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로나이츠, 디스코디아, 밀레니엄 블레이즈 등등 간단후기
뭔가 오랜만에 후기 쓰는 기분이네용 요즘 보드게임을 안하는건 아니지만 더 빠져있는 다른 것이 있어서 후기를 쓸만큼 게임이 쌓이는 속도가 더뎌졌는데요
그것이 무엇인지 이번 후기에 공개됩니다 호호
1. 시드마이어의 문명 + 페임앤포츈 + 위스덤앤워페어 확장 / 9.0
만나면 늘 문명을 하는 문명 고정팟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나이 먹으니까 시간맞추기가 참 쉽지가 않은데 마침 교사놈이 방학해서 동탄사는 삼성맨 친구 자취방 집들이겸 놀러가서 간만에 문명 달렸습니다.
얘네들이랑은 고딩 때부터 이 문명이라는 보드게임을 즐겨왔으니 거의 10년전부터 해서 얘네랑만 오프로 3인플 100판 가까이는 즐긴 것 같습니다. 확실히 게임마다 양상이 다르게 나오는 요소들이 많아 리플레이성이 높긴 합니다. 첨엔 애들이 확장 끼면 복잡하다고 확장이 있는데도 안끼고 하고 그랬었는데, 요즘은 확장없이는 즐길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습니다ㅋㅋ 특히 확장의 새로운 불가사의들과 위인의 카드능력 추가 등으로 여러 변수와 플레이 방향성이 생기면서 리플레이성이 더더욱 극대화된 느낌입니다. 이 판은 제가 사기문명 일본을 잡고 2:1로 친구들을 후들겨 패고 여유롭게 승리했습니다. 확실히 일본은 강력했고, 친구들이 간만에 해서 감이 죽었는지 군비증강을 소홀히 했다가 단번에 게임이 기울기도 했었습니다ㅋㅋ
예전엔 넘 좋아해서 주변에 열심히 영업하고 싶어했는데 지금은 이 게임이 호불호를 많이 타기도 하고 사실 고인물끼리 하는게 더 재밌기도 해서 얘네들 만나서 간간히 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긴 합니다. 여러 추억보정과 이 헤비한 게임을 만날 때마다 주구장창 돌리는 고정팟의 존재로 제 보드게임 인생에 가이아와 함께 오랫동안 길이 남을 게임입니다. 가끔 추후에 확장을 합본한 빅박스 버전이 한글판으로 나온다면?! 이라는 상상을 하기도 하지만 어림도 없죠
2. 디지몬 TCG / 9.5
최근 제가 이것에 빠져 보드게임을 많이 못하고 있습니다..ㅋㅋㅋ 일명 "디딱"
이전 후기에도 한 번 잠깐 언급했었는데 그 이후로 푹 빠져서 주변 사람들에게 열심히 영업하고 다녔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드게이머인 지인들은 거의 90퍼센트에 가까운 영업성공률을 보였고, 10명짜리 단톡방이 생겼고, 다같이 각종 대회에 나가기도 하고 저희끼리 상품걸고 리그나 토너먼트를 즐기고 있기도 합니다ㅋㅋㅋ
이 날 자취방에 놀러가면서 이 친구들한테도 영업하러 가져갔는데 처음엔 무슨 디지몬이냐며 안한다고 해놓고 막상하더니 재밌어 하더라구요ㅋㅋㅋㅋ 다만 평상시에는 같이 즐길 사람이 없어서 지속적으로 하긴 어려울 것 같고 앞으로 만날 때 덱 여러개 챙겨오라고 하더라구요ㅋㅋㅋ
코어룰이 정말 간단하면서도 전략성과 운요소가 적절히 섞여 참 잘만든 게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후기를 쓰는 오늘도 한 명 영업에 성공했죠 후후
최근에 한글판 정식발매 이후 처음 열린 대규모 홀 대회가 있었는데 280명 규모의 대회에서 제가 열심히 깎아낸 비주류 덱으로 16강에 진출하는 성적을 내기도 했습니다.
