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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 전쟁: 카드 게임 - DOG같이 부활 희망편

1,864 조회

2023.11.08 23:45

다들 반지의 제왕 좋아하시나요? 이제는 정말 오래된 영화가 됐지만 저는 듄처럼 리메이크로 부활하는 순간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상황에 반지의 제왕을 또 한번 알리고자 새롭게 나온 보드게임, 반지전쟁: 카드게임을 해보고 느낀점을 남겨봅니다.

참고 1. 모든 사진은 보드게임긱에서 가져왔습니다.

참고 2. 앞으로의 글에서 원작은 반지의제왕 소설 및 영화를 지칭합니다.

O 반지전쟁: 카드게임은 어떤 게임인가요?

처음에는 흔히들 알고 있는 반지전쟁의 카드게임 버전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해보고 영 맛이 다르길래 찾아보니 제작사만 같고 디자이너가 다르더군요. 기존 반지전쟁과 이어지는 시스템도 없기에 사실상 독립적인 게임이라 봐야 할 듯 싶습니다.

게임에는 1:1, 2:1 등 다양한 변형룰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선과 악의 2:2 팀전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들은 매 라운드 시작 시 공개되는 전장에 캐릭터나 병력을 투입하고 이긴 팀이 해당 전장의 점수를 얻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카드 콤보, 덱 관리, 팀과의 협력, 심리전 등이 이루어지게 되죠. 최대 9라운드를 진행하여 얻은 승점이 높은 팀이 승리, 혹은 게임 중간에 10점 이상 차이가 나면 콜드게임으로 끝나게 됩니다.

O 반지전쟁은 엄청 복잡하던데 이 게임은 어떤가요?

반지전쟁: 카드게임은 제목부터 카드게임임을 내세운 만큼 반지전쟁보다는 훨씬 간단합니다. 긱 웨이트 2.88로 에버델과 비슷한 수준이죠.

게임의 전반적인 흐름은 웨이트보다도 간단해서 웨이트 2점 초반의 느낌입니다. 보통 5장의 패를 들고 라운드를 시작하는데 카드를 한 장 쓸 때마다 다른 카드를 1장 버려야 합니다. 따라서 각자 3장 정도의 카드를 사용하면 라운드가 끝나게 됩니다. (물론 카드가 많이 장전돼 있는 후반부에는 더 길어집니다.) 이후에 전장마다 전투력을 비교해서 승자를 정하면 한 라운드가 끝나게 되죠. 따라서 룰마가 매끄럽게 설명하면 보드게임을 몇 개만 접해본 초보자들도 무리 없이 할 정도입니다.

앞으로 쓸 수 있는 카드는 단 두장!

다만 웨이트를 꽤나 올려버리는 범인들이 있으니 바로 다양한 카드 효과, 키워드 그리고 잔룰입니다. 기존에 아컴호러 카드게임이나 벚꽃 결투 같은 카드게임들을 즐겨본 분들에겐 적당한(?) 양이지만 카드게임에 익숙하지 않는 분들은 현기증이 올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하스스톤을 해보았고 반지의 제왕을 좋아한다면 누구나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O 반지전쟁: 카드게임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반지의 제왕 뽕맛

우선 가장 큰 매력은 바로 테마성입니다. 모든 카드가 각각의 캐릭터와 스토리에 맞는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발록은 모리아 광산에서 세지고 에오윈은 나즈굴 하나를 바로 죽일 수 있죠. 따라서 게임 내내 와! 간달프! 와! 마술사왕! 하면서 카드 하나하나마다 테마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캐릭터가 원작과 똑같은 상황에서 활약을 한다면 아무리 상대편이라도 가슴이 벅차 오릅니다.

WA!!!

