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O 1800 간단 후기(르아브르를 떠나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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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5 09:49

마틴씨 게임은 티너스 트레일에 이어 2번째 접하게 되는데, 2인플 메인으로 하는 입장에서는 티너스트레일보단 훨씬 재밌게 플레이 했습니다.

게임은 산업혁명을 테마로 한 자원치환 엔진빌딩 게임이라고 하면 될까요?

처음에 농민4, 노동자3, 장인3 일꾼으로 시작합니다.

농민은 초록색 건물에서만 일할 수 있고, 노동자는 파란색, 장인은 빨간색으로 제한이 있어요.

이걸 점점 노동자를 오른쪽으로 업그레이드(장인은 기술자로 기술자는 사업가로)해서 최종테크까지 가면 레벨3조선소에서 대포를 장착한 멋들어진 함선까지 제작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일꾼들을 업그레이드만 해서는 자기 턴에서 가능한 액션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신규로 구인을 하는 건 필수불가결입니다.

여기서 마틴씨 게임 특유의 양면적인 딜레마가 발생하는데, 일꾼추가를 하면 반드시 그 일꾼수만큼 퀘스트 카드를 받아야합니다.

이 게임 종료조건이 퀘스트카드를 전부 완료하고 손패를 털어내야 하는 게임인지라, 게임 종료와는 거리가 멀어지게 되어요.

게다가 퀘스트카드 보상조건이 일꾼추가인 것도 있어서, 퀘스트를 완료해서 일꾼을 받아도 또 퀘스트가 생기는 딜레마가 저희를 괴롭힙니다.

티너스 트레일에서는 광산채굴게임인데, 광산을 채굴하면 양면적으로 물이 터져나와 채굴을 방해하는 딜레마가 있었죠.

결국 저는 일꾼을 와이프보다 많이 받은만큼 퀘스트가 와이프보다 많았고 이게 스노우볼이 굴러 아내가 먼저 퀘스트 완료하고 완료보상으로 7점짜리 불꽃놀이 카드 가져갔어요 ㅎ

아이러니한 점은 와이프가 웬만한 게임은 같이 해주는데 중간에 이게 무슨 재민지도 모르겠고 너무 게임이 반복적이고 지루하다며 졸음을 참지 못하고 기브업했던 르아브르와 닮았습니다.

르아브르도 일꾼놓고 자원을 더 고급자원으로 치환하고 배도 만들고, 더 좋은 공장을 가져오고, 남의 공장에도 일꾼 놓을 수 있는 점, 러닝타임이 길다는 점 등,

상당 부분이 닮아있는데, 이 게임은 지루하다는 말 없이 꽤 몰입해서 해줬고 중후반에는 효율의 귀신이 되어 종료조건 카드 한장 남겨놓고 제 퀘스트카드 남은 장수 체크해가면서

점수 불리기에 여념이 없더군요.. ㅎㅎ 저보다 훨씬 여유롭게 게임을 즐겼던 것 같습니다. (결과 와이프 165 저 142점으로 아내가 이겼습니다)

결국 르아브르는 중고로 판매하려고 게시글에 올라간 신세, 아노1800은 담에도 또 하자는 코멘트 받아내는 이 차이를 저도 뭐라 설명해야할 지 모르겠네요.

(아노1800이 르아브르보다 더 나은 게임이다 이런 요지로 말씀 드리는 건 아닙니다. 저희 부부에게는 아노1800이 더 먹히더라 정도로 이해해주세요)

물론 이 게임의 단점도 있습니다.

위에 말씀드린대로 종료조건을 완료할지말지는 본인이 조율이 가능합니다. 일부러 1장 남겨놓고 더 점수 불리기도 가능하다는 점.

상대방 공장 사용시, 사용한 사람이 사용비를 지불하는게 아닌 은행이 지불합니다만 이게 레벨이 낮은 공장이든 고급공장이든 1원으로 고정이에요.

즉 고급공장 지어서 남 좋은 일 하는 기분이 드는데 이 부분을 조금 더 보정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네요.

아무튼 시간이 꽤 걸리지만, 산업혁명 테마를 제대로 만끽하며 설명포함 3시간 넘어가는데도 집중하게 해준 게임이라 만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