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내가 해본 게임들을 정리해보자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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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9 13:14

291. 마헤

처음으로 보드게임 모임을 시작하면서 했던 게임. 윷놀이 같은 느낌이었다. 막 엄청 친한 사람들끼리 한 게 아니라서 그런지 유쾌함은 좀 떨어졌다.

[게임평]
규칙이 흥미롭긴 한데 업은 사람과 업힌 사람이 주종관계의 역할을 잘 표현할 수 있어야 재밌을 것. 규칙이 완전 파티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어려운 요소가 있다.

292. 티펜탈의 선술집

요즘 게임 느낌이었다. 퍼즐처럼 조립하게 돼 있는 게인 판이랑 뒤집으면 그림 바뀌는 건 귀여웠지만 상호작용이 너무 적고 혼자 하는 거 같다. 그랜드 오스트리아 호텔이랑 비슷한 느낌이었던 거 같다.

[게임평]
덱빌딩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보통의 덱빌딩 같지는 않다. 카드 운이 꽤 많이 작용하는 거 같다. 이거저것 신경쓰는 기분은 드나 진짜 영업, 경영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안 든다.

293. 버건디의 성

명성이 높은 게임이다보니 기대를 했다. 규칙은 크게 어렵지 않았으나, 옛날 버전으로 해서 그런지 돼지 그림 등을 알아보기가 조금 힘들었다. 다양한 콤보를 생각해보고 상대방 눈치보면서 이것저것 가져올 생각하는 재미는 있으나, 내게는 상호작용이 모자라고 테마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게임평]
시스템이 흥미롭게 적용되는 게임. 쉽게 여러가지로 도전을 해볼 수 있다.

294. 라

경매로 타일을 사와야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돈이 정해져 있고, 타일이 어떤 게 더 나올지, 언제 라 타일이 나와서 더 뽑는 게 끝날지 알 수가 없다. 이 점이 핵심 재미였는데, 계획한 대로 안 될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그에 따른 임기응변, 남에 대한 눈치 보기가 계속 되면서 흥미진진했다. 이집트 테마는 타일들의 조합에서만 느낄 수 있어서 그렇게까지 테마 몰입을 주진 않는데, 역시 경매의 타이밍이라는 하나의 굵은 재미 요소를 붙잡고 있으니 재미있는 게임이 됐다.

[게임평]
타일 구별이 아주 수월하지 않다는 게 단점이었다. 경매 게임은 적절한 가격을 모르게 되는 게 단점인데, 포세일 처럼 정해진 가격의 입찰 타일이 있으니 초심자 접근이 좀 괜찮아 보인다.

295. 니말리아

게이머들에겐 아주 쉽고 입문자들에게는 엄청 어려울 게임. 매 차례마다 점수를 주는 조합이 달라지고 그걸 생각해서 네 차례를 내다보는 조합을 만들어야한다. 지형과 동물을 배치하는 게임인데 놓는 것에 대한 당위성은 없다.

[게임평]
게이머가 아니라면 카드 다섯장으로 만드는 점수 계산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더라. 또 2차원적인 배치를 신경써야하는 거라 살짝 어려워하는 거 같다. 드래프트도 있는데 남 신경 쓰기가지는 잘 안 되고 테마가 느껴지지 않는 그냥 점수내기 게임이라 브릿지 정도로나 좋을 거 같다.

296. 이지 컴 이지 고

다작하시는 크니지아 박사님의 작품 아주아주 간단한 게임이었다. 너무 짧아서 아쉽긴한데 주사위로 인한 무작위+이리저리 조합해보는 퍼즐 요소로 긴박감과 간단한 머리쓰기에 좋다.

[게임평]
브릿지 게임으로 적절한 거 같다. 얏찌류로서 간단한 퍼즐 풀이 느낌이 있고, 가져갔던 타일도 뺏기도 하고 상호작용이 꽤 있어서 좋다.

