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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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지역 순회방문 시즌5 - 경상북도 구미시 (07/05-07/06)
안녕하세요? skeil입니다.
어제 집으로 무사히 귀환했습니다. (스포인가요? ㅋ)
아직 여독이 다 풀리지 않았지만 남은 후기 올려 보겠습니다.
남부지역 순회방문 프로그램 시즌 5의 셋째 날은 구미였습니다.
대전에서 아침 일찍 소국밥과 육사시미를 먹고
아침 9시 반 즈음에 대전역에서 구미로 가는 기차를 탔습니다.
거리가 가까워서 그런지 약 1시간 만에 도착했습니다.
접선 시간까지 시간이 꽤 남아서 구미역 근처에서 혼자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새로운 곳을 가면 일단 오래된 가게에서 식사를 하려는 편입니다.
가게 외관이 초라해도 그런 가게가 오래 살아남았다는 것은
음식이 맛있어서 손님들이 알아서 찾아온다는 얘기니까요.
그러고 보니까 제가 보드게임 살 때에도 그러는 것 같습니다.
새 게임보다는 검증된 작품을 선호하죠. ㅎㅎ
그런데 제가 가려던 가게는 오후 5시부터 영업을 시작해서
아쉽게도 근처의 다른 가게로 갔습니다. ㅠ
양념 곱창집인데요.
최소 주문이 2인분부터여서 2인분을 시켰습니다. (원래 2인분 먹으려고 했습니다만...)
요즘엔 고깃집에서 최소 주문이 3인분이어서 저 같은 사람은 고기를 사 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러다가 가까운 미래에 최소 주문이 돼지 한 마리, 소 한 마리가 되는 건 아닐지.손님, 돼지 한 마리 못 먹어요?
국물이 좀 있어서 자글자글 합니다.
공기밥을 부르는 맛이었습니다만 볶음밥을 위해 참기로 했습니다.
밥을 볶을 때에 두른 참기름 냄새가 확 올라오는데... 키야~~~~
이 가게 안에서 임영웅 씨의 발라드가 나왔는데요.
오늘은 왠~~지~~ 마블 챔피언스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임 히어로
든든히 먹고 접선 장소로 가기로 했습니다.
지도 앱에서 거리를 재 보니, 구미역에서 9km가 넘었습니다. ㅎㄷㄷ
버스를 타면 저렴하게 갈 수 있겠으나 낯선 곳에서 버스 잘못 타면 좋(?)게 되는 수가 있어서
그냥 택시를 탔습니다.
같은 구미인데 약속 장소는 상당히 멀리 있었습니다.
창밖을 보니까 엄청 큰 강이 보이던데, 그게 낙동강이더라고요. (전날 비가 와서 유량이 좀 무섭...)
택시에서 좋은 노래가 나와서 조용히 듣고 있었는데요.
이소라 씨의 "신청곡"
시간이 1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서 소농민 (?) 커피집에서 아이스티를 빨려고 했는데요.
그 좁은 가게에 초등학생 자녀가 있을 것 같은 분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대화 내용도 거의 대부분 아이들의 학교 생활 얘기더라고요.
제가 갈 약속 장소에 관한 블로그 글에 아이들과 엄마들이 많은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산업단지 때문에 젊은 부부들이 많아서 그런 거.
이 동네도 새로 조성되는 산업단지여서 경기도 쪽의 신도시 느낌이 들고요. (아직 심시티 중)
엘레베이터에 거울을 아직 못 붙였는지, 크로마키 가능할 듯.
이날의 접선 장소는 "미플 하우스"라는 보드게임 카페입니다.
'미플'이라는 보드게임 용어를 상호에 붙였다는 건 가게 사장님이 보드게이머라는 증거?
내부는 쾌적했습니다.
테이블이 크고 양끝에 컵 홀더까지 있고요.
제가 게임 진열장을 한쪽만 찍었는데, 반대쪽에는 게이머스 게임들이 있었어요.
구미 신청자는 '찰리선생' 님이었는데요.
닉네임처럼 초등'교사'이십니다.
