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들 간단한 후기
올해는 더 살 게임도 별로 없겠다 싶었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집에 웬 택배 상자들이 왜? 막? 여기저기? 할인이 더 무서워요 ㄷ ㄷ ㄷ ㄷ 하나하나 정리하고 규칙서 읽으면서 게임 준비도 해보고, 규칙서 따라하면서 플레이 가능한 건 살짝 맛만 보면서 그렇게 지냈네요. 라 그랑하랑 트리케리언은 사진도 없네요. 트리케리언은 정리하고 어쩌다보니 지우개를 산 것도 아닌데 하루가 슥!삭! 라 그랑하는 어찌어찌 규칙서 보면서 살살 진행은 해봤습니다만 카드들 읽고 이리저리 휘리릭 돌리고돌리며 춤 추다보니 게임 못 끝냈는데 하루가 슥!삭!
아이 픽업 = 하루의 끝
그런데 아이가 귀가해도 하루가 끝나지 않는 방법이 있다?
좀비 틴즈. 아이랑 같이하면 되는데?
진짜 별 거 없고, 캐릭터가 있는 칸에서 칸으로 상자를 옮기는 게 전부인 게임입니다. 그런데 내 차례에는 나에게로 혹은 나로부터 옮겨야하기 때문에 내가 있어야 할 칸으로 서순에 맞게 적절하게 이동하는 게임입니다. 중간중간 좀비들도 적당히 처리를 해야하고요. 아이들이 처리 순서를 생각하게 해주는 꽤 괜찮은 게임입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은 처음에 좀비에게 관심을 빼앗기긴 합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캐릭터를 어디로 이동해야하는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일단 첫 몇 판은 매우 간단하게 진행됩니다. 첫 몇 판? 무슨 말씀이냐하면, 언락 요소들이 있습니다.
그것도 꽤 많이요. 일단 처음 두게임 정도 진행하면 1번이 해제되더군요. 아이가 엄마에게 달려가서 "워 저거 엄청 기대된다!" 라더군요. 이 분위기가 끝까지 잘 유지될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느낌상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아컴 미스터리: 광기로 물든 사건집
이 게임은 아내 픽입니다. 규칙이랄 것도 별 거 없어서 시간만 나면 바로 진행이 가능했기에 토요일 밤에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장모님 생신이라 머 이래저래 댕겨왔더니 가족들이 모두 지친 상태. 어쩔까...... 하고 있는데 아이가 영화를 본다길래 일단 진행은 해봤습니다.
시나리오를 시작하면 종료(X) 마커 위치를 알려줍니다. 첫 장소로 이동할 때 1일차 아침 칸에 진행(모래시계) 마커를 놓고요. 장소를 이동할 때마다 진행 마커를 한 칸씩 옮깁니다. 적절한 장소를 잘 찾아다니면서 시간 안에 추리를 완료하는 게임이네요.
주소록 뒤적뒤적.
신문도 뒤적뒤적.
생각보다 지속적으로 어쩌라는? 상태에 빠지는 가운데, 아이가 영화를 끝까지 못 보고 헤롱헤롱 (사실 저희도 좀 비몽사몽) 거리길래 첫 시나리오를 마치지 못하고 아쉽게 접었네요. 이런 것도 자유도가 높다고 해야할까요? 사실 정답이 있는데 훼이크 선택지들이 존재하는 식이라서...... 일단은 뭔가뭔가했다는 정도로 패스합시당.
데스티니즈
3인까지 플레이 가능한 게임이죠. 요거 예전에 한바퀴 돌았는데, 스토리의 일부만 봤더니 나머지 빈 괄호들이 궁금해서 그냥 빠르게빠르게 진행하는 중입니다. 괜찮은 게임인데...... 카드랑 스캔을 빼면 거의 어플에 의지하고 있는 점이, 이거 장점인지 단점인지 아리까리해여. 뭐 재미만 놓고 보면 재미는 있어요.
Zombies!!!
심플, 이라는 표현은 과분하고 사실 좀 부족한 규칙으로 늘어지는 한 판을 즐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작가들이 자기들 게임에 구멍이 있다고 인정한 게임이니까 뭐 말 다했죠. 하지만 후속작들도 있었고, 다양한 하우스룰이 존재하는 컬트적인 맛이 있긴 있어요.
카드들이나 피규어가 분위기는 잘 살리고 있습니다.