아군과의 협력, 적과의 심리전

이 게임은 4인이서 하면 2:2 팀전이기에 아군과의 협력이 중요합니다. 이번 라운드 전투는 팀원에게 맡기고 나는 빌드업을 한다든지하는 팀플레이가 가능하죠. 더욱이 각자의 덱마다 강점과 약점이 있기 때문에 서로를 보완하는 플레이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선 팀과의 상의가 필수적인데 이 게임의 묘미는 모든 상의는 공개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말인 즉슨, 적팀도 상의 내용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죠. 물론 대놓고 상의를 해도 되지만 우리 팀의 전력을 들킬 수 있기에 마치 디크립토를 하듯 우리 팀은 알아들을 수 있지만 적팀에는 혼란을 주는 은근한 의사소통이 필요합니다.

아군과의 협력과 동시에 적과는 심리전이 펼쳐집니다. 한 라운드에 최소 2곳의 전장이 공개되기에 어느 것을 주고 어느 것을 취할지 선택해야 하죠. 또한 크게 이긴다고 점수를 많이 주는게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적은 전투력 차이로 승리해야 좋습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전력 투구하여 넘볼 생각도 못들게 할지, 아니면 간을 보다가 맞춰서 낼지, 이번 라운드는 쉬고 빌드업을 할지 등 다양한 심리 싸움이 펼쳐집니다.

여기서 핵심은 바로 패스 행동입니다. 한 라운드는 티츄와 같이 4명이 연속 패스를 하면 끝나기 때문에 초반에 패스를 하며 상대방의 행동을 보고 나중에 맞춰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다만 패스는 핸드 제한보다 핸드가 적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핸드 제한을 늘리는 빌드업이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카드 게임의 요소

카드 게임의 재밌는 점 중 하나는 나만의 덱을 굴리는 데에 있죠. 반지전쟁: 카드게임은 비록 나만의 덱을 짤 순 없지만 각 세력마다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덱에 맞춰 운영을 해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간달프와 사루만은 여러 아이템을 장착해서 왕귀를 할 수 있고 호빗들은 죽지 않는 특성을 이용해서 돌려막기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본격카드게임만큼이나 덱 관리가 심오합니다. 기본적으로 전투에 나간 캐릭터나 군대는 게임에서 제거되기 때문에 각 카드의 사용 타이밍이 매우 중요합니다. 게임이 진행되며 영원히 못쓰는 카드도 생기기 때문에 이러한 카드를 제거해서 덱 압축을 하는 것도 신경을 써야 하죠.

이렇게 다양한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게임 내내 깨달음을 얻게 되고 한판을 끝내도 다음에 어떻게 해야할지 완벽히 감이 안 옵니다. 그만큼 깊이가 있고 파고들만한 게임이라는 증거겠죠.

전장

각 라운드의 목표가 되는 장소들도 매력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장과 원정로, 두가지로 나누어져 있는데, 먼저 원정대의 스토리가 진행되는 원정로의 경우 원작 순서대로 등장하기 때문에 여정을 떠나는 느낌이 물씬 납니다. 따라서 모르도르에 가까워질수록 고양되는 모두를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캐릭터만 참여할 수 있는 원정로와 달리 전장에는 캐릭터와 군대 모두가 참여하기 때문에 조금 더 웅장한 전투가 펼쳐집니다. 미나스티리스에서의 영혼의 한타, 생각만해도 가슴이 떨리지 않나요?

미나스 티리스에서 영혼의 한타를 느껴보시렵니까?

라운드마다 열리는 장소 외에 추가로 장소를 활성화 할 수 있는 카드들도 있어서 언제 어떤 장소를 활성화 시키냐에 따라 게임 양상이 갈립니다. 특히 악 세력에 이런 카드들이 많은데 전략성을 떠나 진짜 침공하는 느낌을 주어서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또한 장소를 점령해도 끝이 아니라 득점한 장소를 다시 가져와서 싸우는 재활성화가 있기 때문에 한치도 방심할 수 없습니다.