저는 교사이신 건 눈치챘는데,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 조니 뎁의 이미지를 상상한 건 제가 잘못했네요. ㅋㅋ
이날 총 세 분이 참가한다고 하셨고, 세 분 다 초등교사이셨어요.
한 분이 좀 늦으셨는데, 아이들이 싸워서 그걸 해결하고 오느라 늦으셨다고요. ㅎㅎ
반지 전쟁이 2인 게임이나 다를 바 없지만 3-4인 규칙도 있긴 합니다. (저는 2인 게임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 목표가 최대한 많은 분들께 전파하는 것이니
한 진영은 두 명이 한 팀이 되어 상의하면서 하시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오신 선생님이 그림자군을, 먼저 오신 두 선생님이 자유민족을 하셨습니다.
자유민족 플레이어 두 분은 초반에 엘프국의 정치 카운터를 전진시키면서
회색 항구와 리븐델에 있는 엘프군을 앙그마르를 향해 이동시켰습니다.
북쪽에 있는 사우론국에 승리 점수 3점이 걸려 있으니 노려 볼 만하죠. ㅎ
그리고 원정대가 2번째 진행을 할 때에 추적에 걸려서 "3" 타일이 뽑혔는데요.
회색의 간달프가 희생되었습니다.
그림자군 플레이어는 사루만을 등장시켰고요.
모르도르에서 잘 모여 나온 군대로 오스길리아스를 공격하였고,
미나스 티리스까지 공격하고 포위했습니다.
백색의 간달프가 팡고픈 숲에서 등장했습니다.
로리엔의 엘프군은 딤릴 계곡으로 나와서 모리아를 위협했고요.
오르상크에 적은 병력을 데리고 있던 사루만은
"엔트들이 각성하다" 사건 카드를 맞고 초반에 퇴장하게 되었습니다. ㅎㄷㄷ
초반에 일격을 맞아서 사루만을 잃으신 선생님은 시무룩해지셔서
이때부터 게임을 살짝 내려 놓으신 것 같았습니다. ㅠㅠ
시간과 기회가 충분히 남았습니다, 선생님... ㅠ
그림자군은 올라오는 엘프군을 막기 위해 군다바드 산에 병력을 모았고,
포위한 미나스 티리스를 결국 점령했습니다.
그리고 약해진 오르상크군으로 헬름 협곡을 포위했습니다.
이 이후에는 그림자군에게 훨씬 더 절망적인 상황들이 펼쳐졌습니다.
로한 땅에 있던 스트라이더가 유령들을 데리고 가서
남부에 있던 그림자군에게 피해를 주며 후퇴시키고
곤도르 정규 부대를 소집하면서 그곳을 탈환해 버렸습니다.
로한의 군대와 오르상크의 군대는 서로의 본진을 점령했는데요.
오르상크를 점령한 자유민족은 승리 점수 2점만 남아서 유리했죠.
그림자군 플레이어가 엘프들을 막기 위해 앙그마르에 마술사-왕을 등장시켰고요.
여기에서 큰 실수를 하셨는데,
1점짜리 도시인 앙그마르를 지키기 위해 2점짜리인 거점 군다바드 산에서 군대를 빼신 겁니다.
그래서 그람 산을 거쳐서 군다바드 산을 점령한 자유민족이 승리 점수 4점을 만들었고요.
남은 행동으로 탈환을 하는 게 불가능한 그림자군이 패배하게 되었습니다.
그림자군 선생님이 맵에 있는 굵은 검은색 경계선이 눈에 안 들어와서 놓쳤다고 하셨습니다.
아무래도 듀얼 코어 (?)로 하신 자유민족 선생님 두 분이 유리하셨던 것 같긴 합니다. ㅎㅎ
플레잉 타임: 150분
첫 번째 게임이 끝나고 밖에 나가서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점심 때에 배부르게 먹어서 간단하게 먹어도 괜찮았거든요. ㅎㅎ
그래서 선택된 메뉴가 근처에 있는 닭칼국수!
