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즐긴 게임 후기(1)

1,307 조회

2024.02.02 22:52

즐겼던 게임의 기억을 좀 더 남기기 위해 매달 플레이한 게임을 기록해 보고 있습니다. 게임에 따라 글의 방향이 다소 중구난방일 수 있습니다 ^^;; 그리고 혹시 룰이나 설명이 틀린 부분이 있으면 알려 주세요.

(모바일로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1. 백로성(1회플)

게임 소개: 주사위를 이용한 엔진 빌딩 게임입니다. 색깔별 주사위를 굴려 다리에 올려 두고, 주사위를 이용해 자원을 얻습니다. 주사위를 가져가서 놓으면 바로 아래 주사위 눈과의 차이만큼 돈을 얻거나 지불해야 해서 큰 눈을 가져가는 것이 좋지만, 다리에서 가장 작은 눈의 주사위를 가져가면 '등불' 추가 행동을 해 보너스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주사위를 놓은 위치에 따라 자원을 얻거나 일꾼을 놓을 수 있는데, 일꾼에는 정원사와 무사, 가신이 있습니다. 정원사는 라운드 종료 시 해당 칸에 주사위가 남아 있으면 보너스를 얻고, 게임이 종료될 때 해당 칸에 표시된 승점을 얻습니다. 가신은 성의 층을 올라가면서 옆 카드의 보너스를 얻고 높은 층을 올라갈수록 높은 승점을 얻습니다(얻은 보너스 카드는 자신의 등불 행동을 강화시키는 데 사용됩니다). 무사는 일회성 보너스를 얻고, 가신과 연계하여 승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시간 트랙을 전진시키는 등의 방법으로도 승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게임 안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은 많지만, 행동은 단 3라운드에 라운드별 세 번, 즉 총 9번만 가능합니다. 이 제한된 행동 횟수 동안 최대한의 효율성을 발휘해 승점을 쥐어짜내는 게임입니다.

플레이 흐름 및 후기: 3인플로 진행했습니다. 다른 분들이 정원사를 적극적으로 놓으시는데 저는 쌀 수급이 쉽게 이뤄지지 않아 정원사는 많이 놓지 못하고, 대신 가신과 무사에 집중했습니다...만 다른 분들과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정원사 보너스 덕분에 자원을 잘 확보하셔서 그랬던 것 같은데, 그래도 꾸역꾸역 가신을 놓고 승격시켜 승점을 올려 나갔습니다. 가신을 승격시킬수록 등불 행동 시 보너스가 많아지니 오히려 작은 눈을 가져가 등불 행동을 하는 것이 이득이 되더라구요. 그렇게 최대한 등불 행동을 짜내어 플레이한 결과, 2등이 되었습니다. 가신과 무사를 많이 놓았더니 서로 시너지가 좀 생긴 덕분이었는데, 정원사를 모두 놓으면서 얻은 풍부한 자원으로 가신과 무사도 골고루 놓으신 분이 1등을 차지하셨습니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의 효율을 내기 위해 고민하는 재미가 있는 게임이었어요. 수려한 아트와 멋진 컴포들도 게임에 더 몰입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알록달록 예쁜 게임입니다. 각종 일본풍 컴포와 더불어 주사위가 놓이는 다리도 시선을 사로잡네요.

2. 브라스 버밍엄(0.5회플?)

게임 소개: 산업혁명 시대의 영국 사업가가 되어 사업을 발전시켜 나가는 게임입니다. 도시에 건물을 짓고 네트워크를 연결해 생산물을 판매하며 수입을 얻습니다. 그 과정에서 건물을 짓거나 생산물을 판매하거나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 자신 또는 상대방이 지은 건물의 자원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게임은 운하 시대에서 철도 시대로 넘어가며, 각 시대가 끝날 때마다 승점을 계산하고 운하 시대가 끝나면 1단계 건물은 모두 제거합니다. 개인판의 건물 중에는 운하 시대에만 지을 수 있는 건물들이 있는데, 이들을 운하 시대에 지어 두거나 개발 행동을 통해 없애고 다음 단계의 건물들을 지을 수 있습니다. 철도 시대가 끝났을 때 최종 승점이 가장 높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플레이 후기: 제가 룰마를 맡았는데, 이전에 2회나 플레이했음에도 에러플이 다수 발생하는 등 룰마로써 대단히 헤매는 바람에 아주 즐거운 게임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ㅠ 헤매면서 시간 소모도 많이 되어 그냥 운하 시대까지만 플레이하는 룰로 진행했네요. 그래도 기본적인 흐름은 다들 이해하시기도 했고, 다음엔 저도 더 잘 준비해서 철도 시대까지 무사히 마치면서 같이 하시는 분들이 즐겁게 하실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네트워크라는 개념이 정말 매력적인데 정작 이 네트워크와 관련된 에러플이 많았던 것이 가장 아쉬웠어요.