쫀쫀한 템포

반지전쟁: 카드게임은 게임 템포가 일정하지 않습니다. 초반 원정로는 샤이어 같이 선 세력의 장소들이기 때문에 선이 득점하기가 유리합니다. 하지만 후반 원정로는 모르도르로 가기에 이러한 이점이 사라지죠. 여기에 더해 매 라운드 카드를 악이 더 많이 뽑기에 후반으로 갈수록 악이 유리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또한 원정로 득점방식이 템포를 조금 더 꼬아줍니다. 방어에 성공하면 원정로에 나와있는 점수는 받는 선과 달리 악이 이기면 공격력과 방어력 차이만큼 점수를 받기 때문에 악은 한방을 노릴 수 있습니다.

이런 대결 게임에서는 5:5 대치상태가 계속되면 지루해지는 느낌이 있는데 이런 템포 조절을 통해서 악은 추격하고 선은 이를 막는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습니다.

O 그렇다면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요?

카드 운빨

카드게임하면 운빨은 항상 따라붙는 요소입니다만 이 게임에서는 더욱 불합리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정 장소에서 싸우면 세지는 캐릭터나 군대가 있는걸 너머서 각 장소마다 전투에 참여할 수 있는 세력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헬름 협곡은 로한과 아이센가드만 싸울 수 있는데 내 손에는 모르도르 카드만 가득하다? 그 라운드 득점은 포기해야 합니다.

또한 각 아이템들은 장착할 수 있는 소유자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타이밍이 안 맞으면 아이템이 나와도 소유자가 무덤에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 아이템카드는 그냥 똥카드가 되는거죠. 이러한 요소는 테마를 더욱 부가시키기도 하지만 운빨게임으로 느껴지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운이 나쁘면 무조건 져야하냐? 그것은 아닙니다. 장소에 맞지 않는 군대나 캐릭터는 준비(장전)해두고 맞는 장소가 나왔을 때 내보내면 됩니다. 또 쓸데없는 카드를 미리미리 폐기시켜놓으면 후반에 덱효율로 역전할 수도 있죠. 게임 시스템 상으로도 서치카드들이 있고 해당 장소에 관련된 플레이어에게 드로우를 줌으로써 보정을 해두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카드가 안나와서 못쓰게되면 기분이 상하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카드 진입 장벽

앞에서도 나왔지만 다양한 카드 효과들이 발목을 잡습니다. 카드들에 원작을 담아내기 위해 카드마다 능력과 효과가 모두 다릅니다. 막상 한판하고 나면 거기서 거기인 능력들이지만 처음에는 내 카드들 읽어보랴 상대방의 카드들을 보랴하면서 정신이 없습니다. 이것저것 많은 게임을 접해본 저도 그랬으니 카드 많은 게임에 질색인 사람에겐 지옥과 다름 없겠죠.

어질어질한 카드효과들

O 적정 인원은 몇 명인가요?

반지전쟁: 카드게임은 기본적으로 4인 타겟으로 나온 게임입니다. 덱이 4인분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적은 인원으로 플레이하려면 혼자서 2개의 덱을 따로 운용하거나 하나의 덱으로 합쳐서 플레이하게 됩니다. 덱을 2개 운용하는건 번거로울 뿐더러 억지로 룰에 끼워맞춘 느낌이죠. 덱을 합치면 편의성이 좋아지지만 덱이 두꺼워져서 원하는 카드를 얻기가 더 힘들어집니다. 기존에도 전장에 안 맞는 군대나 아이템의 소유자가 안나와서 카드가 노는 경우가 있었는데 덱을 합치면 이 현상이 더 악화되죠. 이에 더해 위에 나온 재미요소 중 아군과의 협력이 없어집니다.

따라서 최상의 경험을 원하신다면 4인플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테마가 반 이상을 먹고 들어가는 게임이기에 인원수가 몇명이든 모두가 반지의 제왕 팬이라면 훌륭한 경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2011년에 나온 반지의 제왕: 카드게임에 개인적으로 실망을 했어서 이번 작품도 큰 기대를 안했는데 이게 웬걸? 반지의 제왕 팬 4명이서 너무 재밌게 즐긴 게임이었습니다. 앞으로 나올 확장에서는 솔로와 협동 모드를 지원한다는데 덕분에 한껏 기대중입니다. 반지의 제왕 팬이라면 적극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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