세 선생님 모두 반지 전쟁이 재미있으셨는지
식사를 빨리 해결하고 한 게임 더 하고 싶으신 것 같더라고요. ㅎㅎ
승리하셨던 두 선생님은 매운맛을, 그림자군을 하셨던 선생님은 저는 안 매운맛을 골랐습니다.
덕분에 닭칼국수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ㅎ
같이 시켜 주신 만두도 맛있었고요.
이 집 김치가 상당히 매운데, 닭칼국수랑 정말 잘 어울립니다. (김치만 따로 팔기도 한다고요.)
식사를 하시면서 세 선생님이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보드게임을 가르치고 계신 얘기를 들려 주셨습니다.
보드게임을 취미로 하고 계시다 보니까 전략성 있는 게임들도 아이들에게 알려 주시나 보더라고요.
찰리선생 님이 (저도 무척 좋아하는) 한자 토이토니카를 아이들하고 하셨는데,
1:4로 다굴을 맞으셔서 한토토를 예전만큼 좋아하지 않으시는 모양입니다. ㅎㅎ
아이들에게 보드게임을 알려 주면서 얻을 수 있는 부가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는데요.
문제를 일으킬 것 같은 한 아이가 스플렌더에 빠져서
스플렌더를 열심히 연구하느라 학교 생활을 문제 없이 잘 했다는 일화였습니다.
동호회에서 운영진을 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정신적, 심리적 부담이 있습니다.
성인을 대상으로도 힘든데,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시는 초등 선생님들은 더 힘드시겠죠.
원래 하시는 교사 업무도 있고, 담임을 맡으시면 일이 더 많고, 6학년 담임이면 진학 문제까지 있을 거고요.
그래서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보드게임을 가르치는 일에는
학교 밖에 있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수고가 요구되는 것이죠.
두 선생님께서 찰리선생 님의 열정이 정말 대단하신 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는데요.
찰리선생 님은 바로 위의 일화에 덧붙여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켜서 교사가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아이들에게 보드게임을 알려 주느라 몸이 힘든 것을 비교하면
후자가 훨씬 더 낫다고 하셨습니다. (보드게임이 이렇게 좋습니다.)
이 이후 내용은 선생님들께 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저의 평소 생각이라는 걸 밝힙니다.
(관련 일을 하시는 분들께는 불편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몇몇 보드게임 업체에 보드게임 강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공인된 자격증은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요.
제 건너건너 지인도 자격증을 획득하는 과정을 들려 주었는데,
보드게이머의 관점에서 보면 좀 부실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돈을 지불하고 미리 정해진 시간 동안 몇 가지 게임을 배우고 나면 자격증이 나온다고요.
보드게임 지도사가 크게 두 부류에서 접근할 만하다고 봅니다.
하나는 보드게이머가 지도사 자격을 원하는 것,
나머지는 원래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이 보드게임을 배워서 접목하려는 것.
이게 두 전문성을 모두 요구하는 일이다 보니,
한쪽의 전문성이 부족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보드게이머인 사람이라면 보드게임에 대해서는 전문가이지만
아이들을 대하는 일은 잘 모를 거라는 거죠.
애들은 그냥 가르치면 되는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른들을 대할 때보다 섬세함이 더 필요할 테니까요.
반대쪽을 보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에는 익숙하겠지만
수 많은 보드게임들 중에 좋은 게임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가 문제일 겁니다.
여기에서 그 자격증 과정을 만든 업체와의 연결점이 해결책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해당 업체가 그 자격증 과정에서 자신들의 상품을 밀 수밖에 없을 텐데요.
(혹은 나중에 그 업체의 게임들을 구입할 때에 지도사들에게 혜택을 준다든지요.)
얘기가 좀 길어졌는데, 요점은 이겁니다.
업체에서 만든 보드게임 지도사 프로그램에 그 업체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보는데,
찰리선생 님처럼 보드게임에 관심이 있는 교사들이 직접 보드게임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하는 쪽이
보드게임 업체와의 독립성, 아이들과의 친밀성이라는 측면에서 훨씬 더 나은 것 같다는 거죠.
