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rtù 후기입니다.
안녕하세요.
Virtù 를 플레이 해보고 후기를 씁니다.
Virtù가 뭔가 싶어서 좀 찾아봤는데, 게임의 배경이 이탈리아다보니 이태리어 사전에서 찾아보면
덕...이라는 뜻인가본데 게임의 내용과는 선뜻 와닿지 않네요.
게임에는 가톨릭에 대한 신앙이 중요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하기 때문에 2번 뜻이 가장 맞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좀 더 검색을 해봤더니
마키아벨리가 쓴 '군주론'이라는 책에서 나온 모양입니다.
마키아벨리도 이 책에서 Virtù 라는 단어를 군주가 정치 능력을 획득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군주의 자질과 특성을 나타내는데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Virtù는 군주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데, 어떤 군주에게는 강력한 군사력이 될 수도 있고, 어떤 군주에게는 부를 축적하는 능력이 될 수도 있고, 어떤 군주는 음모와 책략을 통해 자신의 정치기반을 쌓아올렸을 수도 있겠죠.
이 부분이 이 게임의 내용과 아주 잘 맞아 떨어집니다.
실제로 게임 내에도 마키아벨리가 쓴 '군주론(The prince)'이라는 책이 등장하기 때문에 테마는 이쪽이 확실시 되는 느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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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플 시의 세팅 모습입니다.
메인 보드는 게임의 웨이트나 요즘 나오는 게임들에 비해서는 작은 편입니다.
게임의 배경은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로, 당시 각지를 기반으로 한 5대 주요 세력 중 하나를 컨트롤 하여 가문의 세력을 불려나가는 게임입니다.
각 가문마다 비대칭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판의 경우 기본적으로 론델 방식을 취하고 있으나, 액션칸을 추후 다른 액션카드로 덮어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게끔 되어있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초기에 주어지는 가문 전용카드 3장을 보면 '아 이 가문은 이러이러한 쪽에 뛰어나구나'를 느낄 수 있어 초반 운영방침을 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꼭 그대로 따라가야할 필요는 없는 것이..
어제 같은 경우도, 평화적인 합병과 문화예술 후원에 힘을 쏟아야 마땅할 가문이 군사력을 키우더니 주변 도시를 마구 침략하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후천적인 노력으로 얼마든지 운영 방향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 주어지는 가문전용 카드가 절대적으로 테크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라 자유도도 높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게임은 라운드 수가 정해져 있지 않고, 게임종료 트리거가 발동되면 종료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한 라운드의 흐름은
1. 봄 단계(각자 돌아가며 1액션씩 수행)
2. 봄 종료단계(전투 처리, 턴오더 재조정)
3. 겨울 단계(카드 재배치, 구입 단계)
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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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단계 때는 자신의 액션 마커를 시계 방향으로 1~2칸 움직이고, 도착한 곳에 적힌 액션을 수행하면 됩니다.
만약 2칸보다 더 전진하고 싶다면 2원을 내면 한칸을 더 전진할 수 있습니다. 또 2원을 더 내면 또 한칸 더 전진가능합니다.
이 부분은 여타 론델과 같은 부분이죠.
이 게임의 특징은 이 액션 휠을 구성하고 있는 액션들을 내 입맛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그래서 플레이 해본 후의 느낌은 론델이 갖는 특성은 매우 약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론델의 골자는 '니가 똑같은 액션을 자주 반복하는 것을 제한하겠다'라는 것인데, 이 게임은 같은 액션을 쉽게 반복 가능하게 되어있습니다.(물론 밑작업은 좀 필요합니다만)
액션의 종류는 6가지로, 정부, 후원, 합병, 군대 이동, 책략, 무역 이렇게 6가지가 있습니다.
각 액션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는데, 책략 액션이 좀 독특하기 때문에 얘만 소개하겠습니다.
각 플레이어들은 시작할 때 책략 마커 2~3개를 받고 시작하는데, 얘들은 쉽게 얘기하면 스파이 같은 겁니다.
Scheme 액션을 통해 스파이를 파견할 수 있습니다.
인접 도시에 보내게 되면 그 도시를 침략할 때 걔가 성문을 열어줘서 좀 더 쉽게 침략이 가능할 수도 있고, 혹은 평화적으로 합병 시에도 걔가 쌰바쌰바를 잘 해서 필요한 영향력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또 상대방의 동맹 보너스를 못 받게 방해할 수도 있구요,
가장 결정적으로 상대방의 액션판에 보내서 그 액션을 못하게 막는 것도 가능합니다 ㅋㅋㅋㅋㅋ(어제도 옆사람이 이거에 엄청 빡쳐 했는데, 저도 똑같이 당했습니다)
다음은 카드 재배치에 대한 설명입니다.
개인판 안에 있는 5개의 슬롯은 액션 칸입니다. 이 칸을 다른 카드로 덮으면 그 칸에 도착했을 때 그 카드에 그려진 액션을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개인판 바깥쪽에 걸쳐진 카드는 뒤집어서 카드 하단부에 있는 보너스를 받을 수 있는 용도로 사용가능합니다.
그런데 이게 왼쪽에 배치되냐 오른쪽에 배치되냐에 따라서도 영향이 있기 때문에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합니다.
액션마커가 돌다보면 카드 뒤집는 아이콘을 지날 때가 있는데, 그때 해당 방면의 소진된(뒤집힌) 카드들이 모두 회복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카드 재배치 시에는 반드시 빈방을 거쳐야만 왔다갔다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액션 칸에서 다른 액션칸으로 바로 이동시키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지런히 이리저리 움직이게 되지요.
구입 단계 때는 이것저것 구입할 수 있는데, 카드나 타일 뿐만 아니라 병사를 구입할 수도 있고, 동맹 결성도 가능합니다.
여기서 얘기하는 동맹이란 플레이어간의 동맹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탈리아 바깥의 외부세력과(프랑스, 오토만 등) 의 동맹을 얘기하는 것으로, 쉽게 얘기하면 그냥 강력한 보너스 수치 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이날의 최종 스코어는 13:10:9
점수가 크게 나는 스타일의 게임은 아니라 1점 1점이 소중합니다.
1점차 승부나 동점도 종종 발생할 것 같네요.
상대방 영토를 직접 침공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아예 상대방의 액션칸을 막아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인터액션은 상당히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죽하면 룰북에 권장사항으로
'비숙련자간의 게임에서는 개인판에 존재할 수 있는 상대방의 책략 마커는 1개로 제한한다'
라는 룰이 있을 정도니까요.
숙련자간의 플레이를 상상해봤을 때, 작정하고 달려들면 잘나가는 사람의 액션칸 5개를 모두 봉쇄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겠나..싶습니다.
반 동탁 연맹이 생각나는군요.
그래서 유리멘탈은 플레이하면 안 될 게임입니다.
내가 좀 견제받더라도, '그래 원래 그렇게 하는 게임이니까 허허허' 하고 넘겨버릴 수 있는 마음 가짐으로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첫플 후 개인 평점은 9/10 입니다.
대체적으로 다 괜찮은데, 아무래도 비대칭에서 오는 밸런스 문제가 숙련자간의 플레이에서는 발생할 수도 있겠다 싶어서 10점을 주지는 못하겠습니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