297. 인쉬

추상전략을 안 좋아하다보니 한참 돼서야 해본 기프 시리즈였다. 고리와 그 안에 쏙 들어가는 원반으로 시작전에 볼 때부터 독특한 느낌을 주고, 게임을 해보면 서로 치열하게 막고 막힌다.

[게임평]
추상전략을 안 좋아해서 그렇지 머리를 잘 써서 만든 게임이라는 것은 느꼈다. 확실히 자기 기물이 없어지면 점수적으로 앞서는데 그럼 공격하는 힘이 좀 더 빠지는 점이 절묘한 균형이었다고 생각한다.

298. 아크 노바

시스템은 아주 우아하고, 이래저래 우리 타일 놓기에 고민하기는 하는데 테마 게임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것도 테마가 깊게 느껴지지가 않는다. 왜지? 이정도면 그래도 테마구현을 위한 많은 요소를 넣었는데? 실제로 하는 것이 카드를 1 2 3 4 5칸으로 옮기기라서 그럴까?

[게임평]
동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카드 보는 재미가 상당히 있을 거 같다. 근데 카드는 엄청 많은데 다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거 같다. 동물을 데려오기 위한 많은 조건을 채우기가 힘들어서 게임 규칙 자체는 쉬운데 빡빡한 느낌이 좀 있다.

299. 익스팬시티

자기 앞에서 서로 만드는 거 아니고 가운데에서 다 같이 큰 도시를 만드는 게 좋았다. 화사함은 좀 떨어지는 외관이었지만 이정도면 상당히 훌륭한 게임인데 왜 확 뜨지 못했을까 안타깝다.

[게임평]
규칙도 쉽고, 3차원으로 올라가는 구성물도 꽤 볼만하다. 서로 경쟁하는 맛도 꽤 드러나는 것이 초보 전략 게임으로 좋다.

300. 스플랜더 대결

어차피 기존 스플렌더도 핵심은 보석칩 가져오기. 게임 메커니즘 적으로는 좀 더 세련되고 완성된 거 같은 느낌이지만, 나는 투박함에서 오는 간단함과 묵직함이 좋다. 자잘하게 변화를 줘서 더 업그레이드하긴 했는데, 사실 그냥 스플렌더를 두 명이 해도 재미의 차이가 크지 않을 거 같다.

[게임평]
요즘 게임이다. 나는 옛날 게임의 느낌이 더 좋다. 기존 스플렌더에 비해, 약간 더 머리쓸 요소를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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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개나 됐네요! 기회가 닿으면 나중에는 A&A를 매 턴마다 중계하는 자세한 후기를 한 번 써야겠어요.

이번 글에도 '요즘 게임 같다' 라는 표현을 꽤 쓴 거 같은데 제가 요즘 게임 같다는 것은

"편의성 증진에 신경 썼고, 게임에 시간 제한을 두려고 했고, 퍼즐 요소가 있어 최적의 정석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고, 점수제를 사용하며, 여러 경로를 제시하고, 무한 리플레이성보다는 일정 횟수를 하고 유행이 지나면 더 안 보게 되며, 상호작용이 적고, 게임에 강렬한 한 방이 없고 올라운더적인 느낌을 주려하고, 유기적으로 우아하게 굴러가는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고, 꼴찌를 보호하며, 테마는 얹어만 놓은 것 같은 게임' 입니다.

저한테는 별로 안 좋은 평가인데, 잘 들여다보면 나는 이러이러한 요소가 좋아! 라고 하실 것들이 많이 있을 거예요. 이런 게 인기 많으니 요즘 게임이 됐겠죠.

근데 저는 저런 게임을 하면 여기저기 많이 있던 게임과 또 비슷한 게임을 했고 색다르고 강렬한 경험이 아니었다고 느껴지는 거 같아요. 반박시 당신 말이 맞습니다.

어차피 제가 이걸 쓰기 시작한 것도 내 취향과는 다른 그런 사람들의 후기만 많아서 난 내 느낌을 써보고 싶어서였거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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