위에서 언급했 듯이, 이걸 위해서는 보드게임에 대한 교사들의 "관심"과 '열정'이 필요하다는 거. ㅎ
모든 학교에서 그런 보드게임 프로그램이 있는 건 아니지만
교사들로 이루어진 모임을 통해서 보드게임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고 하네요.
식사를 마치고 두 번째 게임에 들어갔습니다.
이번에는 찰리선생 님이 혼자 그림자군을 하고 싶다고 하셨고요.
두 선생님이 자유민족을 맡으셨습니다.
자유민족 행동 주사위가 잘 나와서 첫 턴에 아라고른을 만드셨습니다.
스트라이더 스프린트 공식이죠.
칼 3개 + 서부의 의지 1개 = 아라고른
그리고 초반에 백색의 간달프까지 등장해서 행동 주사위 6개를 달성하셨네요.
"키르단의 배들" 사건 카드로 펠라르기르에 엘프국 정예 부대 2개를 놓았는데요.
이게 좋게 작용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엘프는 증원 병력 수가 적어요. ㅠ
나중에 북쪽의 엘프 거점들을 지키는 게 힘들 수 있다는 거.
찰리선생 님은 사루만을 등장시키셨고요.
칼 행동 주사위 결과로 나즈굴을 재배치하셨습니다. (초반에 이 행동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깃발 2개로 모르도르의 군대들을 둘로 모으셨고요. (이것도 중요!)
오르상크군이 일찍부터 로한을 공격해서 헬름 협곡을 포위하는 데까지 성공했습니다.
행동 주사위를 늘리는 데에 몇 턴을 쓴 후에 드디어 원정대가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센가드군에게 쭉쭉 밀리던 로한군은 산길 사건 카드로
미나스 티리스로 텔레포트해서 병력을 합쳤습니다!
아라고른이 이끄는 이 큰 군대는 오스길리아스를 차지하고 모르도르 군대를 압박했습니다. (위풍당당)
그림자군은 헬름 협곡을 쉽게 점령했습니다.
모란논에 있던 군대를 북쪽으로 올렸고요.
모리아군을 내보내고, 돌 굴두르군도 로리엔을 향해 보내서
딤릴 계곡에 큰 군대가 만들어졌습니다.
마술사-왕은 미나스 모르굴에 나타났네요/
행동 주사위가 많아서 그런지 원정대가 많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모르도르 트랙 위로 올라갔죠.
타락 점수가 낮아서 그랬는지 무리해서 한 턴에 3번 진행했는데요.
사우론의 눈 타일이 2번 뽑혀서 타락이 크게 올랐습니다. ㅎㄷㄷ
찰리선생 님은 로리엔을 포위하고 공격했으나
나즈굴을 덜 데려가 다시 굴림이 부족해서 공격군이 갈려 나갔습니다. ㅠ
자유민족은 원정대를 더 진행시켰으나 타락으로 게임 종료!
찰리선생 님은 갑자기 이기셔서 어리둥절 하셨던 것 같아요. ㅋ
플레잉 타임: 170분
미플 하우스 사장님께 잘 얘기해서 게임을 조금만 더 할 수 있게 허락을 받았습니다.
찰리선생 님이 가져오신 마블 챔피언스의 규칙을 설명 드리고 있었는데요.
이때에...
와이프 리콜~~~~!!
이날도 부인께 미리 얘기하셔서 찰리선생 님이 시간을 많이 내실 수 있었는데요.
다음에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면서 마쳤습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찰리선생 님이 구미역 근처까지 태워 주셔서 편하게 왔는데요.
학교 방학하면 마챔을 위해 한 번 더 와야겠네요. ㅋㅋ
남부지역 순회방문 시즌5:
에필로그
대구광역시 (08/22-08/23)
경상남도 창원시 (07/08-07/09)
경상남도 진주시 (07/07-07/08)
경상남도 김해시 2일차 (07/06-07/07)
경상남도 김해시 1일차 (07/06)
경상북도 구미시 (07/05-07/06)
대전광역시 (07/04-07/05)
부산광역시 (07/03-07/04)
경기도 안양시 (06/30)
어제 집으로 무사히 귀환했습니다. (스포인가요? ㅋ)
아직 여독이 다 풀리지 않았지만 남은 후기 올려 보겠습니다.
