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겜 - 7회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찾아온 숨진겜 입니다.
저희가 분기별로 '세나겜' 모임을 빠짐없이 하고 있는데
후기 담당인 모 님이 게을러서 18회 후기가 아직도 안 올라 왔습니다.
저도 그 모 님에게 전염되어 4월 초에 진행한 모임 후기를 이제야 올리는지라, 할 말은 딱히 없습니다만
혹시나 숨진겜 후기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을 위해 모임 취지를 말씀드리면,
사실 재미없는 세나겜 모임만 하다 보니 너무 힘들어서 이것저것 궁리 하다가
너무 유명한 게임들은 각자의 지근거리 모임에서 할 기회가 많으므로, 우리는 유명한 게임 말고 숨겨진 진주를 찾아보자 라는 취지로
숨진겜 이라고 명명하고, 간간히 진행해 왔습니다.
사실 숨진겜 말고도 저희가 기획만 진행했던 모임으로는
> 아트겜 (아메리트래쉬)
> 대충겜 (대박 충만한 게임)
등이 있습니다만, 실천에 옮기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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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겜 - 7회 (2023.04.08, 토요일)
시흥시 은행동에 위치한 큐큐보드게임에서 지난 4월 8일에 진행하였습니다.
모임 참석자들 중 1명은 동탄, 1명은 수원, 1명은 대림, 1명은 군포, 유령회원 1명은 사당에서 서식 중으로,
그 누구 하나 꿀을 빨 수 없다는 생각에 모임 장소를 시흥으로 정했...던 건 아니고,
모임 장소가 여의치 않아서 보드라이프에 장소를 구한다고 글을 올렸는데 사장님께서 친히 연락을 주셨고,
그 때 이어진 인연으로 지금까지 세나겜과 숨진겜 (그리고 비밀리에 진행되는 '잼난겜' 까지) 모임을 큐큐에서 진행 중입니다.
1. 전염병 주식회사 (Plague Inc.) - 3인플
쿠웨이트박 님께서 늦으신다고 하셔서, 3인이 간단히 할 만한 게임을 고민 하다가,
큐큐의 서가에 꽂혀 있는 '전염병 주식회사'를 발견하고, 바로 이거다 싶어서 즉석에서 설명하고 진행을 했습니다.
저희 모임 역사상 큐큐보드게임에 비치된 게임을 꺼내서 하긴 거의 처음인 것 같습니다.
사실 출시된 지는 꽤나 오래된 게임입니다만, (2017년 발매)
동명의 모바일 게임과 유사한 정도의 수준 높은 게임성을 지녔으면서도,
모바일/PC 게임의 컨버팅 작들은 대부분 별로라는 선입견 때문인지, 많은 분들이 플레이하지는 않는 게임으로 보입니다.
플레이어들이 박테리아가 되서 세계를 멸망시키는 것에 기여를 해야 하고,
얼마나 기여를 했는가에 대해 점수화하여 승부를 가르는 게임으로,
세계 각곳에 대한 영향력이 결국 DNA point의 수입으로 이어지고,
DNA point를 이용하여 진화를 해서 더 많은 영향력을 떨치도록 하는 전형적인 영향력 게임입니다.
각자의 턴은 수입 단계 - 국가 단계 - 진화 단계 - 감염 단계 - 멸망 단계의 5가지 단계로 나뉘어 있고, 순서대로 진행하면 되는데
수입 단계에서는 각자가 퍼트려놓은 박테리아의 영향력을 체크하여, 자신이 control하고 있는 국가의 수만큼 DNA point를 획득하고,
국가 단계에서는 국가를 건설함으로써 플레이어들이 질병을 퍼뜨릴 수 있는 장소(도시)를 만듭니다.
(이 부분이 모바일 게임과 다소 차이가 나는 부분인데, 전략 게임으로 변모하기 위한 장치라고 보입니다.)
진화 단계에서는 각자의 DNA point를 사용하여 여러 가지 특성 (예를 들면 더위/추위 저항, 감염도, 치명도 등) 을 갖게끔 하여
자신의 질병의 상황 대처 능력들을 키우게 됩니다.
감염 단계에서는 질병을 본격적으로 퍼뜨리게 되며, 때로는 비행기나 배를 매개체로 질병을 다른 대륙에도 퍼뜨릴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멸망 단계에서는, 자신이 control하고 있는 국가의 모든 도시가 질병에 감염되어 있다면 해당 국가를 멸망시킬 수 있습니다.
이 때 멸망 체크를 주사위를 굴려서 하게 되고, 자신의 치명도가 영향을 줍니다.
멸망한 국가에 자신의 질병이 하나라도 기여를 하고 있었다면, 이벤트 카드를 얻게 되는데, 이벤트 카드가 상당히 강력합니다.
