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으로 해 본 디펜스 보드게임 후기
지난번 에엔 관련 문의로 에엔 앱을 해볼까 하고 검색해 보았는데, 제 폰으로는 에엔이 호환이 안된다는 군요 ㅠㅠ(LG폰 이제는 바꿀 때가 되었나...)
하지만 그 외 구할 수 있는 앱들이 많이 있어, 제가 사려고 벼르던 정령섬과 첨 보는 디펜스 보드게임 제노시프트를 플레이 해 볼 수 있었습니다. 둘 다 디펜스 보드게임이니만큼 한 번 비교후기를 남겨볼까 하네요.
제노시프트
긱에서 볼 때 웨이트가 낮은 녀석인만큼 정령섬 전에 이 게임을 먼저 해 보았습니다. 게임의 테마는 우주를 개척하는 회사의 부서 중 하나를 맡아 행성에서 몰려오는 외계인들의 습격을 용병과 첨단장비들로 막아내는? 뭐 그런 내용인 것 같습니다. 기본적인 시스템은 덱빌딩이고요.
부서는 약간의 비대칭 능력을 주지만, 그 외 카드 등은 공용인 것 같군요. 총 9번의 라운드를 막아내면 승리하며, 3개의 라운드가 1개의 웨이브를 구성합니다. 웨이브가 오르면 적도 세지지지만 우리도 더 강한 용병을 고용할 수 있죠. 각 웨이브마다 보스 카드도 1장(3인플 이상은 2장이라는 것 같지만, 앱으로 제가 3인플 할 일이 없으니 패스) 있습니다.
디펜스는 최대 4유닛이 순서대로 줄을 선 다음, 맨 앞 유닛끼리 싸우고 유닛이 죽으면 다음 유닛이 와서 싸우는 방식입니다.(물론 적의 특수능력 등으로 순서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만...) 적을 모두 처치하면 남은 유닛들은 다음 라운드까지 이어지지만, 아군이 전멸하고 적이 남았다면, 적들은 아군 기지를 공격하고 사라집니다. 그리고 아군 기지의 체력이 0이 되면 게임 오버입니다.
또한 전투 사이사이 아이템이나 유닛 특수능력을 사용해 보조가 가능하고, 룰을 보면 이 보조를 다른 플레이어가 해 줄 수도 있어서 협력게임의 인터렉션도 갖추고 있습니다.
게임의 장점으로는 Sf 분위기를 잘 살린 일러스트(외계인들은 약간 고어?하게 표현된 일러도 있으니 그런거 싫어하는 사람에겐 단점일 수도...)와 적당하게 어려운 난이도로 도전할 만한 디펜스 게임이라는 점이 있겠네요. SF를 좋아하시거나 디펜스 게임을 좋아하신다면 해볼만 할 것 같습니다. 단점으로는, 카드 종류가 너무 적다는 점이 있네요. 쓸 수 있는 용병의 종류가 3시대 합쳐 8종류, 장비 및 아이템이 9종류(한 게임에 9종류가 사용 가능하고 전체로는 더 있다던거 같던데 정확히 몇종류인지는 모르겠습니다 - 확인해보니 24종이군요)가 전부입니다. 물론 확장없는 본판 플레이 기준이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적어보이는군요. 아마 적 외계인들도 보스 포함해 1시대 당 4종류 정도가 한계일 것 같습니다.(이건 확인해보니 보스 6종 포함 33종입니다. 생각보다 많았네요 ㅎㅎ) 그래도 기본 시스템과 테마는 개인적으로 맘에 들기에, 확장 포함해서 한글판이 나오면 몇 안되는 SF협력디펜스 게임으로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령섬
뭐 많은 분들이 익히 잘 아시는 게임일테니 기본적인 설명은 필요없겠죠. 앱으로 처음 해 본 소감은 '...이거 깰 수는 있나?'였습니다. 앞에 했던 제노시프트는 그래도 첫판에 8라운드는 가서 잘하면 깰 수 있겠다 뭐 이런 느낌은 줬었는데, 이후 했던 정령섬은 걍 속된말로 발렸습니다.ㅠㅠ
사용하는 카드 종류도 제노시프트에 비해 훨씬 다양하고 1렬 줄세우기 식 전투인 제노시프트에 비해 지역 관리도 복잡하고, 무엇보다 '바퀴벌레같은 인간'이라던데 아니던데요? 바퀴벌레는 제 눈 앞에서 세포분열을 하지 않습니다...
결국 GG치고 '내가 과연 이것을 사서 제대로 플레이할 수 있을까?'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정령섬이 재판되기 전까지 열심히 앱으로 그 답을 찾아봐야겠네요.(두번째 해보니 이제 좀 감이 잡히네요 ㅎㅎ 왜 전략게임, 브레인 버닝이라고 하는지 알겠습니다. 한판한판 고민하며 진행하는 맛이 있군요.)
두 앱 다 영어의 압박이 심하지만 튜토리얼을 잘 제공해줘서 플레이엔 크게 지장은 없었습니다.(물론 카드의 능력을 해석하기 위한 약간의 영어는 감수해야 합니다만...) 그래도 한글판이 있다면 좋겠네요. 혹 다른 디펜스 보드게임이 있다면 추천해주시기 바라며 짧은 후기는 마치겠습니다. 다들 즐거운 보겜생활되시길~
