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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게임 위너스 서클, 롱샷 다이스, 레디 셋 벳 후기

1,607 조회

2024.01.02 03:33

〈위너스 서클〉

경주 전 플레이어들이 베팅을 합니다.

경주는 주사위를 굴리고, 그 결과를 어떻게 적용할지(어느 말에 적용할지) 선택하면서 진행이 됩니다.

모든 말이 한 번씩 적용될 때까지 거듭 적용되지 않습니다.

위너스 서클은 굉장히 추천이 많이 된 인기 게임이죠.

다른 분들 테이블에서 재미있게 돌아가는 것 같아 보였고,

'주사위 일단 굴려놓고, 어떻게 쓸지 고르기'를 저는 특히 좋아해서 기대를 많이 했던 게임입니다.

그런데 해보니 '나온 주사위 결과를 어떻게 쓸지 고르는 재미'를 못 느꼈습니다.

그냥 베팅이 전부인 게임 같다고 느꼈습니다.

'모든 말이 한 번씩 적용될 때까지 거듭 적용되지 않는다'는 규칙이 있어서, 주사위가 뭐가 나와도 자신이 잘 가게 하고 싶은 말을 잘 가게 하거나, 못 가게 하고 싶은 말을 못 가게 할 수 있습니다.

¶ 1번마를 잘 가게 하고 싶고 2번마를 못 가게 하고 싶습니다.

ⅰ) 굴림 결과 A가 나왔습니다.

A를 2번마에게 적용하면 2번마는 1칸 밖에 못 갑니다.

1칸 밖에 못 가도, 적용 받으면 다른 모든 말이 적용 받기 전까지(전진하기 전까지) 전진할 수 없어서, 분명한 견제가 됩니다.

ⅱ) 굴림 결과 B가 나왔습니다.

B를 1번마에 적용하면 7칸씩이나 갑니다. 그래서 1번마에 적용해서 1번마가 잘 가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A가 나오든 B가 나오든 상관 없이 자기가 어떤 말을 잘 가게 하고 싶고, 어떤 말을 못 가게 하고 싶은지 의도에 따라 거의 할 수 있고,

'어떤 말을 잘 가게 하고 싶고, 어떤 말을 못 가게 하고 싶은지 의도'는 경주 시작 전 베팅에 따라 결정됩니다.

내가 베팅한 말보다, 다른 말에 더 많은 플레이어가 베팅했다면 투표 다수결처럼 그 말이 더 잘 가게 됩니다.

변형 규칙으로 베팅을 비밀로 해서 눈치를 보게 하기는 하지만, 역시 그냥 다수결로 1등 말이 결정되는 것 같다는 느낌이고 경주 중에 베팅을 바꿀 수 없으니

경주 중에 다른 플레이어의 베팅을 알아챘다 하더라도 알아챈 게 소용이 없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롱샷 다이스〉

규칙은 쉬운데, 설명을 잘해야 합니다. 듣는 이들이 헷갈릴 만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라운드 요약은 이렇게 번역하면 좋겠습니다.

1. 주사위 굴림

2. 주사위에 의한 전진

3. 카드에 의한 전진

4. d8 결과에 제약되는 행동 기회

베팅/말 구매를 어떻게 했느냐가 거의 게임 결과를 좌우하는 것 같습니다.

근데 그건 위너스서클이 더 심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경주가 시작되면 베팅 못 바꾸니까요. 롱다는 경주 중에 찔끔찔끔 추가베팅이 가능합니다.

말 카드 내용도 간단치 않은데, 처음부터 다 알아야 하고 밸런스 안 맞는다고 느꼈습니다.

영문 규칙서에 불완전하게 쓰여서 작가가 정정한 부분이 있습니다. 한국어판 규칙서도 그대로 나왔던 것 같은데요,

와일드 지우기에 대해서

규칙서에 '어떤 경우에 할 수 있습니다'라거나 '행동 때 이런 걸 할 수 있는데, 그 중에 와일드 마커 지우기도 있다'라고 하는 말은 없고

'stuck 땐: 이렇게 하면 돼요'라고 쓰인 데에만 언급이 있거든요.

