확실히 있었고 그렇기에 저희 부모님도 처음에는 18라운드는 좀 길다며 걱정 하셨습니다.
게임 자체가 액션이 단순하고, 평이하게 진행되면 다운타임이 생길 여지가 많지만, 어느정도 흐름이 생기면 거기서 돈 벌 계획을 계속 짜고 수정하면서 재미를 느끼느라 시간가는 줄 모르게 되더라구요ㅎㅎ 첫플은 단축게임보다는 완전게임으로 효율 따지지 않고 이것 저것 해보시는 것 추천 드립니다.
차례도 금방 돌아오는 게임이라 또 다른 사람 플레이 기다리는 다운타임 보다는 단순한 행동들의 반복에 의해 느껴질 수 있는 다운타임이라 또 대책없이 늘어지는 게임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길어도 기회 될 때마다 많이 해보고 싶네요.
저는 중반에 여러 일을 벌려 뒤늦게 대출을 많이 했는데요 후반가서 법원에서 대출을 좀 갚으려고 했는데 아버님이 법원에 들어가서 안 나오시더라구요(저희가 에러플로 보급물자 가져갈 때는 노동자 말을 안 옮겨서 주요행동으로 보급물자를 가져가면 노동자 말이 건물 안에 계속 상주하게 됐습니다). 저는 49프랑이나 하는 빚을 안고 있었기 때문에 아버님은 일부로 농성하시는 것이었습니다ㅎㅎ 저는 그 틈에 부두로 들어가 배를 하나 만들어 식비 부담을 줄였죠. 아버님도 배를 만들기 위해 자원을 모아놓았던 터라 난감해 하셨습니다. 그렇게 서로 농성하다 아버지가 먼저 식비 문제로 나오셨고 그렇게 짧았던 싸움이 끝났습니다.
어머님은 초반에 빚을 좀 지시다가 나중가서 다 갚고 식비만 내는 무난한 플레이를 하셨는데 건물을 많이 안 지으셔서 아쉬운 차이로 1등을 못 하셨습니다. 저는 빚을 지면서도 건물을 가장 많이 지었고 이제 청산을 위한 큰 사업을 전개해보려 했지만, 차례가 너무 부족해 결국 못 갚고 꼴지를 해 버렸습니다.. 아버님은 빚도 많이 청산하시고 건물도 어머님보다 조금 더 지으셔서 4점 차이로 우승하셨습니다.
아직 해보고 싶었던 것이 많았었는데 끝나서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한 번 해보니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돈도 벌고,건물고 구하고 식량도 구할 수 있을지 감이 조금 오는 것 같아 또 해보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