남부지역 순회방문 프로그램 시즌 5의 셋째 날은 구미였습니다.
대전에서 아침 일찍 소국밥과 육사시미를 먹고
아침 9시 반 즈음에 대전역에서 구미로 가는 기차를 탔습니다.
거리가 가까워서 그런지 약 1시간 만에 도착했습니다.
접선 시간까지 시간이 꽤 남아서 구미역 근처에서 혼자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새로운 곳을 가면 일단 오래된 가게에서 식사를 하려는 편입니다.
가게 외관이 초라해도 그런 가게가 오래 살아남았다는 것은
음식이 맛있어서 손님들이 알아서 찾아온다는 얘기니까요.
그러고 보니까 제가 보드게임 살 때에도 그러는 것 같습니다.
새 게임보다는 검증된 작품을 선호하죠. ㅎㅎ
그런데 제가 가려던 가게는 오후 5시부터 영업을 시작해서
아쉽게도 근처의 다른 가게로 갔습니다. ㅠ
양념 곱창집인데요.
최소 주문이 2인분부터여서 2인분을 시켰습니다. (원래 2인분 먹으려고 했습니다만...)
요즘엔 고깃집에서 최소 주문이 3인분이어서 저 같은 사람은 고기를 사 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러다가 가까운 미래에 최소 주문이 돼지 한 마리, 소 한 마리가 되는 건 아닐지.
국물이 좀 있어서 자글자글 합니다.
공기밥을 부르는 맛이었습니다만 볶음밥을 위해 참기로 했습니다.
밥을 볶을 때에 두른 참기름 냄새가 확 올라오는데... 키야~~~~
이 가게 안에서 임영웅 씨의 발라드가 나왔는데요.
오늘은 왠~~지~~ 마블 챔피언스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든히 먹고 접선 장소로 가기로 했습니다.
지도 앱에서 거리를 재 보니, 구미역에서 9km가 넘었습니다. ㅎㄷㄷ
버스를 타면 저렴하게 갈 수 있겠으나 낯선 곳에서 버스 잘못 타면 좋(?)게 되는 수가 있어서
그냥 택시를 탔습니다.
같은 구미인데 약속 장소는 상당히 멀리 있었습니다.
창밖을 보니까 엄청 큰 강이 보이던데, 그게 낙동강이더라고요. (전날 비가 와서 유량이 좀 무섭...)
택시에서 좋은 노래가 나와서 조용히 듣고 있었는데요.
이소라 씨의 "신청곡"
시간이 1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서 소농민 (?) 커피집에서 아이스티를 빨려고 했는데요.
그 좁은 가게에 초등학생 자녀가 있을 것 같은 분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대화 내용도 거의 대부분 아이들의 학교 생활 얘기더라고요.
제가 갈 약속 장소에 관한 블로그 글에 아이들과 엄마들이 많은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산업단지 때문에 젊은 부부들이 많아서 그런 거.
이 동네도 새로 조성되는 산업단지여서 경기도 쪽의 신도시 느낌이 들고요. (아직 심시티 중)
엘레베이터에 거울을 아직 못 붙였는지, 크로마키 가능할 듯.
이날의 접선 장소는 "미플 하우스"라는 보드게임 카페입니다.
'미플'이라는 보드게임 용어를 상호에 붙였다는 건 가게 사장님이 보드게이머라는 증거?
내부는 쾌적했습니다.
테이블이 크고 양끝에 컵 홀더까지 있고요.
제가 게임 진열장을 한쪽만 찍었는데, 반대쪽에는 게이머스 게임들이 있었어요.
구미 신청자는 '찰리선생' 님이었는데요.
닉네임처럼 초등'교사'이십니다.
