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즐긴 게임들 간단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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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6 18:09

안녕하세요, 리클러스입니다.

최근에 지속적으로 플레이 중인 게임이 하나 있어서 이번주에도 다른 게임들은 많이 못했네요. 그래도 새로 플레이한 게임이 있긴 있어서 간단하게 후기를 남겨봅니다.

팀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올해 조카와 요호호 해적 고양이를 정말 재밌게 했어요. 각자에게 얼마의 이익이 생기는지 계산해서 먹을지, 막을지, 뺏을지 고민하던 조카의 눈빛이 잊혀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비슷한 눈치 게임이면서 한단계 정도 높은 게임을 찾아보던 중에 크리스마스 악몽이 나와서 구매를 했습니다.

비대칭 능력의 캐릭터들이 있습니다. 중앙지역과 캐릭터(플레이어)들 사이에 지역 카드가 놓이고, 지역 카드에는 지시에 따라 두 종류의 토큰을 올려 놓습니다. 각 캐릭터마다 1-10의 숫자와 능력이 있는 카드들을 사용하여 지역 카드에 놓인 토큰을 얻기 위해 경쟁합니다. 카드는 자신의 주변 지역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각 지역별로 좌우의 플레이어들이 경쟁을 하고, 중앙 지역은 모두가 함께 경쟁을 하게 되죠. 그래서 중앙 지역은 보상이 더 큽니다.

토큰은 양면이 다릅니다. 토큰을 모아 점수를 받아 승자를 가리는데, 캐릭터들마다 토큰 종류에 따라 얻는 점수가 다릅니다. 또한 각 지역 카드들은 특정 캐릭터의 성향에 어울리도록 디자인 되었습니다. 심리전을 펼치도록 유도하는 장치들이 적절히 준비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 조카와 해보진 못했고요, 가족끼리 먼저 살짝 맛을 보았더니 제 생각보다는 조금 더 힘든 게임이더군요. 게임 구조 자체는 너무나 간단하지만 캐릭터들의 고유 능력과 카드 플레이 때문에 아직 저희 아이가 즐길만한 게임은 아니었습니다. 조카는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착착 진행이 가능할지는 모르겠네요. 사실 게임을 아직 빡쎄게 해보지는 않아서...... 성인 게이머들에게도 의외로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한 번 해보고 싶어지네요.

스플렌더 포켓몬

예상보다 가격이 정말 비쌌던 게임입니다. 깜짝 놀랐어요 -_-; 그래도 아이가 좋아할 것 같아서 결국 구매를 했네요.

그래서, 아이가 좋아하더냐?

네, 환장합니다. 저는 포켓몬을 저언혀 모릅니다. 피카츄만 알아요. 아이는 포켓몬 이름이야 당연하고, 저 볼들이 이름이 다르던데 저것들도 다 알더라고요. 그래서 빨강, 파랑 이러면 아아니 무슨볼 무슨볼 이래요.

아무튼 게임이 기본 스플렌더랑 다른 점이 있더라고요. 귀족이 없어요. 대신이라고 해야할지, 아무튼 희귀/전설 포켓몬이 있습니다만 귀족을 대신하는 느낌은 아닙니다. 게임의 다른 부분은 다 괜찮았는데 얘들의 가치를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진화가 머랄까... 진화 자체는 괜찮은 것 같은데, 제가 포켓몬을 몰라서인지 어떤 포켓몬이 누구로 진화하는지 눈에 너무 안 들어옵니다. 그래서 이걸 단점으로 지적하고 싶은데, 아이는 바로 찾아요 ㅋㅋㅋㅋㅋ

첫 게임에 제가 18점 딱뎀으로 끝내고 이긴줄 알았는데 2단계에 아이가 진화할 포켓몬이 있는걸 몰라서 역전 당했습니다. 진짜 너무 찾기 힘들어요. 근데 아이는 카드를 깔때마다 누구다! 누구! 누구누구! 이러면서 이미 누구의 진화인지, 누구로 진화하는지 바로바로 알더라고요.

"아빠 왜 몰라 누구누구잖아!"

그게 뭔데 씹덕 타쿠야 -_-;;;

제 아내는 오래 전부터 포켓몬 고를 하고 있었고, 아이가 핸드폰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포켓몬 고를 함께했어요. 제가 스플렌더 포켓몬이 나온다니까 엄청 기대하더라고요. 게임 도착한 거 보자마자 하고 싶어했지만 평일은 정말 여의치가 않아서, 꾹꾹 참다가 토요일에 해봤습니다.

제가 뭐가뭔지 헷갈려할 때 아이는 면박주기 바빴지만 그래도 아내는 차근차근 알려주더군요 ㅋㅋㅋ

"얘는 왜 2단계가 3단계 카드에서 나오지?"
"응 아니야 그림이 비슷해서 그렇지 2단계 아니야 이름도 달라."