이렇게 진행하다가 국가 더미가 다 떨어지면 게임 종료 조건이 발동되고,
그 상태에서 더 이상 할게 없는 경우 (정확한 워딩은 아니지만, 아무튼 대충 이런 취지입니다.) sudden death로 게임이 끝나게 됩니다.
게임은 무난하게 실버탐 님이 승리하셨습니다.
중반 이후에 혼자 신대륙(?) 건너간 콜럼버스처럼, 혈혈 단기로 대륙을 통째로 멸망시킨 아프리카의 재앙 이랄까.
한편 물천사 님의 질병이 어찌 보면 가장 무서웠지만, 감기 수준에 그치는 치명도로는 게임을 이길 수 없습니다. 꼬우면 주사위를 잘 굴리시던가.
물천사 - 8.1
실버탐 - 8.0
키니 - 7.0
2. 핀도르프 (Findorff) - 4인플
플레이어 A: "가XX트 님은 이 게임 라이센스 안 따 옵니까?"
플레이어 B: 안 팔릴 거 같은데요?
플레이어 C: 아니, 504도 들여 왔는데...
쿠웨이트박 님까지 가세하여 4인플로 돌린 게임은, 사실 기대 많이 했던 핀도르프입니다.
프리제의 고향인 핀도르프 (브레멘 내의 지역 이름) 라는 동네에 관련된 테마로,
위르겐 크리스티안 핀도르프 라는 사람의 이름을 따서 만든...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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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 마셨습니다... 게임이 잘 안되도 좋습니다... 하지만 핀도르프 하나만 기억해주세요. 진심을 다해 전합니다. 게임이 별로 일수있습니다 밤낮으로 고민하고 제작했습니다 ...최선을 다했고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저의 진심이 느껴지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프리드만 프리제 님의 인스타그램 |
게임은 변형된 론델 방식으로,
개인판의 액션 4가지 중 하나를 골라서 하게 되는데, 액션 마커는 제자리 혹은 아래로 내려서 다음 액션을 골라야 합니다.
그런데 만약 현 위치보다 위쪽의 액션을 하게 되면 한 바퀴 돈 것으로 처리 해야 하며, 한 바퀴 돌 때 처리해야 하는 이벤트들이 발생합니다.
액션은 개인판 순서대로 구매→고용→생산→판매 의 4가지가 있으며,
구매는 각종 인프라 구매 및 구매, 고용은 일꾼 고용, 생산은 고용된 일꾼과 구매한 인프라(공장)를 활용하여 물건 생산, 판매는 물건 팔아 돈 벌기 입니다.
구매 단계에서는 건물을 구매할 수 있고, 건물이 주된 점수 포인트입니다.
그리고 건물들은 각기 능력이 있어서, 어떤 건물을 사는지가 나름 게임의 진행을 바꾸게 됩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한바퀴 돌게되면 관료 단계(?) 라는게 발생하는데,
이 때 도시의 프로젝트가 수행됩니다. 각자의 주택 수만큼 토탄을 때 주고 시세가 바뀌며, 노반 건설을 합니다.
그리고 왜인지 모르지만 고용한 일꾼이 한 명 죽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 판의 경제 게임이라고 느껴지기는 하지만 뭔가 서로 연계되지 않고 따로 노는 게임 구성에,
뭔가 감정 이입되지 않는 프리제 고향 테마 및 고향의 위인 테마라니. 세나겜 나가도 우승 못 합니다.
우유와 콜라에 계란을 얹어서 밥을 비벼 먹는 느낌이라고 생각됩니다.
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게임은 쿠웨이트박님이 이겼습니다.
물천사 - 6.0
쿠웨이트박 - 6.2
실버탐 - 7.0
키니 - 5.5
3. 모너스테리움 (Monasterium) - 4인플
dlp games는 나름 좋은 게임들을 많이 출판 했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비운의 게임들도 많고요,
그런데 국내에서 정점을 찍은건 역시 ALG에서 들여온 마-발 콤비 (마니토바, 발파라이소) 가 아닐까 합니다.
그들 역시 나름대로 할만한 게임들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무너진 수요와 공급 체계는 게임도 가치 없는 똥게임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십수년 전 무료로 뿌린 라(Ra)와 레이스 포 더 갤럭시(Race for the Galaxy)는 한동안 그 두 게임을
마니토바/발파라이소 보다 일반적으로 더 훌륭한 게임이라고 인정받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마니토바는 세나겜에서 다룬 적이 있으니, 우측 링크의 후기를 참고 하시기 바라겠구요. →→→→→ (링크)
모너스테리움은 COVID-19 기간동안 발매되서 그런지 잘 알려지지 않은 dlp games의 또 다른 작품입니다.
플레이어들은 견습 수도사를 교육 시켜 수도원으로 배치해 주는 역할을 수행하며, 게임판의 다섯 군데의 수도원에 얼마나 잘 배치했느냐가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게임은 3년에 걸쳐서, 매 년 4라운드씩 총 12라운드 (4인 기준) 수행하게 되고요,
각 라운드는 주사위 배치단계 → 주사위 선택 및 액션 단계 의 두 단계로 나뉩니다.