3. 언더다크의 폭군들(1회플)

게임 소개: 영향력과 덱빌딩 게임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게임입니다. 군사력으로 다른 사람들과 영토에 대한 지배권을 경쟁하는 한편, 영향력으로 덱에 넣을 카드를 구매하고 카드의 능력으로 가치가 낮은 카드를 '승격'시켜 덱에서 제거하면서도 승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대도시를 지배하면 높은 승점과 추가 영향력을 얻고, 특히 완전 지배에 성공하면 매 턴 승점을 얻을 수 있어 누군가 대도시의 완전 지배권을 획득하면 그걸 방해하기 위한 견제도 벌어지게 됩니다. 게임은 시장에 놓을 카드가 바닥나거나 자신의 모든 부대를 내려놓은 플레이어가 있으면 종료되며, 지배한 지역과 격파한 부대, 덱과 '승격'한 카드들의 승점 등을 계산해 가장 높은 승점을 얻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플레이 후기: 4인플로 플레이했는데, 처음으로 커스텀 맵으로 진행해 보았습니다. 막다른 곳에 보석이 있어 일회성의 영향력 3 또는 전투력 3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그만큼 병력을 승점 지역을 점거하는 데에 사용할 수 없어 마냥 이득은 아니더군요. 그 때문에 필사적으로 보석을 모으셨던 분께서 승점은 꼴찌가 되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반대로 시작 위치를 잘못 잡은 바람에 보석을 거의 얻지 못하면서 역시 승점을 많이 얻지 못하고 3등이 되었구요. 보석을 적당히 얻으신 두 분께서 치열하게 경쟁했고, 결국 완전 지배했던 도시가 더 많은 분이 승리하셨습니다. 기본 맵에 보석이라는 추가 요소와 맵 배치의 무작위성으로 게임이 더 흥미진진해지고 리플성도 더 좋아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더다크의 폭군들을 여러 번 해 보셨다면 커스텀 맵으로 플레이해 보시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드네요.

4. 독수리 눈치싸움(다회플)

게임 소개: 각자 1~15까지의 숫자 카드를 받고, -5~+10점까지의 점수 카드를 섞어 한 장을 앞면으로 놓습니다. 각자 숫자를 내고 동시에 공개해 -점수는 가장 낮은 숫자를 낸 사람이, +점수는 가장 높은 사람이 가져가는데 가장 낮거나 가장 높은 숫자를 낸 사람이 여러 명이면 그 다음으로 낮거나 높은 숫자를 낸 사람이 가져가고, 모두 숫자가 겹치면 다음 점수 카드를 펼쳐 두 점수 카드의 합만큼 같은 규칙으로 다음 라운드를 진행합니다(점수의 합이 0이면 +와 같이 높은 숫자를 낸 사람이 가져갑니다). 게임은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사람이 승리하는데, 만약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사람이 여러 명이라면 그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얻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플레이 후기: 규칙의 간단함과 소요 시간 대비 가장 재미있는 게임이 아닐까 싶습니다. 서로 높은 점수를 얻고 -점수를 피하기 위한 눈치 싸움이 정말 치열하게 벌어져요. 몇 판 해 보고 각자 자신이 낸 수를 모두 공개하는 룰로도 해 봤는데 이렇게 하니 더 치열한 두뇌싸움이 되었습니다 ㅋㅋㅋ 무거운 게임들 사이에 부담없이 한두 판씩 재밌게 할 수 있고, 파티 게임으로도 훌륭합니다.

이런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부들부들...)

5. 아크 노바+마린 월드(2회플)

게임 소개: 현대적인 동물원을 운영하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카드를 뽑아 우리나 매점 등 시설을 짓고, 우리에 동물을 들이면서 동물 고유의 효과를 받고, 후원자들의 지원을 받고, 자매동물원 결연이나 대학과의 협업, 보호프로젝트 참여 등의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이 행동들은 그대로 점수가 되거나, 다음 행동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하거나, 추가 돈을 얻게 합니다.