저는 교사이신 건 눈치챘는데,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 조니 뎁의 이미지를 상상한 건 제가 잘못했네요. ㅋㅋ
이날 총 세 분이 참가한다고 하셨고, 세 분 다 초등교사이셨어요.
한 분이 좀 늦으셨는데, 아이들이 싸워서 그걸 해결하고 오느라 늦으셨다고요. ㅎㅎ
반지 전쟁이 2인 게임이나 다를 바 없지만 3-4인 규칙도 있긴 합니다. (저는 2인 게임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 목표가 최대한 많은 분들께 전파하는 것이니
한 진영은 두 명이 한 팀이 되어 상의하면서 하시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오신 선생님이 그림자군을, 먼저 오신 두 선생님이 자유민족을 하셨습니다.
자유민족 플레이어 두 분은 초반에 엘프국의 정치 카운터를 전진시키면서
회색 항구와 리븐델에 있는 엘프군을 앙그마르를 향해 이동시켰습니다.
북쪽에 있는 사우론국에 승리 점수 3점이 걸려 있으니 노려 볼 만하죠. ㅎ
그리고 원정대가 2번째 진행을 할 때에 추적에 걸려서 "3" 타일이 뽑혔는데요.
회색의 간달프가 희생되었습니다.
그림자군 플레이어는 사루만을 등장시켰고요.
모르도르에서 잘 모여 나온 군대로 오스길리아스를 공격하였고,
미나스 티리스까지 공격하고 포위했습니다.
백색의 간달프가 팡고픈 숲에서 등장했습니다.
로리엔의 엘프군은 딤릴 계곡으로 나와서 모리아를 위협했고요.
오르상크에 적은 병력을 데리고 있던 사루만은
"엔트들이 각성하다" 사건 카드를 맞고 초반에 퇴장하게 되었습니다. ㅎㄷㄷ
초반에 일격을 맞아서 사루만을 잃으신 선생님은 시무룩해지셔서
이때부터 게임을 살짝 내려 놓으신 것 같았습니다. ㅠㅠ
시간과 기회가 충분히 남았습니다, 선생님... ㅠ
그림자군은 올라오는 엘프군을 막기 위해 군다바드 산에 병력을 모았고,
포위한 미나스 티리스를 결국 점령했습니다.
그리고 약해진 오르상크군으로 헬름 협곡을 포위했습니다.
이 이후에는 그림자군에게 훨씬 더 절망적인 상황들이 펼쳐졌습니다.
로한 땅에 있던 스트라이더가 유령들을 데리고 가서
남부에 있던 그림자군에게 피해를 주며 후퇴시키고
곤도르 정규 부대를 소집하면서 그곳을 탈환해 버렸습니다.
로한의 군대와 오르상크의 군대는 서로의 본진을 점령했는데요.
오르상크를 점령한 자유민족은 승리 점수 2점만 남아서 유리했죠.
그림자군 플레이어가 엘프들을 막기 위해 앙그마르에 마술사-왕을 등장시켰고요.
여기에서 큰 실수를 하셨는데,
1점짜리 도시인 앙그마르를 지키기 위해 2점짜리인 거점 군다바드 산에서 군대를 빼신 겁니다.
그래서 그람 산을 거쳐서 군다바드 산을 점령한 자유민족이 승리 점수 4점을 만들었고요.
남은 행동으로 탈환을 하는 게 불가능한 그림자군이 패배하게 되었습니다.
그림자군 선생님이 맵에 있는 굵은 검은색 경계선이 눈에 안 들어와서 놓쳤다고 하셨습니다.
아무래도 듀얼 코어 (?)로 하신 자유민족 선생님 두 분이 유리하셨던 것 같긴 합니다. ㅎㅎ
플레잉 타임: 150분
첫 번째 게임이 끝나고 밖에 나가서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점심 때에 배부르게 먹어서 간단하게 먹어도 괜찮았거든요. ㅎㅎ
그래서 선택된 메뉴가 근처에 있는 닭칼국수!