게임은 진짜 별 거 없어요. 타일 깔면서 좀비 나오고, 우리는 주사위 굴려서 나온 수만큼 이동하면서 좀비 있으면 주사위를 굴려요. 4-6이 나오면 공격 성공. 좀비와 같은 칸에 있으면 진행을 못하기 때문에 성공할 때까지 주사위를 굴립니다. 한 번 더 굴릴 때마다 체력을 잃고요. 체력을 다 잃으면 출발점으로 돌아갑니다. 탄알 토큰이 있는데 이건 주사위 눈을 사용한 탄알 수만큼 플러스 해줍니다. 그런데 게임 내에 탄알이 좀 부족해요. 그냥 계속 리스폰, 리스폰, 리스폰...... 게임하다가 플레이어가 좀비가 된다는 전설이 있어요.
누군가 좀비 시체를 25개 모으거나, (마지막 타일인) 헬리콥터에 도착하면 게임이 끝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정말 다양한 하우스룰들이 존재합니다.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중인데요, 그 중에 레프트 4 데드 하우스룰이 재밌어 보이더라고요. 요건 둠 보드 게임의 토큰 등 몇가지를 합쳐서 진행하더군요. 사실 뭔 짓을 해봐야 좀비사이드가 이미 있기 때문에 헛수고지만, 뭐 또 거시기한 재미가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하하하하
공룡섬
아 진짜 싸다고 막 사면 안 되는데...... ㅜㅜ
처음 해보는 게임이라서 일단 솔로 모드로 세팅하고 살살 진행해봤습니다.
디엔에이 모으고 바꿔먹고 머 그런 게임이네여. 타일이랑 카드들로 살살 사기도 치고요.
으흠 딱 그런 게임.
아, 이 주사위! 이거 호박 보석 안에 모기 들어있던 그거 따라한 거죠? 갑자기 주라기 공원 영화 쉬리릭 머리에 스치면서 몰입 확 되더라고요. 되게 좋았어요.
피렌체의 제후
이번 행사에 사실상 유일하게 구매 확정이었던 게임입니다. 그만큼 많이 애정하는 게임. 워낙 좋아하는 게임이라서 룰손실이 1도 없기 때문에 솔로 규칙 읽어보고 바로 진행 해봤습니다. 물론 이 게임을 솔플하려고 구매하진 않았지만, 만들어 준 규칙인데 안 해 볼 이유도 없죠.
위와 같은 오토마 카드가 있어요. 경매 단계엔 카드 한 장만 펼쳐서 카드 상단의 경매 우선 순위와 보정치만 확인하여 경매를 진행하고요, 액션 단계엔 카드 두장을 펼쳐서 첫번째 행동과 두번째 행동을 진행합니다. 선은 매라운드 바뀌고요.
경매 부분을 보시면 각 항목 하단에 주사위가 그려져 있고, 주사위 옆에 보정치가 써있는 항목이 있습니다. 항목은 제가 정하고 주사위를 굴려요. 보정치가 있으면 주사위 값에 보정치를 더합니다. 그 값에 100을 곱하면 오토마가 부른 가격이 됩니다. 내가 갖고 싶다면 그보다 100플로린을 더 내면 됩니다. 싫다면 다른 항목을 다시 정하고요. 만약 주사위 값이 1이나 2가 나오면 무조건 내가 사야합니다. 마지막까지 무사히(?) 진행되면 그 항목은 200플로린에 가질 수 있어요. 주사위 1,2가 나오면 강제로 구매해야 해서 묘하게 쫄깃만 맛이 나더라고요. 주사위 사용의 좋은 예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구판과 비교하면 디자인은 구판쪽이 더 취향이긴 합니다. 하지만 구판의 가독성이 너무 나빴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보면 신판이 훨씬 좋다고 생각해요. 종이나 기타 컴포들이 고급지진 않습니다만 가격을 생각했을 때, 저는 상당히 만족해요. 이 가격으로 계속 게임들을 살 수 있다면 다른 게임들도 이 정도 퀄리티로 만들면 좋겠어요.
그럼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모두들 즐겜여!
p.s)
꾸준히 하는 중!
요즘 머리 속에서 여당/야당이 싸우는 중입니다.
풀셋을 모으느냐? 적당히 끝내느냐?
본판이랑 델로어의 40일이랑 티러니 어쩌고 정도만 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보는데?
이미 언더토우가 있는데 40웨이브니 뭐니 없이 이것만 덜렁 있는 게 좀 그렇지 않냐?
그럼 차라리 언더토우도 없애라!
근데 그러면 스탠자가 없어져서 아쉬운데?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라 언더 토우 없다고 죽을 정도냐?
아... 죽진 않지. 그래서 그럴까? 했는데,
어떻게 사람이 하루 종일 가슴에 손을 얹고 있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