'stuck 때에만 할 수 있습니다'라고 쓰여있진 않았지만, '와일드 지우기를 할 수 있습니다'라거나 '와일드를 어떨 때 지울 수 있습니다'과 같은 다른 언급은 하나도 없어서

규칙서만 보면 'stuck 때에만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의 의도는 'stuck 때가 아니어도, 선택으로 할 수 있는 것이다'였다고 합니다.

https://boardgamegeek.com/thread/2826832/erase-wild-optional

〈레디 셋 벳〉

레디 셋 벳은 먼저 쓴 내용이 있어서 붙여넣고 조금만 더 적겠습니다.

한국어판 출시 전부터 커뮤니티에서 크게 화제가 된 게임이었죠.

그래서 일찍이 규칙과 앱 영상을 봤었습니다.

1~6 점수 주사위 2개를 던지니 7번마가 달릴 확률이 높죠.

간단한 숫자로 예를 들면 주사위를 72번 굴린다고 했을 때(실제 게임이 끝날 때까지 60번~70번 정도 굴리게 됩니다), 보너스가 없다고 했을 때

7번마의 전진 기댓값은 12이고, 4번마의 전진 기댓값은 6입니다.

보정인 듯 확률이 낮은 말들에는 보너스(연속으로 나올 시 추가 전진)가 붙어있습니다.

게임이 끝나기 전까지 4번마는 보너스로 6칸 정도를 더 갈 수 있어야 비등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연속으로 나왔을 때 그렇게 추가 이동을 하는 것이고,

연속으로 나올 확률은 원래 나올 확률이 낮은 말은 더 낮습니다.

6번마는 보너스 때문에 7번마와 비등해집니다.

4번마는 보너스 전진 값이 6번마의 3배이지만 4가 연속으로 나올 확률이 6이 연속으로 나올 확률의 1/2.78이라 그만큼 보너스 적용받을 확률이 낮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너스는 4번마의 총 전진 기댓값을 6번마와 비등해지게 만들어주지는 않습니다, 보너스가 있으나 없으나 비슷합니다.

총 전진 기댓값을 비등하게 맞추자면 보너스를 더 크게 매겼어야 하겠습니다만

대신 이 게임은 다른 수단으로 ‘어차피 7번마가 우승할 확률이 가장 높네’로 뻔해지지 않게 만들긴 했습니다.

베팅을 경주 시작 전에 다 하는 게 아니고, 진행 중에 실시간으로 상황 보면서 하거든요.

'1~6 주사위 2개를 굴리면, 7이 나올 확률이 가장 높다. 2, 12가 나올 확률은 낮다' 때문에 뻔해질 수 있는 점을

'①실시간 베팅'과 '②연속 시 보너스'로 보완했는데, ①의 의미가 ②의 의미보다 훨씬 큽니다. ②는 진짜 작은 부수적인 느낌이에요.

그런데 마치 기댓값 차이가 ②로 보완이 되는 것처럼 플레이어에게 눈속임을 하는 느낌이 있어서 좀 안 좋았습니다.

여전히 7번마가 우승할 확률이 가장 높은 건 맞습니다.

하지만 어쩌다 다른, 확률 낮은 말이 보너스 얻어서 쭉 고개를 내밀고, 그 채로 게임이 끝나면 보너스로 쭉 나온 말이 3등 안에 들 수도 있습니다.

득실점 계산은, 쇼-플레이스-윈-그 외 득점순으로 모두가 같이 보면서 계산한 뒤

각자 실점을 계산하는 순서로 하는 것이 좋은 순서인 것 같습니다.

이 게임은 단순히 윈(분명 1등 할 거야!)-플레이스(2등 안에 들겠지)-쇼(3등은 하겠지)뿐 아니라

다른, 약간 다양한 베팅 카드들도 넣어서 변주를 줬습니다. 그런 주변 베팅칸들이 지루함을 덜기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