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칠기삼의 분배 - 2023.11.7. 나무놀보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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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9 23:07

운, 즉 무작위성이 없는 보드게임은 별로 없습니다. 유한 턴제 확정 완전정보 게임은 많지 않기도 하고 보드게이머 사이에서는 결이 다른 게임으로 취급되는 느낌입니다. 이에 대해 몇 가지 느낌 점과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피드 더 크라켄 (8인 짦은 게임)

사진을 못찍어서 하려다가 못한 벌룬컵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선원, 해적, 교주로 세 팀이 나뉘는 마피아 게임입니다. 각각 원하는 지역으로 배를 이끌고 가면 승리하게 됩니다. 그 중에서 제일 재밌어 보이는 교주를 받았습니다.

진행은 무난했고 교도를 늘리게 해주는 포섭 카드가 잘 안나와서 아군은 한 명 뿐이었지만, 선원 3명과 해적 2명의 정체를 특정한 상태로 어떤 방향을 가도 끝나게 되는 마지막 턴의 선장을 맡게되었습니다.

"이 두 분은 이번에는 쉬셔야 하고 저 두 분은 해적임이 확실하고 이 분이 의심되긴 하는데 항해사를 확실한 분에게 맡기면 선원 승리 아닌가요?"

선원이 아닐 것 같은 의심을 사고 있는 교도에게 부선장을 주고 대부분이 선원이라 생각하는 분께 항해사를 주어서 반란이 일어나지 않게 된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부선장과 항해사를 바꾸는 직업 능력 발동! 교주가 선장이고 항해사가 교도인 마지막 상황.

'진인사대천명'

마지막 카드 두 장을 받았을 때 그 말이 떠올랐습니다. 노란 카드를 못 뽑으면 이길 방법이 없지요.

피더크는 기존의 여러 마피아 게임들의 요소를 총집합한 게임입니다. 마피아 게임을 좋아하는 편이 아닌 저에게도 괜찮다고 느껴졌으니 취향이 맞는 분들에게는 평가가 높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런 저런 요소가 복합적으로 들어간 점이 빠른 진행을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아쉬울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전략대로 잘 짜여진 판이었지만 마지막 카드 운이 안 따라줘서 패배를 했습니다. 그래도 생각대로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만족을 했습니다. 운에 의해 불쾌한 경험을 하게 된다면 승패의 문제가 아니라 진행의 방향성을 무너뜨리게 될 때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브라스: 버밍엄 (4인)

플레이 횟수를 아직 한손에 꼽을 수 있는 수준이라 고인물들 사이에서 "넨세례"를 받았습니다.

버밍엄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을 때부터, 같이 들었던 2가지 이야기가 보드게임긱 유로게임 1위라는 것과 필승 전략의 존재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 게임에 필승 전략이 존재하나요?

제가 아는 논리 방식(체르멜로 정리)상 이 게임은 필승법이 존재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만 필승 전략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이유가 있겠죠?

이러이러한 전략이 강하다는 구체적인 이야기로 들어가면 제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해당 전략을 A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1. A라는 전략을 동일하게 사용한 2인의 경우 승리를 결정하는 요소가 어떻게 되나요?

2. A라는 전략을 2인 이상 사용했을 때 B라는 전략을 홀로 사용하는 경우보다 항상 우위에 있을 수 있나요?

3. A라는 전략은 핸드 및 상품 타일의 무작위성과 관계없이 동일하게 전개 할 수 있나요?

라는 질문이 생깁니다.

몇 판 해보니 저단계의 타일은 개발로 없애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 등은 있는 것 같은데, 이는 전략으로 따지는 수준이라기보다는 마치 스타크래프에서 초기 미네랄로 일꾼을 찍거나 리그오브레전드에서 초기 골드로는 아이템을 사가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브라스 같은 게임은 비슷한 수준의 플레이어와 같이 연구해가면서 전략이 늘어가면 좋겠지만, 그것이 쉽지 않아 보여서 혼자 연구를 좀 더 해봐야 겠습니다.

고양시 일산동구로 이사하는 나무놀보에서는 신입 분들을 언제나 환영합니다. 마두역 근처에 아지트가 운영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