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토 몬타 2번 돌려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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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7 09:42

지난주, 지지난주 연달아서 돌린 탄토 몬타 간략 후기입니다. 사진이랑 컴포 들어간 이쁜 리뷰는 아마 다른 어떤 분이 해주실테니 전 글로만 간략히.

1. 4인용 워겜입니다.

부제처럼 레콩키스타시대의 주역이었던 이사벨-페르난도의 스페인을 중심으로 무슬림 세력, 프랑스, 포르투갈이 치고받는 물건입니다. 버진퀸 후속작이긴 한데 버진퀸과는 많이 다릅니다.

2. 머리 빠개집니다.

이게 유로 같이 메인 시스템이 복잡한 건 아닌데 반대로 근본 없이 매 상황에 대해서 별도로 규정한 잔룰이 한가득인, 솔직히 제작자 정신이 좀 의심되는 물건이라 매번마다 별도 룰 변수를 고민해야 합니다. 당시 테마+역사 흐름을 중점으로 두고 만든 게임인지라 몰입하기는 좋은데 뭐 상황마다 적용되는 룰이 계속 바뀌는 수준이라 에러플 위험도 높습니다. 참고로 전투 룰도 은근 귀찮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이건 괜찮다고 생각. 이거에 대해서는 좀 뒤에 자세히 후술.

그리고 또 하나 사람 골때리게 만드는 게 더블 메이저 시스템. 한 사람이 시작할 때는 무조건 메이저 국가 2개를 잡고 시작하는데 그 둘은 같은 편이지만 시스템상으로는 별도의 국가이기 때문에 되는게 있고 안 되는 게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페인 세력은 엄밀히는 아라곤-카스티야 혼인동맹왕국이기에 은근 세세한데서 이 두 국가의 차이가 발목을 잡습니다. 당장 급해 죽겠는데 바로 코 앞에 있는 카스티야 장군이 아라곤 군사는 못 이끌거든요. 그리고 당연하지만 여기에 또 예외가 있어서 가능한 녀석들도 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안되지만 예외적으로 가능한 얘들이나 상황이 있고 이에 따라서 또 특수룰이 적용되는 이런 시스템이라 간단히 말해서 골치아픕니다.

3. 전쟁 집중 워게임.

워게임인데 전쟁 집중이 당연한거 아닌가...싶지만 이런 거 같은 대전략, 국가경영 시뮬 워게임은 사실 생각만큼 전쟁 집중은 아닙니다. 바로 전작 버진퀸만 해도 상당히 제한전 느낌이었고 정말 미친듯이 들이박는 건 나폴레오닉 워 같은 거죠. 아님 똑같이 전투 온리지만 마리아처럼 직접 격돌보다는 전선 유지, 조율, 타협이 더 중요한 게임들도 있고.

여튼 이건 몇 개의 키 지역이 특정 세력들에게 너무 중요한지라 안 싸울 수가 없습니다. 스페인은 무슬림과 지브롤터 두고 무조건 싸워야 하고 프랑스와는 바르셀로나를 두고서 혈투를 벌어야 합니다. 근데 지브롤터도 무슬림에게 엄청 중요하고 프랑스도 바르셀로나가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진짜 어쩔 수 없이 져서 주는 거면 몰라도 절대로 호락호락은 못 내줘요. 그러니까 싸워야지!

프랑스-스페인 카탈루냐 전선

스페인-무슬림 지브롤터-나스르 왕국 전선

포르투갈-무슬림 북아프리카 전선

크게 이 세 군데서 치고받게 됩니다.

사실 시작할때부터 포르투갈-스페인도 전쟁중인데 2번 다 이 전선은 뜨듯미지근해지더군요. 둘 다 섣불리 건드려봤자 별 득이 없고(별 점수가 안 나옵니다) 판도만 복잡한지라 결과적으로 스페인 포르투갈 양쪽 다 방치하게 되어서 이 전선이 의미를 가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 외 이탈리아 반도도 후반부에는 중요해질 거 같은데 2번 다 후반부까지는 가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4. 전투 룰은 정규군, 민병대, 기병, 포병이 있고 각각 효능이 다릅니다. 포병은 솔직히 양념에 가깝고 정규군이 최대 주사위 2개까지 4, 5, 6을 명중으로 쳐주는지라 상당히 좋습니다. 기병도 차단, 회피에서 다 장점을 주고 기병 돌격을 쓸 경우 주사위를 추가해주는지라 좋구요.

다만 덕분에 주사위 카운팅이 상당히 귀찮고 사망 처리도 골고루 배분해야 하는 등 '귀찮음'이라는 지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몇 번 해봐야 주사위 굴림도 익숙해지구요.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무조건 숫자만 늘려서 굴리는 것보다는 각 병종 간에 조금이나마 차이를 주고, 기병 잔뜩 모아서 우랴돌격 하면 개쩌는 효과 나올 때도 있다는 점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좋게 봅니다. 좀 세키가하라가 떠오르는? 느낌.

5. 그 외는 역사와 전통의 대항해 굴림 정도? 근데 프랑스는 거기까지 신경 쓸 리소스는 거의 안 나옵니다. 그냥 간단히만 봐도 신경써야 할 게 이베리아 반도에 신롬에 이탈리아 반도인데 여기서 배 뽑아서 대서양 가라고? 실제 역사상으로도 프랑스가 후발주자였던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겁니다. 진짜 중근세 유럽은 뭐 어떻게 굴러간건지 신기할 지경임. 사방팔방에서 난리인데 새 대륙까지 찾아냈다고?

6. 결론적으로 테마 몰입 가능하고(세세한 건 몰라도 레콩키스타+르네상스 시기 유럽 판도) 환장할 것 같은 웨이트(이해하는 게 아니라 그냥 다 외우거나 적어둬야 하는 잔룰) 그리고 그 시너지로 끝장나게 걸리는 시간(나름 워겜 열심히 한 양반들 모여서 대충 6-7시간에 4턴 돌렸습니다)을 다 감수할 수 있다! 하면 오 중독적인데? 오 괜찮은데? 싶어지고...저거 셋 중 하나라도 걸리면 이 겜은 좀...그렇습니다.

진지하게 HIS나 버진퀸 좀 돌려보고 시작해야 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저걸로 시리즈 기본 시스템 이해한 후에 이걸 해야지 이 시리즈 안해보고 이거로 들이박는건 워겜과 바이바이하기 제일 좋습니다.

7. 좋기도 하고 좀 아쉽기도 한 거 하나는 종교 요소 삭제려나요...뭐 이번엔 크게 넣을 부분도 없긴 했습니다만 버진 퀸에서 신교는 신교 플레이 나름의 맛이 있긴 했던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