세 선생님 모두 반지 전쟁이 재미있으셨는지
식사를 빨리 해결하고 한 게임 더 하고 싶으신 것 같더라고요. ㅎㅎ
승리하셨던 두 선생님은 매운맛을, 그림자군을 하셨던 선생님은 저는 안 매운맛을 골랐습니다.
덕분에 닭칼국수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ㅎ
같이 시켜 주신 만두도 맛있었고요.
이 집 김치가 상당히 매운데, 닭칼국수랑 정말 잘 어울립니다. (김치만 따로 팔기도 한다고요.)
식사를 하시면서 세 선생님이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보드게임을 가르치고 계신 얘기를 들려 주셨습니다.
보드게임을 취미로 하고 계시다 보니까 전략성 있는 게임들도 아이들에게 알려 주시나 보더라고요.
찰리선생 님이 (저도 무척 좋아하는) 한자 토이토니카를 아이들하고 하셨는데,
1:4로 다굴을 맞으셔서 한토토를 예전만큼 좋아하지 않으시는 모양입니다. ㅎㅎ
아이들에게 보드게임을 알려 주면서 얻을 수 있는 부가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는데요.
문제를 일으킬 것 같은 한 아이가 스플렌더에 빠져서
스플렌더를 열심히 연구하느라 학교 생활을 문제 없이 잘 했다는 일화였습니다.
동호회에서 운영진을 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정신적, 심리적 부담이 있습니다.
성인을 대상으로도 힘든데,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시는 초등 선생님들은 더 힘드시겠죠.
원래 하시는 교사 업무도 있고, 담임을 맡으시면 일이 더 많고, 6학년 담임이면 진학 문제까지 있을 거고요.
그래서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보드게임을 가르치는 일에는
학교 밖에 있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수고가 요구되는 것이죠.
두 선생님께서 찰리선생 님의 열정이 정말 대단하신 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는데요.
찰리선생 님은 바로 위의 일화에 덧붙여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켜서 교사가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아이들에게 보드게임을 알려 주느라 몸이 힘든 것을 비교하면
후자가 훨씬 더 낫다고 하셨습니다. (보드게임이 이렇게 좋습니다.)
이 이후 내용은 선생님들께 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저의 평소 생각이라는 걸 밝힙니다.
(관련 일을 하시는 분들께는 불편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몇몇 보드게임 업체에 보드게임 강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공인된 자격증은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요.
제 건너건너 지인도 자격증을 획득하는 과정을 들려 주었는데,
보드게이머의 관점에서 보면 좀 부실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돈을 지불하고 미리 정해진 시간 동안 몇 가지 게임을 배우고 나면 자격증이 나온다고요.
보드게임 지도사가 크게 두 부류에서 접근할 만하다고 봅니다.
하나는 보드게이머가 지도사 자격을 원하는 것,
나머지는 원래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이 보드게임을 배워서 접목하려는 것.
이게 두 전문성을 모두 요구하는 일이다 보니,
한쪽의 전문성이 부족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보드게이머인 사람이라면 보드게임에 대해서는 전문가이지만
아이들을 대하는 일은 잘 모를 거라는 거죠.
애들은 그냥 가르치면 되는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른들을 대할 때보다 섬세함이 더 필요할 테니까요.
반대쪽을 보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에는 익숙하겠지만
수 많은 보드게임들 중에 좋은 게임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가 문제일 겁니다.
여기에서 그 자격증 과정을 만든 업체와의 연결점이 해결책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해당 업체가 그 자격증 과정에서 자신들의 상품을 밀 수밖에 없을 텐데요.
(혹은 나중에 그 업체의 게임들을 구입할 때에 지도사들에게 혜택을 준다든지요.)
얘기가 좀 길어졌는데, 요점은 이겁니다.
업체에서 만든 보드게임 지도사 프로그램에 그 업체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보는데,
찰리선생 님처럼 보드게임에 관심이 있는 교사들이 직접 보드게임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하는 쪽이
보드게임 업체와의 독립성, 아이들과의 친밀성이라는 측면에서 훨씬 더 나은 것 같다는 거죠.