1티어덱은 왠지 하기 싫고 1티어덱 부술 수 있는 덱을 짜내는 재미로 겜하고 있네요ㅎㅎ
대회 전에 테이블탑시뮬레이터로 혼자 온갖 덱을 짜서 솔리테어를 돌려보며 노력했던 결과를 홀대회 결과로 보답받은 것 같아 뿌듯하더라구요
TCG에 거부감이 없는 분들은 그냥 하나의 1:1 보드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찍먹해보시는 것 추천드립니다.
8월 13일에 부산에서 홀 대회가 열리는데 대회장에서 강습회도 진행하고 참가하면 공짜로 스타터팩도 주고 하니까 관심있으신 부산사시는 분들은 참가해보시는 것도 추천드려욥!
이상 디딱전도사였읍니다
3. 비스트 / 8.0
문명 고정팟 친구들이 예전에 화이트채플에서 온 편지를 한창 좋아해서 자주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저는 금방 질려서 팔아버렸었습니다ㅋㅋㅋ
갠적으론 비스트가 화채에서 느꼈던 단점들이 많이 보완되었고 훨씬 재밌다고 느껴서 이번에 친구들 알려주려고 가져갔는데 숙련자인 제가 비스트를 했더니 애들이 다소 갈피를 못잡는 감이 있고 제가 농락하다가 끝나버린 느낌이라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친구 중 한 명한테 비스트를 주고 제가 같이 헌터를 하며 헌터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주며 게임을 하고 싶었으나 이 날은 시간이 늦어 다들 피곤해해서 못했네요ㅠ
비스트 처음할 때 헌터들이 많이 하는 실수가 계속 비스트를 쫓아다니고 추적하고 위치를 특정해서 때리고자 하는데 사실 기본적으로는 라운드별 미션과 게임 미션을 생각하며 효율적인 지역방어와 비스트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 확실히 응징하는 것에 초점을 두며 드래프트를 해야해서 애들이 화채할 때 처럼 발자국 쫓아댕기다가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려서 아쉬웠습니다.
4. 문명 + 풀확장 / 9.0
2박3일 일정 마지막날 느즈막히 일어나서 밥 먹고 집 가려다가 친구 한 명이 아쉬웠는지 문명이나 비스트나 디딱풀리그 중에 하나 하고 가자고 했고, 나머지 한 명한테 고르라고 했는데 전날 제 일본에 아무코토 못하고 후들겨 맞았던게 아쉬웠는지 문명 리벤지전을 선택했습니다ㅋㅋㅋ
한 놈은 그리스, 한 놈은 아랍 둘 다 사기종족을 골랐고 저는 그냥 랜덤으로 주워서 인도 나와서 했는데 간디 아조씨 넘 약해요..
지난 게임의 교훈으로 다들 초반 군비증강을 소홀히 하지 않으며 날이 서있는 모습을 보여줬고, 그 와중에 그리스는 군사력을 확장하는 척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기술승리를 노리는 테크로 전환하는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인도와 아랍은 문화승리를 노리는 상황이었지만 무난하게 흘러간다면 그리스가 빠른속도로 기술승리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여기서 제가 온갖 문화이벤트 등으로 그리스의 노림수들을 막아내며 최대한 기술개발 속도를 늦춰내는데 성공했는데, 그 사이 그리스가 이기던 말던 아무 견제 안하고 지 할 것만 하던 아랍이 간발의 차로 저를 제끼고 문화승리를 해버렸습니다ㅋㅋ 안보 무임승차 아랍놈이 킹받긴 했지만 게임 중반까지 거의 무조건 승리가 확실시 되어보였던 그리스의 여러가지 노림수를 다양한 방법으로 막아내며 승리를 지연시킨 플레이가 만족스러웠고 모두가 승리를 코앞에 둔 상태의 황밸로 끝난 경기라서 졌지만 꿀잼이었습니다.
