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게임 중 가장 '퀵 앤 펀'이라고 생각되는 게임! 문명의 시대 리뷰

1,674 조회

2023.11.24 16:25

0 서론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기다려준 분들은 없겠지만 찾는 이 없어도 돌아오는 게 헛소리꾼의 특징 아닐까요? 내가 돌아온다고 해서 여러분들이 뭘 할 수 있는데? 아 뒤로 가면 그만이야~. 뒤로 가기 하지 마시고 다 읽고 댓글까지 달아주세요. 유튜버들은 좋댓구 라고 하잖아요? 다 읽고 댓글 달기 부탁드립니다. 읽댓닭ㄱ 아 근데 손가락부터 꼬이네요 그냥 댓글은 달지 않으셔도 되니 쉬엄쉬엄 읽어봐 주세요. 게임 이야기는 별로 안 나옵니다!

1 문명이라는 테마

문명. 여러분들은 문명하면 뭐가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학생 때 배운 세계 4대 문명?(3개 4대 아니고요 ㅎ~)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인더스 황하? 역사? 문화? 문자를 사용한 사회? 이건 확실히 정의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누구든 떠오르는 게 다양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여기에 게임이라는 단어를 붙이면?

문명 게임하면 떠오르는 것은요? 아니지 우리는 보드 게이머니까 보드게임을 붙여보겠습니다. '문명 보드게임'하면 떠오르는 게임들은?

가장 쉽고 유명하게 떠올릴 수 있는 목록은 시드마이어의 문명(PC, 보드게임 둘 다), 쓰루 디 에이지스, 역사의 흐름, 황혼의 투쟁 등이 있고, 조금 더 기준을 느슨하게 잡는다면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테라 미스티카, 가이아 프로젝트, 세븐 원더스까지 굉장히 많고 메커니즘도 다양한 게임들에 문명이라는 테마가 적용되어 있죠.

그렇다면 '문명'이라는 게임 테마가 가진 필수 요소가 있을까요? 어떤 요소가 들어가야 소위 '문명 게임'이라고 불리는 걸까요? 사실 위의 게임들이나 문명의 시대에는 딱 한 가지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수많은 문명(나라)들이 등장하고 각자 능력이 다르며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문명의 성장 방향이 달라진다는 겁니다. 제가 멋대로 정의해 보자면 '다양한 성장 가능성을 가진 문명들로 패권을 다투는 게임'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불만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세요. 솔직히 제 글도 성장 가능성이 있긴 하거든요? 조회수와 댓글만 많아진다면 저도, 저도.. 저도 성장할 수 있습니다!

2 플레이 타임과 피로도 그리고 압축

흔히 문명 게임에 붙는 타이틀이 또 있죠. 4X라는 장르명 입니다. 탐험하고, 세력을 확장시키고, 다양한 것들을 개발하며, 적들을 섬멸하는 요소의 영단어들을 따와서 4X라고 불리는 장르인데,(왜 4E가 아닌지는 모르겠고요.) 필연적으로 시간이 걸리기 마련입니다. 이 문명이라는 게 충분히 성장하고 강해지며 상대방을 이겨내는 '개연성'을 가지고 있어야 플레이어로서 자기 문명에 애착이 생기고, 향상심 및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거란 말이죠. 이렇게 차근차근 단/장기적인 목표와 계획에 따라 발전시켜온 내 문명이 상대방에게 문화를 이긴다거나, 전쟁에서 승리한다거나 하는 그 맛 때문에 문명 게임을 하는 거잖아요? 상대방을 빡치게 하기 위해 게임하는 게 아니고요.

그래요 4X 게임에서 긴 플레이 타임은 어쩔 수 없는 요소라고 칩시다. 그 긴 시간이 가능한 분들은 4X 문명 게임을 즐기시면 되는데요, 하지만 우리들에겐 시간이 부족합니다. 쏟아지는 신작들을 맛보기도 부족하잖아요? 그래서 타협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언급되거나 순위권에 있는 문명 게임들은 일부 요소들을 포기하고, 이른바 '선택과 집중'을 한 셈이죠. 일례로 쓰루 디 에이지스는 문명 게임에서 대부분 등장하는 무역(거래) 시스템을 이벤트 카드나 군사 카드로 최소화시켰습니다. 거래라기엔 살짝 부족하지만 거래는 거래인 그런 시스템으로 변경한 거죠. 이런 시스템들의 축소와 압축의 목표는 게임의 핵심 메커니즘을 살린 특화요소뿐 아니라 사실상 플레이 타임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노력 아니었을까 합니다.

데이터 압축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 것 아십니까? 비손실 압축과 손실 압축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이걸 또 자세히 설명하면 이 글은 보드게임 글이 아니라 (압축하며 손실된 파일) 이렇게 해서 우리는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궁금하시면 압축에 대해서 검색 한번 해보세요. 여러분도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너무 재미없는 얘기만 해서 위의 압축 얘기는 드립이었는데요. 이 문명 게임을 극한으로 압축한 게임을 소개하려고 벌써 이만큼 헛소리를 늘어놨습니다. 근데 문명의 시대의 압축 방식은 손실 압축입니다. 그것도 꽤나 많은 부분들이 손실됐어요. 게임 자체도 간결하다 못해 건조하고요. 거기에 더해 일러스트 따위도 없는 게임이라 건조함을 넘어선 메마름, 거의 가뭄 수준이에요 감성적인 부분으로 봤을 때는. 그럼에도 이 게임을 소개하고 재밌게 즐겨서 여러분도 모두 맛보았으면 하는 마음을 이렇게 글로 써 내려가는 이유는!