위에서 언급했 듯이, 이걸 위해서는 보드게임에 대한 교사들의 "관심"과 '열정'이 필요하다는 거. ㅎ
모든 학교에서 그런 보드게임 프로그램이 있는 건 아니지만
교사들로 이루어진 모임을 통해서 보드게임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고 하네요.
식사를 마치고 두 번째 게임에 들어갔습니다.
이번에는 찰리선생 님이 혼자 그림자군을 하고 싶다고 하셨고요.
두 선생님이 자유민족을 맡으셨습니다.
자유민족 행동 주사위가 잘 나와서 첫 턴에 아라고른을 만드셨습니다.
스트라이더 스프린트 공식이죠.
칼 3개 + 서부의 의지 1개 = 아라고른
그리고 초반에 백색의 간달프까지 등장해서 행동 주사위 6개를 달성하셨네요.
"키르단의 배들" 사건 카드로 펠라르기르에 엘프국 정예 부대 2개를 놓았는데요.
이게 좋게 작용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엘프는 증원 병력 수가 적어요. ㅠ
나중에 북쪽의 엘프 거점들을 지키는 게 힘들 수 있다는 거.
찰리선생 님은 사루만을 등장시키셨고요.
칼 행동 주사위 결과로 나즈굴을 재배치하셨습니다. (초반에 이 행동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깃발 2개로 모르도르의 군대들을 둘로 모으셨고요. (이것도 중요!)
오르상크군이 일찍부터 로한을 공격해서 헬름 협곡을 포위하는 데까지 성공했습니다.
행동 주사위를 늘리는 데에 몇 턴을 쓴 후에 드디어 원정대가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센가드군에게 쭉쭉 밀리던 로한군은 산길 사건 카드로
미나스 티리스로 텔레포트해서 병력을 합쳤습니다!
아라고른이 이끄는 이 큰 군대는 오스길리아스를 차지하고 모르도르 군대를 압박했습니다. (위풍당당)
그림자군은 헬름 협곡을 쉽게 점령했습니다.
모란논에 있던 군대를 북쪽으로 올렸고요.
모리아군을 내보내고, 돌 굴두르군도 로리엔을 향해 보내서
딤릴 계곡에 큰 군대가 만들어졌습니다.
마술사-왕은 미나스 모르굴에 나타났네요/
행동 주사위가 많아서 그런지 원정대가 많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모르도르 트랙 위로 올라갔죠.
타락 점수가 낮아서 그랬는지 무리해서 한 턴에 3번 진행했는데요.
사우론의 눈 타일이 2번 뽑혀서 타락이 크게 올랐습니다. ㅎㄷㄷ
찰리선생 님은 로리엔을 포위하고 공격했으나
나즈굴을 덜 데려가 다시 굴림이 부족해서 공격군이 갈려 나갔습니다. ㅠ
자유민족은 원정대를 더 진행시켰으나 타락으로 게임 종료!
찰리선생 님은 갑자기 이기셔서 어리둥절 하셨던 것 같아요. ㅋ
플레잉 타임: 170분
미플 하우스 사장님께 잘 얘기해서 게임을 조금만 더 할 수 있게 허락을 받았습니다.
찰리선생 님이 가져오신 마블 챔피언스의 규칙을 설명 드리고 있었는데요.
이때에...
와이프 리콜~~~~!!
이날도 부인께 미리 얘기하셔서 찰리선생 님이 시간을 많이 내실 수 있었는데요.
다음에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면서 마쳤습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찰리선생 님이 구미역 근처까지 태워 주셔서 편하게 왔는데요.
학교 방학하면 마챔을 위해 한 번 더 와야겠네요. ㅋㅋ
남부지역 순회방문 시즌5:
에필로그
대구광역시 (08/22-08/23)
경상남도 창원시 (07/08-07/09)
경상남도 진주시 (07/07-07/08)
경상남도 김해시 2일차 (07/06-07/07)
경상남도 김해시 1일차 (07/06)
경상북도 구미시 (07/05-07/06)
대전광역시 (07/04-07/05)
부산광역시 (07/03-07/04)
경기도 안양시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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