5. 오토배틀 챌린저스 / 7.3
요즘 일요일마다 정기적으로 디딱 교류회를 가지고 있는데 8인 디딱 풀리그가 끝난 후 2차로 6인 오토배틀 챌린저스를 돌렸습니다.
게임 참 잘만들었더라구요. 규칙이 너무 간단하고 많은 인원을 커버한다는게 맘에 들었습니다. 책장에 하나쯤 필요한 포지션의 게임이라 소장은 하겠지만, 사실 게임 자체의 절대적인 재미만 놓고 봤을 때는 개꿀잼이다 그런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같이 한 사람들 전부 평이 좋았고 바로 얼만지 물어보는 사람들도 많았던거 보면 흥한 겜이었던 것 같습니다ㅋㅋ
6. 밀레니엄 블레이즈 / 8.2
한글화자료 커팅하다가 귀찮아서 내팽계쳐뒀던 밀레니엄블레이즈.. 차라리 영어 읽을 줄 아는 사람끼리 모이는 날 돌리자라는 생각으로 방치해뒀다가 기회가 생겨 드뎌 꺼냈습니다.
어떻게 이런 겜을 만들었는지 참 신기할 정도로 콜렉터블 카드 게임 시뮬레이터라는 느낌을 여러가지 요소로 잘 살린게 아주 맘에 들었습니다.
다만 읽어야하는 텍스트 양이 많다보니 영어를 완전 편하게 읽는 정도가 아닌 분들은 덱빌딩 단계가 시간 제한이 있는 실시간 형태로 진행되는 부분에서 버겁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ㅠ
그치만 이거 한글화는 진짜 넘 귀찮아서 앞으로도 못할 것 같은디..ㅠ 다음 영어가능팟 만들어지기를 기다려봅니다.
이 게임을 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 간략화 시키면 오토배틀챌린저스가 되는 것 같기도 하네요..?ㅋㅋㅋ
7. 디스코디아 / 7.0
그냥 한 번 해본걸로 만족하는 게임입니다. 구매의사도 안생기고 누가 하자면 하긴 할 텐데 리플레이성도 그닥인 느낌이라 하더라도 쿨타임 엄청 길 것 같습니다ㅋㅋ
시스템이 참신하긴 한데 주사위 운빨이 좀 극혐이고 턴오더 보정도 더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일꾼을 전부 소진시키거나 4라운드 끝나고 일꾼이 가장 적으면 승리하는 게임인데, 1라운드 해보고 '아 이거 일꾼 다 없애긴 사실상 불가능이고 그냥 4라운드 끝났을 때 적은걸 목표로 하는 겜이구나' 싶었습니다. 되게 빡빡한 느낌이었는데 어찌저찌 스노우볼을 굴리다보니 제가 3라운드에 일꾼을 딱뎀으로 다 소진시키면서 즉시 승리를 하긴 했습니다ㅋㅋㅋ
8. 아스트로 나이츠 / 6.8
협력겜을 안좋아하지만, 인스타 팔로우하는 해외 보드게임 인스타계정에 이 게임을 극찬하는 피드들이 자꾸 눈에 띄었고, 전작인 에이언즈엔드도 워낙 평이 좋은데다가 제가 좋아하는 덱빌딩을 시스템으로 하다보니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호기심에 구입해보았습니다. 이 겜도 한글화 귀차나서 영어가능팟을 기다리다가 돌리게 되었네요ㅋㅋ 밀레니엄블레이즈에 비해 텍스트가 엄청 단순한 데다가 협력이다보니 대신 읽어줄 수도 있어서 쾌적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보스가 넘 쉬워서 재미가 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더 어려운 난이도의 보스로 한 판쯤은 더 해볼 의향이 있긴한데 솔직히 그냥 여느 협력겜이랑 크게 다른 재미 요소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고 멀티버스의 센티넬이 더 재밌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