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올 타임 베스트 10 한 번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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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9 20:15

이글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블로그 이웃님이시자 유튜버님이신 별밤님이

요즘 유튜버 채널을 통해, 멜로대디님, 쑤모님과 함께 <보드게임 순위 2023 Top30>을 진행하고 계신데

얼마전에 저의 Top 10도 방송에서 소개해 주신다고 하셔서 신나게 작성한 글입니다.

방송은 요기 ↓

https://www.youtube.com/live/v4-WdSHrKMY?si=DtCURzceyZw_fQDn

일단 제 취향부터 말씀 드리자면, 한 게임을 깊이 파는 것보다는 새로운 게임을 즐기는 걸 좋아하고, 테마가 잘 입혀진 전략 게임을 좋아하지만 게임을 선택할 때는 메커니즘보다는 테마쪽에 더 비중을 두고 있어요.

보드게임 입문한 이후 해본 게임들 중 10개를 골라봤고, 좋아하는 게임들이 너무 많아서 진짜 딱 10개만 고르기가 너무 너무 너무 너무 힘들어서 재밌고 좋았던 게임 중

- 강렬한 첫 인상

- 단기간에 여러 번 돌리게 만드는 흡입력

- 플레이 후 이야깃거리나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깊이

이 3가지가 있었던 게임을 위주로 골라 봤습니다.

10위부터 역순 나열입니다.

10. 엘더 사인

극한의 상황에서 찾아온 주사위의 기적!

정신도 집중하고 동료도 불러서 기를 모아 보지만 어김없이 배신하는 주사위.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기적같이 원하는 주사위가 딱 뜨면 도파민 뿜뿜!. 짧은 호흡의 임무 여러 개로 구성되어 있어 마치 시즌제 아컴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 이런 연속극적인 호흡이 마음에 들어서 아컴 호러물 게임 중 가장 애정하는 게임이죠.

9. 푸드 체인 거물

냉혹한 현실의 코믹한 재현

대기업에 밀려나는 영세 자영업자의 헬 난이도 인생 극장이죠. 살아 남으려고 웨이트리스만 뽑아서 아이돌 기획사로 업종 변경도 해보고, 출혈 가격 경쟁으로 마이너스 매출도 찍어보고… 어찌보면 비극인데 웃음만 터집니다.

8. 여명의 제국

우주를 배경으로 한, 한 편의 대서사시!

게임할 때는 각자 승점을 얻기 위해 달려가고 있을 뿐인데, 게임이 끝난 후 순간 순간을 복기해 보면 스페이스 오페라의 한 장면들이더라고요.

7. 바이오스 메가파우나

덧없는 생의 변주가 더없이 아름다워라.

다이나믹하게 변하는 환경을 표현한 방식도 아름답고 그속에서 나고 번성하고 진화하는 다양한 생물들도 너무 신기하고 아름다워요.

6. 칸반EV

컨베이어 벨트 굴러가듯 매끄럽게 엮여 흘러가는 테마와 메커니즘.

차례 진행도 컨베이어 벨트 같고, 각 부서 자원들의 흐름도 컨베이어 벨트 같고, 그 사이에 어떻게 끼어들고 어떻게 내가 필요한 것을 채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이 재밌습니다. 테마와 메커니즘이 너무 잘 어우러져서 비딸 게임 치고는 규칙을 익히기도 쉬운 것 같아요.

5. 브라스 버밍엄

이건 유로가 아니라 미친 테마 게임이다!

자원의 시세에 예민해지고, 쉴새 없이 눈을 굴려 노다지 땅을 찾게 되고, 타일을 뒤집을 타이밍을 재고… 정말 순식간에 산업 혁명 시대의 탐욕스런 자본가가 빙의됩니다. 이런 간단한 규칙에 이런 강렬한 몰입감이라니… 끝나고 ‘게임 미쳤다’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더군요.

4. 앤티쿼티

앤티쿼티 셈법에서는 1에 1을 더하면 2가 아닌 -1.

보통의 유로 게임에서는 자고로 자원은 다다익선! 당장 필요가 없어도 많이 쌓여 있는 것을 가져가는 게 국룰인데, 이 게임에서는 그러면 바로 망하더군요. 남는 자원은 쓰레기가 되고 땅은 오염되어 도시를 번영시키기는 커녕 공동 묘지 만들기 십상이죠. 이 게임이 주는 ‘더 많이 더 크게 보다 딱 필요한 만큼’이라는 묵직한 메시지가 크게 와닿았어요.

3. 팍스 르네상스

내거인 듯, 내거 아닌, 내거 같은 미플들

맵에 놓인 기물들이 자신들만의 의지를 가진 것처럼 움직이는 게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에게 적절한 명분을 주거나 지위와 돈으로 조종해서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과정이 너무나 현실적이죠.

2. 투 매니 본즈

‘꽝’을 ‘플랜B’로 만들어 버리는 낭만적 세계관

잘 생긴(?) 엘리트 전사는 못 되겠지만 (그것만 빼면) 뭐든 할 수 있고, 뭐든 될 수 있어 매력 터지는 메커니즘과 세계관이죠. ㅋ

1. 하이 프론티어 4 올

실패는 옵션일 수 있지만, 한계는 옵션이 아니다.

Fail is not an option(FINAO)은 영화 아폴로 13의 명대사이자, 하이 프론티어 4 올 게임에서 위험 요소 체크 굴림을 회피할 때 내는 비용을 의미하죠. 실패는 선택지에 없다지만 게임을 하다보면 공들여 만든 로켓이 목성 번개에 맞고, 탐사에 실패하고, 태양 방사선에 피폭되는 등 실패를 안 할 수가 없어요. 그럼에도 게임이 끝난 후에는 지난 실패보다 아직 가보지 못한 행성과 별들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네, 별이 거기에 있으니까 가야죠. 실패는 있어도 한계는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