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페스타 매직넘버일레븐 체험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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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0 21:37

어제 초간단후기에서 썼듯 저는 보드게임 페스타에서 거의 체험만 했습니다 ㅎㅎ 지금 세 보니 8개를 했었네요.

체험한 모든 게임 후기를 다 써 볼까 하다가 귀찮아서;; 일단 개인작가존에서 체험한 유일한 게임인 매직넘버일레븐 후기만 써 보려고 합니다. 나머지는 언젠가 내키면 쓸지도...

일단 저는 매직넘버일레븐 펀딩을 이미 들어간 상태인데, 이번 페스타 때 해볼 수 있다고 들어서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게임들 체험을 하다가 다음 체험 예약까지 시간이 남아서 개인 작가존을 가 봤더니 마침 체험이 가능할 때 방문했더라구요. 다른 분이 먼저 와 계셨는데 저는 일행이 있어서 일행분과 제가 팀이 되고, 다른 분이 상대가 되어 작가님께 설명을 듣고 상대분이 홈팀, 저희가 원정팀이 되어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인 후기에 앞서 간단히 규칙을 소개드리자면, 공격자가 슛을 쏘면 필드 및 시너지 카드를 합친 공격력과 수비자의 필드 및 시너지 카드를 합친 수비력을 비교해 공격자가 높거나 공격력 합 11을 만들면 득점에 성공하고(공격력이 11을 초과하면 득점에 실패합니다), 수비력이 높거나 '태클' 시너지 카드를 사용한다면 수비에 성공합니다. 태클 시너지 카드는 11의 공격력도 막아낼 수 있지만, 공격자가 페널티킥을 차게 됩니다. 이렇게 공방을 계속하다가 시너지 카드가 모두 소진되면 전반/후반이 종료되고, 후반 종료 시 높은 득점을 기록한 쪽이 승리합니다. 시너지 카드는 공격 및 수비자가 슈팅 상황일 때 더미에서 최소 한 장씩(수비는 최대 두 장), 턴 시작 시 시너지 카드를 뽑기로 결정할 때 선수들을 배치하면서 완성된 + 기호만큼 더미에서 가져오면서 소모됩니다.

상대분께서 첫 카드를 내시는 모습입니다. 홈팀이 전반에 먼저 카드를 내는데, 그걸 이용해서 먼저 미드필더를 배치하고 주도권을 앞서 가시면서 공격적으로 나오시더라구요. 거기에 맞서서 저희는 수비수를 먼저 두면서 수비를 강화하는 한편 앞으로의 빌드업에 신경을 썼습니다.

그렇게 저희가 천천히 빌드업을 하던 중 상대분이 먼저 기회를 잡고 득점을 하셨습니다! 공격할 때 주도권을 잡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는데요, 수비 시에는 기본 두 장의 시너지 카드를 더미에서 내서 수비력에 더할 수 있는 반면 공격 시에는 주도권을 강하게 잡아야 시너지 카드를 더 내면서 공격력을 높일 수 있어서 득점에 유리해지네요. 다만 주도권을 잡으려면 시너지 카드 뽑기를 포기해야 해서 밀어붙일 때를 잘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공격자는 수비자와 달리 시너지 카드를 반드시 자기 손패에서 내야 하기 때문이죠. 이때는 상대분이 시너지 카드 두 장을 내셨는데, 같이 두 장으로 수비했지만 수비력이 모자랐던 저희가 실점했습니다.

차근차근 빌드업을 하던 저희 팀은 상대의 수비가 강하지 않은 점을 이용해 상대의 수비를 하나 깎는 특수능력을 가진 윙어로 슛을 했고, 득점에 성공하면서 동점이 되었습니다! 주도권은 상대분이 워낙 강하게 밀 수 있으셔서 저희 팀이 더 올리기는 어려웠지만, 특수능력을 이용해 수비를 약화시켜 득점에 성공한 모습입니다.

저희가 계속 밀어붙여 주도권을 우위로 하고 슛을 쏘았습니다. 매직넘버 11이 나와 원래는 무조건 득점해야 하지만 상대분의 시너지 카드에서 태클 카드가 나와 득점 대신 페널티킥이 되었고, 막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일반적으로는 가운데 슛을 쏠 때 막힐 확률이 높아 공격자는 코너를 노리는 편이 유리한데, 그러면 위 사진처럼 한쪽 코너만 막는 카드에 막힐 수도 있습니다. 페널티킥과 관련된 심리전을 정말 절묘하게 만드신 것 같아 감탄이 나오더군요.

이렇게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상대분이 매직 넘버 11을 만드셨지만 이번엔 저희가 태클 시너지 카드로 페널티킥을 만들었고, 저희도 막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ㅎㅎㅎ 무슨 카드를 낼지 고민하다가 느낌대로 카드를 냈는데, 막아내니 짜릿한 기분이었네요!

시너지 카드가 모두 소모되면 전반이 종료되는데,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상대분이 주도권을 잡고 밀어붙이시려는 것 같아 저희는 수비수를 더 내며 실점을 막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 결과 상대분의 한 번의 슈팅은 막아내고 한 번은 공격력과 시너지 카드와의 합이 11을 초과해 빗나가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고, 상대분이 마지막 시너지 카드를 가져가셔서 저희에게 주어진 '추가 시간' 턴에 공격을 시도해 보았지만 득점에 실패하면서 동점으로 전반전 및 체험이 종료되었습니다.

전반전만 체험해 봤지만 어쩌다 보니 이 게임의 모든 요소를 압축적으로 즐길 수 있었고, 정말 재밌었습니다. 축구의 빌드업~득점 과정을 '주도권'과 '시너지'로 풀어내 기본적으로는 공격력과 수비력의 대결로 만들면서, 상대 수비력이 갖춰지기 전에 빠르게 공격할지 차근차근 빌드업을 하면서 천천히 공격을 해 나갈지를 고민하게 만들고, 페널티킥 공격과 방어에 얽힌 심리전도 구현해 정말 보드게임으로 축구 경기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한편, 상대 수비력이 얼마나 높든 득점할 수 있는 '매직 넘버'와 그 유일한 카운터인 '태클' 시너지 카드를 포함한 공방도 매력적이었습니다. 체험 때는 교체 없이 기본 카드들만 사용했지만, 실제 게임에서는 여러 특수능력이 있는 스타 플레이어와 게임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교체가 있어 더욱 다채로운 플레이가 가능한 한편 축구의 느낌을 더 실감나게 살릴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감을 더하게 됐습니다.

저희가 그랬듯 기본적으로는 1:1 게임이지만, 2:2나 3:3 등 여러 명이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저와 제 일행 모두 축구를 좋아해 정말 재밌게 즐겼고, 축구와 보드게임에 관심이 있다면 저희처럼 재밌게 플레이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되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