이 게임의 독특한 점은 라운드와 게임의 종료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카드를 받거나 후원자 행동으로 돈을 받으면 휴식 마커가 전진하는데, 일정 위치에 마커가 도달하면 라운드가 끝나고 정리 단계에 들어갑니다. 이는 수입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되지만, 카드를 3장(또는 상황에 따라 5장)만 남겨둘 수 있어 상대 또는 자신의 계획이 꼬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의 계획을 꼬고 자신의 계획은 방해받지 않도록 휴식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게임은 누군가의 보호 점수와 매력 점수가 교차하면 종료되고, 최종 점수 계산을 통해 승리자를 결정합니다. 최종 점수 계산 카드의 존재와 특정 후원자들로 인해 추가 점수를 얻을 수 있어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는 게임입니다.

플레이 후기: 12월에 마린월드를 끼고 진행해본 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 끝에 이번 달에는 2회플을 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내 동물원을 만들어 나가는 재미와 점수를 어떻게 더 낼 수 있을지 고민해 더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재미가 있어서 좋아요. 한 번의 플레이로 콤보를 성공시킬 때도 뿌듯하구요. 1인플을 열심히 하다가 한동안 시들했었는데 확장이 나온 것을 계기로 다시 불이 붙어서, 앞으로도 종종 플레이해볼 것 같습니다 ㅎㅎㅎ

마침 옆에 있던 동물 인형과 한 컷 찍었습니다. 귀엽네요.

6. 틸레툼(1회플)

게임 소개: 르네상스 시대의 거상이 되어 소속 상인과 건축가가 도시를 다니면서 교역소를 만들거나 대성당 건설에 공헌하고, 도시에서 열리는 축제에 참여해 승점을 얻습니다. 주사위를 굴려 나온 눈의 숫자에 맞는 행동을 하고 주사위를 가져올 때 주사위 색에 맞는 자원을 눈만큼 가져오는데, 7에서 주사위 눈을 뺀 수만큼이 행동력이 됩니다. 그래서 자원을 많이 가져오고 적은 행동을 할지, 아니면 자원을 적게 가져오고 행동을 많이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여기에 도시와 행동에 서 얻을 수 있는 보너스 타일을 이용해 추가 자원이나 행동 기회를 얻고, 계약과 인물 행동으로도 추가적인 보너스를 얻을 수 있는, 말하자면 콤보를 구성하는 게임입니다. 한 번의 행동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죠. 또한 라운드가 종료되면 특정 도시에서 축제를 여는데, 이 축제에 참여하면 많은 승점을 얻을 수 있어 최대한 많은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움직여야 합니다. 각 라운드당 3번의 행동이 주어지고, 4라운드가 종료되면 최종 승점을 계산합니다.

플레이 후기: 2인플로 진행했는데, 처음 두 라운드에는 저는 마을 축제에 꼬박꼬박 참여하고 축제 보너스를 많이 얻으면서 크게 앞서나가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상대분이 그동안 축제에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자원을 꾸준히 모으시며 계약으로 얻는 승점과 개인판의 건물을 완성시키며 얻는 보너스로 맹추격을 하시더니, 3라운드에 제가 이동력이 모자라 축제에 참여하지 못한 반면 이 때 참여한 축제에서 큰 승점을 얻어 역전당하고 말았습니다. 4라운드의 축제 보너스가 보잘것없게 나와 저는 축제 참여를 포기하고 마지막까지 쥐어짜며 최대한 승점을 얻어 보았지만, 상대분도 콤보를 터뜨리시며 계속 앞서나가 결국 재역전은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처음에는 둘 다 뭘 어떻게 할지 막막해했는데, 라운드가 진행되면서 게임에 익숙해지니 콤보를 터뜨리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이번 판이 아쉬운 만큼 다음에는 더 잘해 보고 싶어지는 게임이었네요 ㅎㅎ

첫 플레이인데 200점 가까운 점수를 뽑아내셨습니다...! 저도 열심히 쫓아갔지만 역부족이었네요.

이번 후기는 여기까지입니다. 1월 안에 글쓰기를 시작하고 싶었는데 어느새 2월이네요 ㅠㅠ 게임에 대한 기억이 날아가기 전에 얼른 후기를 남겨 둬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