"앗, 그럼 잘못 모으고 있었네?"

"그래보이더라."

야 임마 -_-;;;

아무튼 기본 스플렌더는 요즘 잘 꺼내지 않았는데 새로운 녀석이, 그것도 포켓몬으로 나와서 저희 가족은 만족했습니다. 근데 다시 생각해도 (아이피 때문인지) 가격이 이렇게 차이가 나다니......

업세션

1년 전인지 2년 전인지 가물가물한데, 고독한 그 분의 솔로플레이 영상을 보고 이미 구매를 결정했던 게임입니다. 해외 구매도 고려를 하던 중에 한글판 소식이 들려서 오래도 기다렸네요.

예전 솔로 영상을 보고 대략적인 게임의 진행 방식은 기억이 남아 있었어요. 거기다 양서류님이 올려주신 영상을 봤더니 규칙서의 게임 준비 부분만 보고도 바로 게임이 가능하겠더라고요.

건물 고르고, 지시하는 카드 놓고, 건물과 카드에 하인 배치하고, 보상 받고, 새 건물 사면 끝. 간단하죠. 문제는 더 좋은 건물, 더 좋은 카드, 그에 따라 필요한 더 많은 하인들, 더 좋은 건물을 가져야 이길 수 있기 때문에 첫 인상에 비해 의외로 큰 그림이 필요한 게임이더라고요.

저는 솔로플레이를 한 번 해봐서 국경일을 포함한 마지막 구간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습니다. 말씀드렸던 규칙 영상에서 피버타임! 이라고 표현하시던데 적절한 것 같습니다. 아내에게도 미리 언질을 주었습니다만 아내가 여기서 조금 꼬였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패스를 사용하지 않으려했는지 꼬인 부분을 풀지 못하고 있더라고요. 명망 6짜리 건물이 단 두개만 나왔는데 둘 다 제가 사버렸고요.

게다가 아내가 마지막에 급이 낮은 활동을 했더니 일반 젠트리 더미에서 감점카드만 세장이나 ㄷ ㄷ ㄷ 이런 상황 때문에 안 하느니만 못한 상황도 나오더군요.

이 게임 쉬어가는 타임이 (제 생각엔) 꼭 필요합니다.

프랑스식 정원이 필요했는데 착각하고 영국식 정원을 산 것만 빼고는 꽤 만족스럽게 진행이 되었습니다. 마지막 피버타임도 화려하게 장식했고요. 승점 카드 중에 시녀/시종과 관련있는 카드들이 있어서 상대의 하인을 고용하는 행동이 생각보다 치명적일 수 있겠더라고요. 이번 게임에 아내와 제가 그 카드들이 딱 맞물렸는데, 그냥 건드리지 않기로 합의 봤습니다 ㅎㅎㅎㅎ

테마적인 부분에서 아내는 자연스럽게 적응하더군요. 이런 쪽 드라마로 넷플릭스 그 무슨 머냐 아무튼 그 드라마도 봤고, 재밌게 여기는 편입니다. 저는 전혀 몰라요. 심지어 오만과 편견도 모르고 무슨무슨 드라마 등도 모릅니다. 전 그냥 미스 마플만 생각났습니다. 그래도 아하 대략 이런 느낌이겠구나 하면서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거의 모든 부분에서 칭찬하고 싶은 게임인데 도상학 측면에서 직관적이지는 못했어요. 타일 등에 벽지를 넣고 미니멀하게 디자인한 것처럼 보이는데 막상 게임을 해보면 미니멀한 디자인이 아니더라고요. 아, 타일보다는 카드쪽이 그렇습니다. 덱빌딩의 경우 카드 종류가 달라도 뒷면은 같아야 하죠. 결국 앞면을 종류에 따라 구분이 쉽도록 디자인을 해줘야하는데, 이 부분이 잘 되진 않은 것 같아요. 그래도 금방 익숙해지긴 합니다.

아내와 2인플은 표준모드로 설명 포함 90분 정도 걸렸어요. 긴 게임도 괜찮겠다고 생각했고, 심하게 장고할만한 게임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3-4인플도 모두 괜찮을 것 같습니다. 난이도는 흔히 말하는 웨이트 딱 3점, 윙스팬 위에 살짝 걸친 느낌입니다. 아내와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2인플은 자주 할 것 같습니다. 저희 집에서 그랜드 오스트리아 호텔이 자리를 빼앗길 것 같다는 생각이...... (뭐가 더 좋은 게임이라는 그런 의미는 아닙니다) 아무튼 기다렸던만큼 좋은 게임이네요.

그럼 오늘 후기는 여기까지.

모두들 즐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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