재밌는데 빨리 끝나요. 심플한 이유죠? 좀만 더 구질구질하게 굴어볼까요? 재밌는데 선택지도 많고 빨리 끝나요. 좀만 더? 재밌는데 선택지도 많고 문명 게임의 요소도 들어있고 빨리 끝나요! 얼마나 빨리 끝나냐면 이 위에 언급된 모든 게임 통틀어서 제일 빨리 끝날 겁니다. 단 6라운드의 선택만 하면 여러분이 만들어낸 문명이 다른 문명과 전쟁도 하고 거래도 하며 농사도 짓고 불가사의도 짓고 건설도 하며 문화 연구 다해요.

와 만병통치약이다 이 게임만 있으면 문명 게임 다 필요 없네요? 그건 아닙니다. 빨리 끝난다고 다 좋은게 아니잖아요? 장단점이 명확합니다. 하지만 이런 '빠른 문명 게임'이라는 선택지가 있고, 없고인게 중요한겁니다. 어떤분은 시간여유가 있어서 진득하게 긴 게임을 즐기고 싶을 수 도 있고, 어떤분은 바빠서 빠르게 한두겜을 즐기고 떠나고 싶을 수 있잖아요? 그럴때 엄청난 장점이 되겠지요.

3 메커니즘 / 리플레이성 / 전략성

와 제가 드디어 제일 언급하기 싫어하는 요소가 나왔습니다. 이 게임에 대한 흥미를 돋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어딜가든 알 수 있는 이 글만의 매력이 될 수 없고, 이미 게임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스크롤을 휙 긁어버릴 그 부분이네요. 제가 근데 여기서 과감하게 압축한번 해보겠습니다. 6라운드동안 문명 3개 선택해서 각 문명의 일꾼수에 맞춰서 현재시대의 행동을 해서 점수가 가장 많은 사람이 승리. 와 손실이 엄청나게 됐지만 이게 맞긴 맞아요. 이거만 배우고 게임해도 됩니다.(안됨)

리플레이성과 전략성도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총 3개의 문명을 선택해서 게임 종료까지 달려가야하는데, 초반에 빠르게 3 문명을 병합해서 진행할 수도 있고, 천천히 간보면서 진행해도 됩니다. 나의 문명 선택에 따라 상대방이 방해도 할거고, 어쩔때는 같이 윈윈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성장방향성 또한 다양성과 전략적인 부분에 한 몫 하죠. 기원전에 사라진 수메르 문명으로 영국이나 미노스같은 전혀 연관없어보이는 문명을 병합해가며 현대까지 살아남거나, 혹은 한국으로 시작해서 일본과 중국을 속국으로 병합해서 게임을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질겁니다. 아쉽지만 이 게임에서 한국은 너무 약한 문명입니다.)

4 보드게임 아레나

또 다른 강점이 아닐까 생각되는 부분입니다. 라기보다는 사실 전 이 게임 실물로는 플레이 해 본적이 없습니다. 보드게임 아레나에서만 100여판을 넘게 했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 글을 쓴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저랑 친구추가해서 친선전 해달라는 얘기 않겠습니다. 문명의 시대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너무 재밌어서 매일 검색 돌려도 매칭이 안 잡혀요. 진짜 게임도 간단하고 접근성도 높고 빨리 끝나는데 유행이 지났는지, 허구헌날 만나는 사람이 그사람. 전략도 고착화됐습니다. 신선함을 원해요. 아 신선함 생각하니 이 게임에는 또 확장이 두 종류 있습니다만 굳이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5 고인물과 초보자의 실력 차이

사실 여기까지 와서야 밝히는거지만 이 게임, 한 두번 해서는 재미가 없습니다. 초보와 고인물의 실력 차이가 매우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수많은 문명들과 랜덤요소까지 있고 실력 격차를 메우는 요소는 경험밖에 없습니다. 솔직히 4회 이상 해봐야 재밌지 않을까? 싶네요 여러분들을 속여서 죄송합니다. 근데 솔직히 속인적은 없어요. 제가 언제 속였죠?

6 실력차로 인해 생기는 문제점과 극복

메말라버리다 못해 가뭄이 와버린 감성과 세팅에 따라 인터액션도 강해지는 게임이라 초보자들한테는 재미없고 어려운 게임으로 인식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만의 문명과 연구 그리고 불가사의가 조합됐을때의 콤보, 소위 '콤보뽕맛'을 한 번 맛보게 되면 그 때부터 게임의 참재미가 시작됩니다. 때문에 고인물 분들은 문명의 시대 입문자에게 친절한 스승이 되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약간 변태성향이 있어서 매콤한 맛으로 게임을 배웠습니다만 여러분들은 친절한 스승에게 배우세요.

7 마무리

오랜만에 보드라이프에 글 쓰는데 이거 글 작성 툴 진짜 불편하네요. 또 새삼 느낍니다. 어쨌거나 이거 하나는 확실합니다. 이 글은 게임 이야기입니다. 문명의 시대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었을 뿐이죠. 주저리 주저리 써놨지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날씨도 추워지는데 모임 나가시지 마시고, 집에서 핸드폰이나 컴퓨터로 문명의 시대 아레나 꼭 해보시길 바랍니다. 문명의 시대 꽤 좋은게임이니 한 번 경험해보세요! 전 별로 안춥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