주사위 선택 및 액션은 자체로는 크게 특이한 점은 없지만,
(그랜드 오스트리아 호텔의 주사위 선택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액션 수를 결정하는 메커니즘은 좀 다르지만)
해당하는 주사위 풀을 한번에 굴려서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주사위 배치 단계를 통해서 결정된다는 점이 다릅니다.
그리고 주사위를 가져가는 규칙이 선부터 가져가게 되는데, 해당 라운드의 선이 매우 유리한 구조입니다.
즉, 자신이 선턴 혹은 2턴 정도일 때의 전략과, 자신이 뒷턴에 가까울 때의 전략이 완전 차이가 나는 구조입니다.
주사위 배치 단계는 선 플레이어부터 자신에게 남은 주사위를 모두 굴려서,
한 가지 눈금의 주사위를 배치합니다.
각 라운드별로 재굴림은 한번씩 할 수 있습니다.
주사위 선택 및 액션 단계에서는 선부터 주사위를 가져가서 사용하는데,
조커인 6 주사위는 최대 1개만을, 나머지는 최대 3개까지 가져와서 쓸 수 있습니다.
주사위는 플레이어 색깔 주사위가 있고 중립 주사위 (흰색) 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4인 기준으로 자신의 플레이어 색깔 주사위 1개와 중립 주사위 2개로 플레이하게 되며,
플레이어 색깔 주사위는 다른 플레이어는 사용할 수 없으며,
특이 사항으로는 내가 선택한 주사위 풀에 자기 색깔 주사위가 있으면 그 주사위를 제일 먼저 골라야 한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액션은 처음에는 선택의 폭이 적지만 (주사위 눈금별 1개씩)
수도사를 배치하면 선택 가능한 액션 폭이 늘어나게 되어, 일종의 액션 빌드 하는 맛이 있는 게임입니다.
4인이 하니 다소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대체적으로 만족했습니다. 실버탐님 승리
물천사 - 9.2
쿠웨이트박 - 8.8
실버탐 - 9.0
키니 - 7.5
4. 프랜차이즈 (Franchise) - 4인플
마지막 게임은 퀸 게임즈에서 출시된 프랜차이즈 입니다.
미국에서 프랜차이즈를 키워 수익을 벌고, 지역 영향력을 강화하여 점수를 먹는 게임으로,
어찌 보면 전형적인 영향력 게임이지만, network를 잘 선택해서 최소한의 비용을 투자해서 최대한의 이득을 끌어내야 한다는 점이
같은 지역 내에서 여러 사람이 프랜차이즈 점포를 내면 각 점포별 이득은 떨어지게 마련이고,
그 수익을 모아서 또 다른 지역에 점포를 내는 등
(내가 같은 지역에 여러 개의 점포를 내면 수입이 감소하는 다소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프랜차이즈 라는 테마를 잘 살려낸 게임입니다.
특정 지역에 프랜차이즈가 가득 차게 되면, 점수 계산을 하게 됩니다.
이 때 점수 계산을 유발한 플레이어에게 약간의 보너스 점수가 있고,
이러한 장치는 게임을 늘어지지 않게 만드는 좋은 장치라고 봅니다.
간단한 게임인데 나름의 테마를 잘 살리고, 추천할 만한 게임입니다.
다만 퀴니 1번을 포함해서, BOOM 마커를 이용하여 수익을 늘리는 모듈을 사용하였는데,
저는 개인적으로는 BOOM 마커가 좀 게임성을 오히려 떨어뜨린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수입이 부족한 상태에서, BOOM 마커를 잘 쓰는 사람이 크게 이득을 취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고,
네트웍들이 다소 복잡하고 비대칭인 데다가 BOOM 마커가 마을을 건너뛰어서 이동하다보니,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을 다 파악하고 견제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물천사 - 8.8
쿠웨이트박 - 8.0
실버탐 - 8.0
키니 -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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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은 모너스테리움이 차지했습니다.
공정한 평가를 위하여, 게임 주인의 평점을 제외한 나머지 플레이어들의 평점 평균으로 승부를 가렸습니다.
세나겜 과는 달리, 우승이 불명예는 아닙니다.
모너스테리움은 '좋은 게임의 전당'에 기록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숨진겜 명예의 전당
본인의 게임을 제외하고 평균 평점이 가장 높은 게임을 표기합니다.
1회 - Time of Soccer (타임 오브 사커)
2회 - Clinic (클리닉)
3회 - Carthago: Merchants & Guilds (카르타고: 상인과 길드)
4회 - Extrablatt (엑스트라블랏)
5회 - Battle for Rokugan (로쿠간 전투)
6회 - The Grand Trunk Journey (그랜드 트렁크 저니)
7회 - Monasterium (모너스테리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