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베 신작 오라니엔부르크 운하 등등 간단후기
1. 오라니엔부르크 운하 / 8.4
요번에 일본 갔을 때 이케부쿠로에 있는 젤리젤리 스토어를 방문했었는데 거기에 마침 궁금했던 오라니엔부르크 운하를 확장까지 풀셋으로 판매하고 있더라구요. 게임에 언어요소가 없어서 구매했습니다. 몇 카피 안찍어낸 게임이라 리테일 발매좀 해달라고 원성이 자자한 겜인데 뜬금없이 일본어판이 있어서 신기했습니다. 우베의 다른 신작인 아티와도 일어판은 나왔던데 일본에 우베게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가 봅니다. 저는 사실 우베겜 안좋아하는 편인데 이 겜은 평이 꽤 괜찮길래 궁금하던차에 질러보았습니다. 코보게도 우베겜 잘내주는 편이었는데 요즘 뜸하네요. 오딘과 크작피, 아콜15주년 등 최근작들의 판매량이 부진했던건가 싶기도 하네요.
게임은 1-2인 전용 게임이며, 긱 웨이트가 3점 초반대인만큼 생각보다 가볍고 플탐도 짧은 편입니다. 숙련자들끼리는 1시간 컷도 가능할 것 같네요. 한 라운드에 총 5액션을 하는데 선은 3액션 후턴은 2액션을 번갈아가면서 진행하는 간단한 방식입니다. 액션 자체도 다 단순해요. 다만 건물을 짓고 도로나 운하등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자원관리와 배치, 점수엔진 확보 등 다양한 고민거리가 있어서 재밌었습니다. 한 게임에 알파벳 덱 하나를 선택한 뒤 거기서도 랜덤으로 일부풀의 카드를 사용하는 방식인데 확장까지 A B C D 네 개의 덱이있어 리플레이성도 높을 것 같습니다. 또 무한확장이 가능하기도 하구요. 여자친구는 재밌지만 카네기가 더 재밌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카네기 손을 들어주고 싶지만 당분간은 이 게임을 좀 더 즐겨볼 것 같네요. Rahdo행님이 이 게임 아이콘을 단점으로 꼽으셨는데 저도 중간중간 참조표 보면서 하긴했지만 엄청 직관적이지 않다거나 그런건 아니어서 괜찮았습니다. 오히려 모두 아이콘화 되어있는 덕분에 일어판을 사고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어요ㅋㅋ
2. 고블린 이빨 / 7.5
이 게임도 지지난번 일본 갔을 때 샀던 게임인데 드디어 돌려봤네요. 보라에 등록도 안되어 있더라구요. 긱 평점이 괜찮고 경매게임이길래 딱히 언어요소 없는 줄 알고 샀는데 일어 텍스트가 잔뜩 있어서 당황했습니다. 다행히 영문 pnp자료가 긱에 있어서 이걸 토대로 처음으로 직접 한글화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번역하고 여자친구가 포토샵 작업을 해주었는데 다하고나서 보니까 pnp에는 없는 카드들도 많이 있어서 그 카드들은 일어를 영문으로 구글번역 돌리고 다시 그걸 번역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한글화 자료 만드시는 분들 존경합니다 아주 번거로운 작업이더라구요.
게임 규칙 자체는 설명 5분컷도 가능한 아주 간단한 주사위 경매 게임입니다. 근데 속임수카드라고 액션 및 지속능력 카드들이 있는데 이게 골때리는 것들이 많아서 빵터지는 상황들이 많이 나오더라구요. 기대 이상으로 재밌게 했습니다. 속임수카드를 뽑고 음흉하게 웃는걸 보면 '또 무슨 깽판을 치려고'라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ㅋㅋㅋ 제가 한글화하는거 진짜 극도로 귀찮아해서 잘 안하는 편인데 이건 직접 자료까지 만든 겜이라 혹시나 똥겜이면 어쩌나 걱정 많이 했는데 다행이었습니다. 근데 마지막 두 사진에 나온 두 라운드 연속 111, 123 억까땜에 넘 황당했습니다ㅠ
3. 트래지디 루퍼 / 6.0
저는 협력도 안좋아하고 반협력도 안좋아합니다. 그리고 디덕션도 안좋아합니다. 협력에 디덕션을 합치면 트래지디 루퍼가 됩니다. 사실 기대를 안했던 것 치고는 생각보다 액션과정에서 각본가와의 눈치싸움, 심리전 과정이 재밌었고, 특히 소통이 제한되어 있는데 팀원들이 내 의도를 캐치하여 내가 원하는 대로 챡챡챡 합이 맞아들어갈 때 나름의 쾌감이 있어서 괜찮았습니다.
다만, 이 게임 테마가 여러번의 루프를 반복하며 과거로 돌아가서 사건을 막는 느낌인데, 이게 승리가 코앞인 상황에서 패배해서 다시 처음부터 루프를 진행해야될 때 좀 현타가 옵니다. 차라리 그냥 패배하고 끝나는 겜이면 아쉽다 하고 말텐데, 이게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빌드업을 해야된다는게 좀 피로감이 느껴지기도 해서 아쉬웠습니다. 또 팀원들과 합이 맞아들어갈 때는 쾌감이 있었지만 우리 팀이 잘못된 수를 두어 패배하게 되면 스트레스가 오더라구요. 역시 협력은 안맞는 것 같습니다. 이번 게임에서 무조건 가불기로 승리할 수 있는 하나의 수가 있었는데 팀원이 그 수를 못읽고 다른 카드를 배치하여 패배하고 다시 루프를 처음부터 진행하게 되자 너무 현타가 오더라구요. 규칙상으로 루프와 루프 사이를 제외하면 소통을 제한하고 있어서 알파플레이어를 방지하고 있지만(이 룰 없으면 진짜 알파플레이어가 안나올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액션 하나하나가 너무 중요하다보니 한 두번만 팀원의 실수로 꼬여도 스트레스를 받게됩니다. 그런 면에서 저와는 너무 안맞는 게임이었네요
4. 웨더 머신 / 8.9
저는 보드게임을 꽤나 오래했고 많이했지만 아직도 비딸게임은 해본게 co2밖에 없는 상태였습니다. co2는 진짜 개노잼이었어요. 주변에도 비딸 좋아하는 사람이 딱히 없는데다가 겜은 또 드럽게 비싸서 경험해보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는데 드디어 해보게 되었습니다. 근데 기대 이상으로 너무 재밌었습니다. 컴포랑 일러가 확실히 게임 맛을 살려주기도 하구요. 액션들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면서 여기저기 포인트샐러드처럼 점수를 긁어모을 수 있더라구요. 근데 리플레이성이 높을까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긴 합니다. 당장은 재밌어서 더 즐겨보고 싶긴 한데 몇 판 더 하면 금방 질리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5. 우드크래프트 / 8.0
좋은 평이 많아서 꽤나 기대했던 게임인데, 재밌긴 재밌으나 막 엄청엄청 재밌다 요정도 까진 아니었던 것 같네요. 우드크래프트 롤앤라이트를 먼저해보고 이걸 했는데 생각보다 롤앤라이트가 우드크래프트 본판 느낌을 잘 살린 거였더라구요. 그래서인지 뭔가 익숙한 느낌이었습니다. 프라하처럼 액션 수가 적은 편이라서 계획을 잘 세워가며 플레이해야되는 겜인데 결국 점수버는건 미션달성으로 버는거라 이 겜도 리플레이성이 썩 높은 느낌은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